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년, 새해에 만난 사람들

“2012년엔 신명나게 살맛나는 세상이 됐으면...”

지역내일 2012-01-09

어제와 똑같은 오늘이지만, 새해에는 늘 희망 하나 가슴에 품게 됩니다. 새 날, 새 아침, 새 희망...왠지 모든 일이 잘 풀릴 것 같은 기분 좋은 단어들입니다. 새해를 맞는 우리 이웃들은 어떤 생각을, 또 어떤 다짐들을 했을까요? 그들의 이야기 살짝 들어봤습니다.
김지혜, 이상희, 정희경 리포터


파주 금촌동 대한생명 고객 상담실 함정숙씨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겠습니다!”
 


“상담실로 들어오는 고객의 발걸음 소리만 들어도 고객의 마음을 알 수 있어요.”
파주 금촌동 대한생명 고객 상담실에서 일하는 함정숙 상담원. 그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대한생명 고객 상담실에 입사해 올해로 22년째 일하고 있다. “고객과 울고 웃으며 지내다보니 22년이 흘렀다”며 “고객들 덕분에 내가 가진 것의 소중함과 감사함을 배우게 된다”며 수줍게 웃는다. “상담원으로 일하다 보면 기쁜 일보다는 슬픈 일로 만나는 인연이 더 많아요. 부인의 수술비 청구 업무로 만난 노부부였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할아버지만 뵐 수 있었지요. 그때 가족이 모두 건강하고 함께 있다는 것이 새삼 고맙게 느껴졌어요. 고객들의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듣고 상담을 하다보면 배우는 것이 참 많아요. 그래서 고객은 제게 늘 고마운 스승이랍니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진심을 다하는 그의 상담은 고객의 마음에도 그대로 전해졌다. 얼마 전 한 고객은 그의 배려와 정성에 감동해 상담실 임직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이미 수차례 친절우수사원으로 선정된 바 있는 함정숙씨는 “고객의 기쁜 일과 슬픈 일을 함께 나누고, 고객이 같은 업무로 재방문 하는 일은 최대한 줄인다”는 마음으로 일한다고. 상담이 끝난 후 “고객이 환하게 웃고 돌아갈 때 22년간 해온 일에 보람을 느낀다”는 함정숙 씨. 그의 새해다짐은 여느 해와 똑같다. “새해에도 고객들로부터 배운 감사함을 어려운 이웃들과 나누고 싶어요.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고객님!”


알뜰시장에서 만두 장사 10년째인 황순자 씨
“경기가 풀려서 우리 상인들이 신바람 나게 일했으면...”


황순자 씨는 마두동 백마마을 3단지 금요 알뜰시장에서 만두와 도넛을 만들어 판다. 10년째 한결같이 열리는 황 씨의 점포는 동네 엄마들 사이에서 소문난 맛집이다. 도넛이 유난히 쫀득쫀득해서 중독성이 있단다. 황씨에게 맛의 비결을 묻자 “영업 비밀!”이라며 손사래를 친다. 30년 지기 친구와 같이 일하고 있는 황 씨는 지금까지 치킨, 감자탕 등 안 해 본 장사가 없다고 한다. 한참 잘 나갈 때는 종로에 제과점을 두 개나 운영했었다. 하지만 IMF로 문을 닫게 됐고, 일산으로 이사를 왔다. 그 때 지금의 친구도 따라왔다.
“재료는 모두 1등급을 쓰지. 만두소는 날것일 때 세 번을 나누어서 간을 봐.” 매일 새벽 세 시에 일어나 그날 쓸 반죽을 치댄다. 재료 준비를 끝내면 다섯 시 반. 아침밥 먹고 시장에 나설 채비를 한다. 일이 힘들 때도 있지만, 이렇게 해서 아들 딸 남매 키우고 공부시켰다.
“유치원 다닐 때 즐겨 먹던 아이들이 맛을 잊지 못하고 찾아오기도 해. 훌쩍 커서 나타나면 얼마나 반가운지! 매주 단골로 오던 연세 있는 어르신이 보이지 않는 날엔 무슨 일이 생겼나 걱정되고 궁금하지.” 새해 소망을 묻자, 앞으로 경기가 풀려서 알뜰시장 상인들이 모두 신명나게 일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푸근하게 웃는다.




유비아 무용학원 안효선 원장
고양시 어린이 발레단을 목표로 “즐겁게 비상하는 아이들”


“즐거울 유, 날 비, 아이 아. 한자어로 ‘즐겁게 비상하는 아이들’ 이라는 뜻이에요. 만4세 아이들부터 쉽고 즐겁게 배울 수 있도록 가르치고 있어요. 취미로 배우는 어린이들도 정확한 방법으로 배워 정서적, 신체적으로 조화롭게 발달 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행신동에 위치한 유비아 무용학원을 운영하고 있는 안효선 원장은 세계적인 발레 교육의 명문인 영국 RAD (Royal Academy of Dance) 과정을 이수한 실력파. 발레리나로 활동할 수도 있었지만 유아발레 교육학원을 운영하게 된 동기는 “유아기의 발레교육이 아이들의 음악적 감각 및 표현력도 함께 기를 수 있고, 정서적 안정에도 좋은 교육”이라는 소신 때문이다. “골격이 형성되는 시기에 발레를 시작하면 아이의 안짱다리나 O자형 다리, 척추 교정 등 자세 교정에도 도움이 되고, 일찍 시작 할수록 자세를 바로잡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성격도 적극적으로 변화될 수 있다”고 한다. “처음에 잘못 배우면 나중에 고치기 더 힘들기 때문에, 어릴수록 제대로 잘 가르쳐야 한다”는 안 원장은 수업하는 내내 아이들에게서 1초도 눈을 떼지 않는다. 손목이 시큰거릴 정도로 아이들 몸을 바로 잡아주며 열심이다. 덕분에 따로 홍보를 하지 않았는데도 입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수강생이 많다. 그의 꿈은 6세~초등 3·4학년 어린이를 대상으로 ‘고양시 어린이 발레단’을 만드는 것. “제 사비를 털어서라도 꼭 이루고 싶은 꿈이죠. 제가 만든 어린이 발레단 중에서 세계적인 발레리나가 나오면 정말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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