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코스-보리밥에 한방차 한 잔, 그리고 대숲 걷기
태화강변에서 송년모임 해보는 건 어떨까? 가볍게 식사하고 전통찻집에서 은은한 조명 받으며 짙은 한방차 향에 푹 빠져보자. 그리고나서 십리대밭 걸어보며 겨울 오는 소리를 들어보는 것도 좋을 듯.
보리밥 전문 ‘맛고을 보리밥’
무엇보다 저렴한 송년모임을 할 수 있는 집이다. 보리밥이라고 하지만 나오는 반찬이 다양하며 5천원에 기분 좋은 밥상을 받을 수 있다. 7가지나 되는 나물을 보리쌀과 쌀 비율 5:5로 지은 보리밥에 넣어 쓱쓱 비벼 청국장 한 술 뜨면 그야말로 구수한 맛 제곱이다. 특히나 청국장은 이집 안주인 김분자 씨가 20여 년간 닦아온 노하우로 직접 담근 것이라 더욱 진가를 발휘한다.
김 씨에 의하면 청국장을 끓이기 위해서 육수에 정성을 쏟는다는데 재료만 해도 명태머리, 멸치, 다시마, 무, 양파, 고추 등 15가지 정도 들어간다고. 그래서 완성된 청국장에는 호박,대파, 두부가 전부다. 이미 육수에 많은 재료가 들어가기 때문에 실제 끓일 때 아주 단출하다. 해서인지 청국장이 보기와 마찬가지로 아주 깔끔하고 담백한 맛을 보여준다. 냄새 또한 전혀 없다. 함께 나오는 찬들도 시골밥상을 떠올리게 한다.
보리밥에 어울리는 파전도 크기에 비해 6천원. 쪽파, 오징어, 홍합, 땡초를 넣어 밀가루 반죽 걸쭉하게 해서 노릿하게 한 판 나오면 군침은 절로 돈다.
푸짐하고 맛있고 거기다 저렴하기까지 하다 보니 입소문이 나서 평소에도 아줌마들의 아지트가 되고 있는 집. 물론 축구동호회와 남성들도 아침부터 줄을 선다.
위치 : 십리대밭먹거리단지(구 태화강불고기단지) 축구장 앞
영업시간 : 오전 8시~오후 10시
메뉴 : 청국장/된장 보리밥, 두루치기, 파전
문의 : 277-7997
전통한방차 전문 ‘소소원’
‘맛고을’에서 20여 미터 떨어진 ‘소소원’은 웃음을 부르는 집. 들어서면서부터 미소가 절로 나온다. 전통미와 현대미가 공존하는 공간으로 분위기가 안주인과 무척 닮았다. 뭐라 입댈 때 없는 깔끔하고 세련된 인테리어가 기분 좋게 하고, 한옥 방문을 천장 등 덮개로 이용한 센스가 아주 돋보인다. 전통인테리어가 자칫 답답함을 줄 수 있는데 여기에다 관음죽 등 관엽화초로 상큼한 분위기도 만들게 했다. 창 너머로 태화강이 훤히 내다보이는데 이 또한 즐거움이다.
이 씨는 이집을 오픈하기 위해 서울 인사동을 비롯해서 충청도, 전라도까지 30여 군데 유명 찻집을 방문하며 참고하기도 했다고. 약초재배 및 유통업을 하는 집안에서 성장하면서 집안 어른들의 영향을 받아 차 한 잔을 끓여도 좋은 재료, 정성을 다하고 있다.
모든 한방차는 이 씨가 직접 재료를 준비하고 차도 만들어 준다. 쌍화차의 경우 미리 천궁, 작약, 황기, 숙지황, 당귀, 계피, 대추 등 20여 가지 재료를 저온으로 직접 달여 낸 차를 곱 돌 찻잔에 밤, 은행, 대추, 호박씨, 해바라기씨 등을 고명으로 넣는데 많은 양을 넣어 줘서 쌍화차 한 잔만 마셔도 배가 그득해진다.
알 굵은 경산 대추를 푹 달인 후 걸러서 나오는 대추차도 단맛이 나고 걸쭉하니 아주 진하다. 대추차에도 고명은 대추, 잣, 해바라기씨가 들어간다.
유기 티스푼, 수제 도자기 찻잔, 곱돌 찻잔 등 다구로 이집 분위기와 마찬가지로 아주 고급스러워 대접받는 기분이 들어 더욱 기분 좋은 집.
영업시간 : 12시 30분~오후 11시 30분
메뉴 : 쌍화차, 대추차, 오미자차, 홍삼차, 보이차
문의 : 222-3775
이경희 리포터 lkh375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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