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지가 되면 친정 엄마가 쒀준 팥죽 생각이 간절해진다. 긴 밤을 보내면서 먹었던 뜨거운 팥죽의 달콤함은 지금까지도 진한 추억으로 남아 그 맛을 잊지 못한다. 가끔 그 맛을 재현해 보기 위해 직접 만들어 보곤 하지만 실패하기 일쑤. 당최 그 맛을 따라 갈 수 없다. 그런데 우연히 찾아간 음식점에서 친정 엄마의 손맛을 발견했다.
의왕에 있는 ‘전라도 손 팥 칼국수’는 전라도에서만 맛볼 수 있는 별미 팥 칼국수 전문점으로 이미 정평이 나있다. 안으로 들어가자 팥 칼국수를 한 그릇씩 먹고 있는 사람들이 즐비하다. 팥을 삶아 으깬 물에 밀가루를 반죽해 만든 면을 넣은 팥 칼국수가 먹음직스럽다. 같은 걸로 주문을 하자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나는 팥 칼국수가 나온다.
취향에 따라 소금이나 설탕을 넣어 먹을 수 있도록 한 쪽에 마련돼 있다. 어떤 걸 넣을까 고민하자 주인장이 호남지역에서는 설탕을 넣고 그 외 지역에서는 소금을 넣어 간을 맞춘다고 귀띔한다. 전라도식에 따라 설탕 한 숟가락을 넣고 진한 팥 국물을 먹으니 고소함이 입안 가득 퍼진다. 여기에 직접 만든 칼국수는 쫄깃한 면발이 일품으로 뜨거운데도 불구하고 자꾸만 손이 간다. 팥을 싫어하는 아이들도 팥 칼국수의 맛을 보자 한 그릇 뚝딱이다. 한 끼 식사지만 단백질과 철분이 풍부한 팥 덕분에 영양식이나 아이들 간식으로도 손색없다.
팥 칼국수가 주 메뉴지만 바지락 칼국수도 많이 찾는다고 한다. 셀 수 없을 정도로 푸짐한 바지락이 한 가득 나오는데 칼칼하면서 매콤한 국물이 시원하다. 무엇보다 칼국수하면 빠질 수 없는 게 김치. 때론 김치가 음식점의 맛을 평가하는 잣대가 되기도 한다. 이곳은 김치만 먹어봐도 주인장의 손맛이 그대로 느껴질 정도로 맛나다. 그래서일까. 팥 새알죽과 해물부추전의 맛도 은근히 기대가 된다. 따끈한 팥 칼국수와 팥 새알죽이 생각날 때마다 찾아오고 싶은 곳이다.
·메뉴 : 팥 칼국수 7000원, 팥 새알죽 8000원, 바지락 칼국수 7000원, 해물 부추전 8000원, 왕만두 6000원
·위치 : 의왕시 학의동 96번지
·영업시간 : 오전 11시 30분∼오후 9시까지
·휴무일 : 연중 무휴
·주차 : 건물 앞 이용
·문의 : 031-425-6981
이민경 리포터 mk4961@dreamw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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