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8일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대강당에서 열린 ‘함께 만드는 콘서트 인천 왈츠’에 다녀왔다. 이번 공연은 인천 지역의 다양한 시민동아리와 관련 분야의 전문 예술인이 함께 만드는 기획 공연으로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마련됐다. 올해는 오케스트라, 포크, 록음악으로 구성돼 해당 장르의 전문음악인과 시민이 함께 만드는 무대로 꾸며졌다.
처음 시작은 동구청소년수련관에서 활동중인 중고등학생들로 구성된 ''희망오케스트라''와 ‘i-신포니에타’가 함께 꾸미는 무대다. 능숙하진 않았지만 풋풋한 학생들이 들려주는 순박한 연주에 미소가 저절로 지어졌다.
두 번째 장르는 포크, 가수 동물원과 인천 지역 기타동아리 회원들이 함께 꾸미는 무대다. 통기타를 연주하는 ''기타마루'' ''예그리나'' ‘토마토’ 등 세 개의 동아리에서 활동하는 40여 명의 회원들이 통기타로 동물원의 노래 반주를 맡아주었다. 동물원 멤버들 역시 이렇게 많은 통기타 반주에 맞춰 노래해보는 경우는 처음이라며 가슴 뭉클한 감격을 표현했다.
마지막은 펑크록의 최강자 ''크라잉넛''과 인천 아마추어 밴드연합 ''밴하사''(밴드를 하는 사람들)와의 합동공연으로 꾸며졌다. 신나는 음악으로 무대와 객석은 뜨겁게 달궈졌다.
이번 공연에서 가장 좋았던 점은 무대에 오른 공연자가 나와 다를 바 없는 평범한 인천 시민이었다는 점이다. 다만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 과외의 시간을 내 연습하고 연주해왔다는 점만 다를 뿐이었다.
‘함께 만드는’이라는 수식어가 너무도 흔한 요즘이지만, 인천 왈츠 공연이야말로 이 표현이 무척이나 잘 어울리는 특별한 무대였다. 프로와 아마추어가 함께 하는 무대, 일방적으로 프로의 공연을 보기만 하던 수동적인 공연문화에서 벗어나 직접 무대에 올라 자신이 주인공이 돼 펼치는 보다 능동적인 즐거움이다. 게다가 평소 좋아하던 프로 가수나 밴드와 함께 합동공연까지 했으니 잊지 못할 추억까지 선물 받은 셈이다.
이번 공연은 평일 저녁 8시에 시작해 심리적인 부담이 컸음에도 불구하고 두 시간 반 남짓의 시간이 전혀 아깝지 않았다. 공연이 끝나고 난 후 발걸음도 가벼웠다. 평소 좋아만 하고 동경만 하던 것에서 한발 나아가 동아리나 소모임을 기웃거리고 싶은 마음이 슬그머니 들어선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열린 무대, 내년, 혹은 후년을 기약하는 희망을 안고서.
장경선 리포터 sunny082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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