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지역 꿈나무를 만나다!> 춘천여고 1학년 김채연 양

“봉사는 공부만큼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죠!”

지역내일 2011-12-03



‘공부에는 분명 때가 있다’는 말을 귀에 달고 살았던 지금의 학부모들. 그리고 입시라는 인생의 중차대한 관문을 코앞에 둔 다수의 중고생. 그들에게 단 1시간 즉 60분이라는 시간적 여유란 어떤 의미일까? 학교수업은 기본이요, 평일 방과 후나 주말의 학원 강의까지 눈코 뜰 새 없이 바쁜데, 한 두 시간도 아니고 20시간 가까이 학습 이외의 활동에 투자하라고 권유한다면 어떤 반응들이 나올까?


혼자 부딪히면서 배운 값진 봉사 

현재 중·고생들에게 권장되는 봉사활동 시간이 20시간. 결코 적지 않은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하지만 진정한 봉사의 의미를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사정은 달라질 것. 올해만 벌써 192시간의 봉사활동 기록을 보유한 김채연 학생. 최근 ‘제13회 전국중고생자원봉사대회’에서 장려상 수상의 영예를 차지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초등학교 6학년과 중학교 1학년 1학기를 보내고 춘천으로 다시 돌아온 채연이에게 봉사활동은 무척 생소했다. 어디서 무엇부터 해야 할 지 막막했지만 무작정 전화를 걸었던 양로원을 혼자 찾아가 육체적인 일부터 시작했다. “당장 기저귀와 옷가지들, 걸레도 빨고 완전 세탁소 일이었죠.” 하지만 어린 채연이의 봉사는 그저 시간을 채우고 도장 받는 데만 그치지 않았다. 양로원에서 좋아하는 한 할머니를 만나게 되었고 정해진 봉사시간이 끝나도 꼭 30분 이상씩 놀아드리고 왔다. 이를 계기로 병원과 다문화 가정들을 찾아다니면서 꽤나 열심히 봉사를 했다.


 내가 할 수 있는 재능을 기부하다

그렇게 중학교 때부터 스스로 찾아하는 봉사의 참맛을 알아버린 채연이. 고등학생이 되면서부터는 시간과 돈을 많이 들이지 않더라도 학생 신분에서 자신의 재능을 나눌 수 있는 봉사로 눈을 돌리게 된다. 그 시작은 편지 번역 봉사. 현재 ‘플랜코리아’에서 진행 중인 해외아동후원 프로젝트였다. 국내 후원자들이 외국 아이들을 후원하면서 보내는 편지를 영어로 번역하는 일을 시작하게 된 것. “우연히 시작했는데 너무 의미 있는 일이라 계속하게 되었어요. 일주일에 2~3건의 편지를 번역하는데, 학교 공부나 숙제 등이 밀리면 조금 귀찮고 힘들 때도 있어요, 사실. 그렇지만 편지를 보낸 사람들이나 받을 아이들을 생각하면 힘이 나요. 가끔 남의 편지를 훔쳐보는 쏠쏠한 재미도 있고요.”
이 과정에서 채연이는 자신의 용돈으로 직접 열 살짜리 ‘만타’라는 이름의 인도 소녀를 후원하게 되었다. 나중에 꼭 인도로 가서 ‘만타’를 만나보고 싶은 희망을 가지고. 어느 순간 자기가 키우는 진짜 동생 같은 존재라며 꼭 만나서 안아주고 싶다는 바람도 전한다.


좋아하는 외국어와 봉사를 함께 즐기다

어려서부터 책읽기와 외국어를 좋아했던 아이. 적극적인 성격 탓에 해외체류 경험이 전무했던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외국인과의 대화에 마냥 신나했던 채연이는 현재 영어와 중국어 의사소통이 원활하다. 최근엔 일본어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했고, 말레이시아어에도 관심이 더욱 크다. 이렇게 채연이를 어학공부에 빠져들게 만든 게 다름 아닌 봉사활동이다. “올해 초 마음 맞는 친구들과 ‘CYCT’라는 춘천시통역자원봉사동아리를 만들었어요. 김유정문학촌과 남이섬에서 영어와 중국어권 관광객들 대상으로 활동 중인데 최근엔 일본어 욕심도 생기네요. 예전에 말레이시아에 살면서 잠깐 접한 말레이어도 가끔 사용하는데 관광객들이 무척 감동을 받으세요.”
채연이에게 봉사는 하나의 재미 그 자체. 자신의 외국어 실력 또한 그러했다. 어학을 정복의 대상이 아닌 그 자체로 즐겼기에 남이섬 같은 곳을 찾아 외국어로 대화 상대를 만나고, 재능기부라는 또 하나의 방법으로 봉사를 즐기고 있는 것이다. “영어 문법은 사실 어렵죠. 학교 시험에선 스트레스도 많고요. 수학, 물리, 마찬가지예요. 하지만 CYCT 봉사는 너무 재미있어요. 덕분에 이렇게 큰 상도 받게 되어 기쁘죠.” 채연이에게 2011년은 특별한 한해였다. ‘프르덴셜 전국중고생자원봉사대회’ 이외에도 김유정문학촌의 ‘청소년문학축제 봄봄’에서 김유정 소설 속편쓰기 대회 대상을 거머쥐었고, 강원대학교에서 주최한 ‘전국고교생영작문대회’에서도 상을 받았다.
장래희망은 게임, 드라마, 영화 등의 분야를 다루는 시나리오 작가. 하지만 일본 맛집을 투어하고 글을 쓰는 칼럼니스트도 되고 싶어 일본어를 더욱 열심히 할 것이며, 대륙횡단열차를 타고 세계의 구석구석을 누비기 위해서 중국어도 더욱 열심히 할 것이란 꿈 많고 욕심 많은 채연이였다.
문의 : 010-8253-2632
김연주 리포터 fa10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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