긴 방학이 시작되면 직장맘들의 마음은 편치 않다. 온 종일 혼자 집에 있는 아이들 식사 때문이다. 엄마는 일하러 이른 아침 출근 하지만 아이들은 집에서 대충 끼니를 때우기 일수다. 엄마가 출근해도 따뜻한 밥을 먹이고 생활지도를 돕는 방법은 없을까. LH공사가 관리소와 손잡고 엄마손밥상 프로젝트를 열고 있다.
따뜻한 점심 엄마가 차려준 것 같아
LH공사와 시민단체인 주거복지연대는 방학 중에 아이들 점심문제를 해결하고 아파트 단지 내 공동체문화를 만들기 위해 6년 전부터 엄마손밥상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지금까지 수원 매탄 6단지를 시작으로 전국적으로 75개 단지에서 엄마손밥상을 차리고 있다. 부천지역 엄마손밥상은 상동 하얀마을3단지(2호점)와 부천여월2단지(31호점) 아파트에서 차려지고 있다. 아파트단지 내 엄마손밥상에서는 아이들에게 점심을 차려주는 것은 물론, 오후에는 특별 프로그램까지 운영중이다.
부천여월2단지 부녀회 한인수 부회장은 “지난 여름방학에 호응이 좋아 올 겨울방학에는 50명이 넘는 아이들이 나와 점심을 먹고 있다. 이아들은 혼자 밥을 차려먹기 힘들거나 혼자 집에 있기를 무서워하는 초등 저학년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한문공부, 동화구연, 한지공예로 재미 붙여
상동 하얀마을3단지에도 올 겨울 엄마손밥상을 차렸다. 아이들은 점심시간에 나와 따끈한 식사를 하며 담소를 나눈다. 밥상을 물린 아이들은 관리소 빈공간인 회의실로 모인다. 종이접기와 한지공예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여월2단지아파트 아이들도 식사 후 프로그램 참여에 호응이 좋은 편이다. 아이들은 주민 자원봉사 강사들의 도움으로 붓글씨와 한문을 배운다. 구수한 옛날이야기와 낱말풀이 등이 곁들인 동네 어른들의 강의가 지루하지 않아 좋다.
하얀마을3단지 유난희 관리소장은 “엄마손밥상의 원래 목적은 개별 독립세대 단위의 단절된 아파트 생활에 공동체 문화를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점심식사를 매개로 주민들이 모여 단지내 문제를 얘기하고 공감을 넓혀가고 있다”고 말했다.
아파트 공동체문화와 주거복지 대안 찾기
‘출근하면 애들 밥상은 누가 차리나’란 걱정에서 시작한 ‘엄마손밥상’ 프로젝트는 시행을 거듭할수록 지역 주민들에게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 방학기간에 엄마가 차린 것처럼 따뜻한 밥상을 아이들에게 제공하는 것 외에도 여가시간 관리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물론 단지 내 엄마손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데는 어려움도 뒤따른다. 우선 건설업체의 사회공헌자금에 의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자금 여력에 따라 밥상을 차리는 아파트 단지의 수는 한정될 수밖에 없다.
주거복지연대 강혜경 총무는 “자금지원 외에도 단지 내 공간을 따로 마련하고 진행 인력을 모으는 일도 쉽지 않다. 또 현재 식사제공과 케어 수준에서 교육적 내용도 더 필요하다. 주민 요구도가 높은 학습지도와 각종 활동을 맡을 지역의 전문가 그룹 참여도 엄마손밥상의 메뉴를 더 넓히는 과제로 남는다”고 말했다.
Tip ‘엄마손밥상’ 우리 아파트에도 가능할까
-대상은 주거밀집 지역으로 LH공사를 비롯해 일반 아파트도 가능하다.
-진행할 주체가 있어야 한다. 아파트 공동체 문화에 뜻을 같이한 관리사무소, 지역주민, 해당 건축회사, 지역봉사단체 등이 모여 협의체를 만들고 내용을 상의한다.
-프로그램은 주거복지연대(02-816-1680)로부터 받을 수 있다. 이곳에서는 전국의 ‘엄마손밥상’ 사례와 프로그램들을 지원한다.
-엄마손밥상은 식사와 캐어 중심인 반면, 엄마손책상은 여기에 공부방이 추가된 형태로
학습을 꾸준히 지도할 인력이 있어야 가능하다.
-엄마손 프로젝트는 조리사 외에도 단지주민 중 전현직 간호사나 영양사, 교사, 상담사 등의 참여도에 따라 더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을 할 수 있다.
김정미 리포터 jacall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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