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대 진학률이 높은 숭덕고등학교가 지난해 자사고로 지정된 후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명품교육 실현에 고군분투하고 있다. 숭덕고는 자율형사립고가 자랑하는 ‘1인 1악기 및 1무예’와 ‘해외체험학습’ 프로그램을 과감히 없앤 대신 내신과 실력 향상에 도움 되는 학습프로그램을 대폭 확대했다. 그 결과 전국연합학력평가(2011년 6월 15일 시행)에서 언어․수리․외국어 1,2등급 비율이 각각 60.97%, 74%, 55.49%를 차지하는 성과를 이뤄냈다. 숭덕고만의 차별화된 교육과정 운영의 결과라는 게 학교 측의 설명이다. 숭덕고의 자율 교육과정을 살펴봤다.
학술동아리로 수시에 유리한 교육
숭덕고는 전교생에게 학습 능력과 진로를 고려한 ‘1인 1학술 동아리’ 참여를 권장하고 있다. 단순한 보충학습 목적이 아니라 대입과 진로에 연계한 자기주도학습 능력을 배양하기 위함이다. 실제로 학생들은 동아리 활동을 통해 논문을 작성하고 있다. 학습 주제를 선정한 후 연구대상을 조사하고 실험과 분석을 통해 결과를 리포트로 작성한다. 학생들이 도출한 결과는 책자로 보급해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포트폴리오 자료로 손색없다.
또한 ‘수학 동아리’에서는 미국 수학 교사들이 펴낸 잡지를 정기 구독해 학생들이 직접 번역해서 문제를 푸는 방식으로 영어와 수학 실력을 동시에 키우고 있다. 평준화 고등학교 때부터 학술 동아리를 운영해왔다는 숭덕고등학교 박판우 교장은 “학술 동아리 자료는 입학사정관제 진학 시 포트폴리오 자료로 유용해 자사고에서도 동아리 활동을 확대해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방과후 ‘선택 집중반’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각 과목 교사들이 홈페이지에 반을 개설하면 학생들은 수준에 맞는 반을 찾아가는 ‘이동식 수업’을 진행한다.
논술을 대비한 교육 프로그램도 아예 교과 시간표 안에 포함시켰다. 1주일에 각각 2시간씩 ‘독서’와 ‘주제토론활동’을 실시한다. 이와 함께 숭덕고는 ‘365 주제탐구 일기쓰기’가 자랑거리다. 매일 주제를 정해 자신의 생각을 일기에 표현하는 것으로 논술력을 키우고 학술 동아리 활동과 연계해 ‘학술논문발표대회’도 참여하고 있다. 숭덕고는 학교 교육과정 안에서 독서, 토론활동, 주제일기를 통해 논술 고민을 해결하고 있다.
성실한 학생이 교사 열정 솟구치게 해
숭덕고의 교육 프로그램은 교사들의 열정에서 시작됐다. 수준별 수업을 위해 교사가 먼저 수강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수업 교재도 직접 만들어 보급하고 있다. 그래서 숭덕고는 학습 자료가 넘쳐난다. 교사들이 손수 연구개발한 수제 책자는 물론 수학능력시험 분석집까지 만들었다. 또 논․구술 심층면접을 위해 서울대 심층구술면접 기출문제 모음집을 해마다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통합논술지도를 위한 교사들의 동아리 모임인 ‘유토피아’도 운영 중이다. 그 결과 교사진의 자질 계발과 연구 활동은 학생들의 실력으로 이어졌고, 전국으로 명성을 떨쳤다. 실제로 전국단위 평가시험과 수학능력시험 출제위원, 교과서 편찬위원, 대학입학사정관, EBS 1:1 상담교사,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자문위원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가로 선발돼 교사의 자질을 인정받고 있다. 박판우 교장은 “숭덕고는 교사 채용이 까다롭다. 어떤 청탁도 없이 교사의 실력과 공개수업만으로 선발한다”며 “특히 이력서를 자필로 쓰게 해 필체까지 꼼꼼히 체크하는 등 인성부분까지 고려한다”고 말했다.
숭덕고는 숨은 인력을 활용해 입시 전략도 미리 세우고 있다. 현재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인 교사를 활용해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입시설명회를 개최하고 있는 것. 학부모들에게는 저녁 시간을 이용해 일주일 동안 설명회를 이어갈 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받았다.
소풍과 수학여행을 지역 봉사활동과 진로 탐색학습으로
숭덕고는 틀에 박힌 소풍과 수학여행 문화도 과감히 바꿨다. 소풍은 지역사회 봉사활동으로 대체했고 수학여행은 테마별 진로 체험학습으로 탈바꿈시켰다. 자사고의 특색 프로그램 중 하나였던 해외체험 학습을 생활기록부에 기재할 수 없게 됐고, 학습효과도 미흡하다는 이유로 다른 체험 활동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추세다. 숭덕고도 이런 추세를 감안해 학생들 진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학습으로 방향을 바꿨다. 그래서 진로와 관련한 4개의 테마를 선정해 학생들이 선택해 탐방하는 ‘진로체험학습’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첫 번째 테마는 박물관과 옛 고궁 탐방을 통해 역사의 자취를 체험했고, 두 번째 테마는 유통, 금융 등 경제에 관한 진로 체험을, 세 번째 테마는 첨단 과학과 환경 진로 탐방을, 네 번째 테마는 해양산업을 알아보는 체험학습을 실시했다. 각 테마와 관련해 국립중앙박물관, 현대제철소, 항공우주연구원, 포스코 등을 견학했고 서울대, KAIST, 포항공대 등의 대학도 방문해 숭덕고 선배들과 유익한 시간도 가졌다. 박 교장은 “단순한 해외 체험보다는 진로에 도움이 되는 내실 있는 체험학습으로 시도했다. 비용 대비 학습효과가 높아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호평을 받았다”고 말했다.
숭덕고는 전통적으로 ‘3무 운동’을 실천하고 있다. 폭력․흡연․따돌림이 없어 인성교육이 자연스럽게 형성됐다. 특히 자사고는 중학교 내신 30%학생들의 집단이기 때문에 숭덕고는 인성과 지성을 겸비한 학교로 실력광주의 위상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
문의: 062-970-0758
김영희 리포터 beauty02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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