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시니어>

“일하는 것, 어렵지 않아요”

활기찬 노후생활에 일하는 기쁨 필요

지역내일 2011-12-02

전주시 근교 어린이집에서 아이돌보미 역할을 하고 있는 유유덕(72), 함춘화(68) 씨. 아이들 사이에서 할머니 선생님으로 통한다. 



그동안 자녀와 손자녀를 키워 본 노하우를 살려 어린이집에서 하루 4시간씩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 그들은 ‘일 같은 일’을 하고 돈도 벌기 때문에 노후가 즐겁기만 하다.
집에서 노는 것보다 아이들과 일하면서 삶의 활력을 되찾았다는 어르신들의 이야기다.


-용돈 버는 재미가 쏠쏠
사실 그들은 전업주부로 아이들만 키워 왔다. 예순을 훌쩍 넘긴 나이에 일을 할 수 있을까, 일하면서 건강에 무리가 되지 않을까하는 이러저런 걱정도 앞섰다. 하지만 일하면서 규칙적인 생활 덕택에 건강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유유덕씨는 “노후에 우리들이 큰 돈을 바라는 것은 아니다. ‘우리도 일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더 중요하다”며 “통장에 돈 모이는 재미가 있어. 난 돈을 모아서 자식들한테 크게 한 턱 내기도 하고 옷도 사 입고 있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그들이 일을 해 버는 돈은 몇 십 만원 정도. 많은 돈을 바라고 일하는 것은 아니지만, 노후에 자신들이 일해서 번 돈이 소중해 아껴가며 돈을 쓰고 있다. 
함춘화씨는 “집에서 노는 것보다 용돈벌이 할 수 있는 일자리가 생긴 것만도 고마운 일이죠. 많은 노인들에게 조금씩이라도 할 수 있는 소일거리가 생기면 좋을 것 같아 많이 알려주고 있다”며 웃어보였다.


-아이 돌보는데 안전이 최우선
천성이 아이들을 좋아하다보니 그들에게 딱 맞는 일이다. 어린이집에서 일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 보육교사가 있어도 그들의 손길을 바쁘다.
어린이집에서 무슨 일을 할까. 미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아이들과 같이 놀이해주고 대소변을 갈아주면서 함께 한다. 아이들이 다치지 않도록 항상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유유덕씨는 내 아이뿐 아니라 정서적으로 메마르고 있는 요즘 아이들을 위해 예절교육을 시키고 싶은 욕심에서 인사법을 강조한다.
“물론 선생님이 아이들을 잘 가르치고 있지만 그래도 할머니  인사법을 알려주고 있어요. 인사는 사람과의 첫 번째 예절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려서부터 어른과의 인사를 제대로 배운 아이들은 커서도 어른을 공경하는 마음이 생겨요.”
그들이 어린이집에서 일하는 것은 1·3세대 교류를 통한 사회적 통합 취지에도 의미가 있었다. 할머니가 가면 ‘할머니’하고 따르는 아이들을 보면서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함춘화씨는 “아이를 예뻐하고 좋아하는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이죠. 아이들한테도 할머니와 가깝게 어울리는 게 정서적으로 좋아요. ‘엄마들도 아이들이 집에 와서 할머니 얘기를 한다’고 좋아하세요”라고 말한다.


계속 일하고 싶어
특별히 아픈 곳이 없어 다행이다. 그들은 기력이 남아 있는 한 활동을 계속할 생각이다.
“인생은 60부터라는 말이 있지만, 요즘은 60이후에도 짧게는 10년에서 20년까지 일을 할 수 있어요. 오히려 이제부터 나만을 위한 시간이 생겨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해볼 수 있죠. 많은 노인들이 일에 도전해 보세요.”
어르신들에게 새로운 일자리제공은 경제적, 신체적, 정신적으로 긍정적인 효과가 많다. 두 어르신을 보면서 나이가 들어 일하는 기쁨이 얼마나 큰지를 새삼 깨달았다.
김은영 리포터 key3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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