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소문난 베이커리

지역내일 2011-12-16

프랜차이즈 빵집과 아닌 곳의 차이는 빵 굽는 과정이 어떠하냐다. 배송받은 냉동반죽을 굽기만 하면 되는 곳이 프랜차이즈라면 자영업 빵집은 재료구매부터 배합, 반죽, 발효, 굽기의 전 과정을 직접 감당한다.
대형프랜차이즈들이 빵맛을 획일화시켜버린 요즘, 자존심 하나로 빵을 굽는 우리 동네 빵집을 소개한다. 맛은 물론이고 제빵대회에서 수상할 만큼 실력까지 갖춘 곳이다.


상안동 ‘하이밀베이커리’
자존심으로 빵 굽는다

아파트 단지와 학교로 둘러싸인 상안동 하이밀베이커리. 12년째 한 자리를 지키는 동네 터줏대감이다.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 ‘빵’이라는 이채섭 대표를 만났다.
이채섭 대표를 소개하자면 길다. 울산제과제빵협회 초대회장이자 울산제과제빵경진대회를 본격적으로 운영하기 시작한 장본인이다. 푸드뱅크 출발 초기부터 빵을 기부하기 시작했고 그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엔 보건복지부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메아리학교와 태연학교의 제빵실이 그의 손을 거쳤고, 인근 천곡중학교 봉사동아리인 학부모제빵교실에도 참여한다. 특히 울산의 자영업 제빵사들의 권익을 위해 발 벗고 나서길 주저 않는 그야말로 울산 제빵계의 키다리 아저씨다.
이집 빵은 동네 주민은 물론이고 학생들 사이에서도 유명하다.
이채섭 대표는 “대형프랜차이즈 빵집들이 골목골목 비집고 들어오지만 정직하게 최선을 다 해 빵을 만들면 고객들도 그 정성을 알아주는 것 같다. 몇 개의 빵집을 지나치면서까지 우리 가게를 찾아주는 고객을 만나면 눈물 나도록 고맙다. 그것이 힘이 돼서 더 노력을 기울이게 된다”고 말한다.
이집은 빵 종류가 적더라도 제대로 된 빵을 대접하자는 게 원칙이다. 또한 당일 생산 당일 판매를 개점 초부터 지금까지 고수한다. “하루 정도 지난 빵을 판다고 큰일이 나진 않는다. 그런데 맛이 떨어져 있을 게 뻔한데 양심을 속이면서 판매할 순 없다”고 못박는다. 혹여 약간이라도 성에 차지 않는 빵이 구워지면 절대 진열되는 법 없이 바로 증정품 신세다. 
또한 이 대표는 반질반질한 초코케이크가 각광받던 11년 전에 이미 무스케이크를 판매했을 만큼 빵에 대한 감각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지금도 빵 연구와 메뉴 개발에 박차를 가해 계절별로 제품 구성에 변화를 주는 열혈 제빵왕이다.
“처음 무스케이크를 선보였을 때는 기존의 케이크와 식감부터 다르기 때문에 변한 걸로 오해하는 손님이 많았다. 그래서 무스케이크 10개를 만들면 8개가 시식용일 때도 있었다”고 기억을 떠올리는 이 대표.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를 모르던 이 대표의 고집이 통했는지 지금은 이집의 대표 케이크로 자리 잡았다.
이 대표는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밥은 엄마가 해주시는 밥이다. 그래서 빵에 관한한 엄마의 맛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전한다. 울산제과제빵경진대회 2개 부문 동상 수상.(하이밀베이커리: ☎286-9900)
허희정 리포터 summer0509@lycos.co.kr

옥동 ‘예르케익카페’
경진대회 수상자들이 구워내는 빵집
옥동 띠아모 안쪽 골목에 위치한 이집은 창가에 테이블도 두고 커피, 음료와 함께 즉석에서 따끈한 빵을 맛볼 수도 있다. 이름 하여 ‘예르케익카페’
이집은 울산 최초 기능장인 고재선 대표가 운영하는 카페식의 빵집이다. 최근 우후죽순 늘어나는 프랜차이즈 빵집에 밀리는 동네빵집이 늘어나서 안타깝게 하지만 이집은 맛 하나로 묵묵히 제자리를 지켜온 집.
실력 있는 고재선 대표는 무엇보다 신선한 빵을 고집하기에 아침, 오후 2시, 그것도 모자라 때론 저녁에도 빵을 구워낸다. 고 대표는 “한꺼번에 빵을 구우면 자칫 건조해지기 쉬워 촉촉하고 따뜻한 빵을 제공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한다.
해서일까? 매장보다 더 커 보이는 주방에는 6명이나 되는 제빵사의 손놀림이 빠르게 움직인다. 이들 중 기능장인 고 대표를 비롯해서 올해 경진대회에서 영예의 대상을 수상한 강신욱(29) 씨와 전국대회에서 수상한 제빵사가 활약하고 있어 빵맛은 먹어보지 않아도 짐작이 간다.
강 씨의 대상 수상작은 ‘나눔빵’이라고 해서 동네 주민들에게도 인기가 꽤 높다. 크림치즈를 선호하는 요즘 경향에 맞춰 야채와 크림치즈를 넣고 여기에 느끼함을 달래기 위해 마늘소스를 겉에 발랐다. 강 씨는 “대회 전 이미 호평을 받았기에 대표님의 적극 지원으로 자신감을 가지고 출전하게 됐다”고 말한다. 
특히 이 빵은 크기도 푸짐한데 네 명이 나눠 먹을 수 있게 십자 표시를 해뒀다. 그래서 탄생한 이름이 ‘나눔빵’이라나!
워낙 신제품이 많이 나오다보니 빵 이름도 이슈 되는 인물이나 계절에 맞게 ‘김연아’, ‘농부의 아침’, ‘가을밤’ 등 다양하다. 전체 빵 종류는 180종. 이중 케익도 아주 부드럽고 모양도 고급스럽다. 꼬마케익도 다양한데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를 맞이하여 더 업그레이드 시켜 20여종을 선보인다고. 고 대표는 크림 치즈와 쉬퐁을 적극 권한다. 또한 ‘5분 대기조’라 하여 즉석 주문도 가능하다고. 특히 케익은 배달도 하고 있다.
고객 서비스로 이벤트도 실시하고 있는데 매주 수, 토요일에는 카드결제 10%, 현금결제는 20% 할인도 해준다. 아울러 행운추첨돌림판을 실시하면서 8천원 이상 구매 시 1회, 2만원 이상 구매하면 2회 돌림판 돌릴 기회를 얻어 당첨된 빵을 가져갈 수 있다.
문의 : 276-8001
이경희 리포터 lkh375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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