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춥기 전에 김장을 담그느라 주부들의 김장준비 손길이 분주해지는 때다. 특히 김장은 배추를 어떻게 절이느냐에 따라 김장의 맛을 크게 좌우하기 때문에 배추를 ‘잘 절임’은 크나큰 숙제일 터. 공기 맑은 산동네로 알려져 있는 소호마을에 ‘절임배추 공동작업장’이 문을 열자마자 밀려드는 주문을 받느라 바쁜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는 소문이다.
고랭지 배추 생산의 최적지 ‘소호마을’
울주군 상북면 고헌산 해발 450m에 자리 잡은 소호마을. 밭에서는 찬바람을 이겨내며 배추가 노란 속을 채워가고 있는 풍경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지대가 높은 소호마을은 울산 시내보다 6도 이상 온도가 낮아 고랭지 배추 생산의 최적지로 평가 받는다.
최근 마을 안에 들어선 공동작업장에선 배추 절이는 작업이 한창이다. 반으로 자른 배추는 소금을 푼물에 담궜다 건져내고, 다시 소금을 뿌려 15시간을 절인 뒤, 6시간 동안 물기를 빼준다.
특히 지하 150m에서 끌어올린 고헌산 맑은 물로 깨끗하게 씻어 담아 만 하루면 배달 준비는 끝이 난다.
소호마을 공동작업장 작목반의 이병길 반장은 "벼농사를 대체한 작물로 배추를 키운 뒤 절임배추로 판다"며 “깨끗한 공동작업장에서 만든 품질 좋은 절임배추를 소비자에게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소호마을 주민 이순근 씨는 “우리 마을 배추는 고소하면서도 달고 김치를 담아서 오래 놔둬도 뭉개지는 법이 없다”고 배추에 대한 자랑이 끊이지 않았다.
마을주민 22명, 절인 배추 만들어 판매
소호마을에 울산에서는 유일한 절인 배추 작목반이 결성된 것은 지난 9일. 예전부터 소호마을은 지대가 높은 고랭지여서 벼농사가 잘 안되지만 배추 작황은 좋은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일부 농가가 벼농사를 대체한 작물로 배추를 택해 절임배추를 만들기로 한 것. 이 작목반에 가입한 마을주민 22명은 신선한 절임배추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또 작목반은 관할 자치단체인 울주군으로부터 7천 만 원의 사업비를 지원받아 총 1억 원의 예산을 마련해 마을에 공동작업장까지 건립했다.작목반은 지난 13일부터 상북농협과 공동으로 운영하기로 하고 660㎡ 규모의 공동작업장에서 절임배추를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갔다.공동작업장에는 배추 절단기, 배추 거품 세척기, 무 세척기, 무 채썰기, 생강 분쇄기가 갖춰져 있다.
산촌의 맑은 기운, 배추까지 그대로
소호마을 절인 배추 작목반은 운영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3만여 포기의 배추를 주문받는 대박을 터뜨렸다. 지난 15일 울주군과 소호마을 절임배추 작목반에 따르면 지난 9일 공동작업장 개소를 한 뒤 이날까지 배추 3만여 포기와 무 3,000개 등을 주문받았다.S-Oil여성봉사회에서 배추 5,000포기, 무 3,000개를 행사용으로 구매했다. 또 언양읍과 삼남면 등 서부지역 아파트단지에서 2만여 포기, 시내지역과 부산 등지에서도 3,000여 포기를 주문받아 절임 작업을 하고 있다.작목반은 본격적인 김장시기인 이달 말부터 다음 달 초까지 5만포기를 주문 받을 계획이지만 작업장을 개소하고 홍보를 시작한 지 불과 5일 만에 목표치의 70% 이상이 주문돼 목표치를 넘기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키운 정성에 다듬는 마음까지 산촌의 맑은 기운을 그대로 보내는 절임배추. 그 맛깔스런 마무리에 동참해 보자.
대략 10포기 정도의 절인 배추가 들어가는 20㎏ 한 박스 가격은 2만8천원. △문의 : 052-264-8383.
서경숙 리포터 skiss7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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