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입시도 어느덧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다. 이번 대입의 특징은 더욱 좁아진 정시 문(門)과 쉬운 수능으로 요약된다. 쉬운 수능으로 인해 파생된 문제는 상위권 수험생들의 변별력 약화다. 따라서 논술의 영향력은 더욱 높아졌고 일반 면접형태로 진행되던 구술면접이 구술 고사화 된 분위기다. 논술고사와 구술면접은 ‘쉬운 수능’이 유지되는 한 계속해서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언어 논술 전문 이성구학원의 이성구 원장으로부터 올해 수능 언어와 수시 논술 시험 분석과 대비 방법을 들어봤다.
체감 난이도 높았던 수능언어영역
2012 수능 언어영역은 전년도에 비해서는 쉬워졌지만 6월과 9월 모의고사와 비교하면 확연히 어려워졌다. 1등급 커트라인은 94점. 2011 수능 1등급 커트라인 90점과 9월 모의고사 98점의 중간 수준이지만 2~5등급 커트라인은 2011수능과의 차이에 비해 6월·9월 모의고사와의 차이가 현저하다.
이성구 원장은 “난이도의 척도가 되는 만점자 비율을 비교하면 차이가 더욱 분명해 진다”면서 “만점자 비율이 0.28%로 전년도보다 높아졌지만 9월 모의고사에서는 만점자가 1.96%나 되었던 것을 보면 학생들이 느끼는 체감 난이도가 상당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한 “6월, 9월 모의고사가 매우 쉽게 출제되었던 까닭에 쉬운 수능에 대한 기대 심리가 높아진 것을 감안하면 실제 시험장에서 느낀 학생들의 체감난이도는 더욱 높았다”고 덧붙였다.
교육과정평가원의 공언대로 EBS 수능 교재와 연계율은 70%를 넘었으며, 개념과 원리 중심으로 연계하여 출제됐다. 문제 유형은 전반적인 기출 유형과 비슷하게 출제되었으며 새로운 유형의 문제가 일부 추가되기도 했다. 이 원장은 “비문학에서 심화된 읽기 능력을 필요로 하는 고난도 지문과 문항이 다수 배치되어 어려웠다”면서 “비문학은 난이도 상위 10개 문항 중 9개가 해당되어 수능 언어영역의 승부는 비문학에서 좌우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쓰기 또한 신유형이 출제되어 해결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이런 문제들에 붙잡혀 당황한 학생들은 시간배분을 놓쳐 낭패를 보기도 했다.
점점 까다로워지는 논술고사
논술고사의 특징은 대학별 출제 경향이 뚜렷하게 구분되고, 논제 유형은 고정화 되고 있다는 점이다. 대부분 대학들이 각각 실시하고 있는 모의 논술고사 형태를 그대로 유지해 실제 입시에 반영하고 있다. 하지만 수험생이 평소 접하지 않은 논문과 학술지의 내용, 영어 제시문이 출제되고 그 내용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이 원장은 “서강대 논술 합격생 평균 점수는 65점이었고 전체 논술고사 응시자 평균은 30점이었다. 이는 변별력이 엄청나다는 걸 알려주는 수치다. 다른 대학들도 비슷한 양상”이라고 논술의 영향력을 설명했다.
시험 시간을 줄인 대학도 많다. 고려대는 180분에서 120분, 서강대와 경희대는 150분에서 120분으로 바꿨다. 하지만 작성할 답안 분량은 크게 줄지 않아서 짧은 시간에 길게 쓰는 연습이 되지 않은 학생은 힘들었을 것이라는 평이다.
입시 사정관 전형에서 그동안 꿈이나 지원 이유 등을 묻는 일반 면접 형태였던 구술면접도 전공과 관련된 심층면접형태로 진행돼 창의력과 비판력, 표현력 등을 평가해 논술고사와 맥을 함께 했다.
수능·논술 준비 차근차근
수능 준비를 하면서 간과해서는 안 되는 것은 바로 EBS교재다. 내용중심으로 심층 학습하면서 문제에 나오는 용어에 대한 정확한 이해는 필수다. 출제자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해 유형별로 접근해야 한다.이 원장은 “내년 수능도 올해와 비슷하거나 더 쉽게 출제될 것이므로 상위권 학생들은 더욱 심리적 압박감이 있을 것”이라면서 “EBS 변형을 염두에 두고 왜 정답으로 자격이 있는지, 오답은 문제가 있는 표현이 뭔지 등 확실하게 분석하고 넘어가야한다”고 조언했다. 고1, 2학년 또한 개념과 원리가 중요하므로 직관보다 논리적 근거를 생각하며 공부해야 한다. 16종의 검인정 교과에 나와 있는 내용을 모두 익혀야하고 평상시에는 독서의 범주 넓혀야 한다. 책을 비판적으로 읽고 토론하기가 절실히 필요하다.
대입논술은 많은 지도 교사들도 못 풀겠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어렵다. 인문계 논술은 기본적으로 제시문을 읽고 논제의 요구에 따라서 글을 쓰는 언어논술이다. 때문에 제시문을 정확히 이해하고 분석하는 능력은 기본이다. 논술의 난이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적극적인 대비 전략은 필수다.
이 원장은 “대학에서 제시한 기출문제나 예시 문항의 출제의도와 모범답안을 참고하면서 대학에서 원하는 논리 전개 방식을 익혀야 한다”면서 “인문, 사회, 과학, 예술 등의 분야에 대해 많은 독서와 비판적 안목을 기르는 훈련과 토론식 수업이 도움이 된다”고 방향을 제시했다. 또한 “어느 시험보다 어려운 것이 논술이므로 논술 준비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강조했다.
이성구학원 (02)2202-3292
김소정 리포터 bee4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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