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티비, 스마트 폰 등 스마트(smart)란 말이 유행이다. 스마트란 ‘사리에 밝고 총명하다’, ‘셈 따위가 정확하다’ 는 뜻으로, 스마트한 사람은 당연히 학업 성취나 업무 처리 능력이 뛰어나다. 그런데 과음의 문제를 가진 똑똑한 사람들은 왜 자기 문제를 극복하는 데에는 더 헤매는 수가 많을까?
지나친 음주로 자기 스스로를 해치고 나아가 가족들의 인생까지 망가뜨리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배우지 못했거나 미련한 것은 결코 아니다.
실제로 고등교육을 받고 외형적으로 성공한 똑똑한 사람들 중에도 알코올 남용이나 의존의 문제는 흔하다. 술에 취해 나뒹구는 노숙자들을 보고 으레 알코올중독은 어딘가 모자란 하층 시민들의 문제로 아는 수가 많으나, 통계에 따르면 하류층보다는 중상류층에서 알코올 문제는 더 흔하다.
똑똑한 사람들 중에는 끝까지 자신의 음주를 합리화하는 수가 많다. 아직은 경제적 능력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직장이 있고 돈을 버는 한 과음은 전혀 문제가 아니라고 믿는다. 아무리 가족들이 괴로워해도, 몸에 병이 생겨도, 음주 운전을 해도, 필름이 끊겨도, 지각하고 결근해도 별 것 아닌 실수로 넘긴다. 과음을 일을 위한 어쩔 수 없는 노력이라고 우기는 터에야 더 말할 필요도 없다.
알코올문제 회복을 위한 집단치료의 가장 중요한 요체는 자기를 드러내고 남의 경험을 경청하는 것이다. 알코올의 힘을 빌려 허위의식으로 자신을 감추고, 남의 이야기를 건성으로 듣고 바로 자기중심적으로 단정해버리는 습관의 교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똑똑한 이들 중에는 집단치료에 참여해도 이 과정이 몹시 어려운 수가 많다. 스스로 남들보다 우월하다고 확신해 온 터에, 과음으로 찌들고 실패한 동료에게 자신의 수치스러운 비밀을 솔직하게 드러내고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똑똑하다’는 개념을 잘 해석해야 길이 열린다. 남들로부터 들은 똑똑하다는 평은 스마트 폰이 그러하듯 그들이 이용하고 부리기에 편하다는 뜻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자신에게 유익하게 스스로를 잘 건사하며 살아간다고 똑똑하다고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혹 그동안 자신이 똑똑하다는 말을 들은 것은, 타인들을 위해 최선을 다 해냈다는 뜻은 아닐까? 그러는 동안 정작 스스로를 지키고 가꾸는 데에는 너무나 어설프고 미숙해서 지금의 상태에 이른 건지도 모른다. 아마도 그래서 예전부터 헛똑똑이란 말이 있었던 것은 아닐까?
신 정호 (연세 원주의대 정신과 교수, 강원알코올상담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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