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선생님, 저 담배 끊었어요!
중2 선영이가 센터에 오자마자 환한 얼굴로 조용히 속닥거린다.
“저 정말 일주일간 선생님 약속대로 안피웠어요.”
“그래? 대단한데? 역시 울 선영이는 그럴줄 알았어.”
근데 어떻게 그렇게 힘든걸 벌써 해냈대?"
“선생님 말씀 듣고 생각해보니 세상에서가장 소중한 존재인 나를 함부로 굴려서는 안된다고 생각했어요. 엄마 아빠에게 죄송한 마음도 들었구요. 그리고 선생님하고 약속한 것도 있고 해서...”
“그래 고맙다. 그리고 잘했어. 우리 선영이 최고야. 얼마나 좋니 너같이 이쁜 애들한테는 이렇게 좋은 냄새가 나야지.. 축하해 선생님이 금연 기념으로 스틱향수 사줄께”
“아니에요. 안그러셔도 되요...”
“아니야, 그렇게 힘든 금연을 했는데. 어른들도 하기 힘들어서 평생 못 끊고 폐암으로 죽는 사람들도 많은데. 우리 선영이는 어른들보다 나은 사람이다. 그치? 나이만 먹으면 뭘하니 스스로도 절제를 못하는데.. 너가 어른들보다 백배는 낫다”
“고맙습니다아~~”
저번주에 선영이는 호기심으로 시작한 담배가 이젠 중독이 되어 하루 한두개피라도 꼭 피워야 한다는 고민을 털어놓았다.
선생님은 너가 담배를 피워도 안 피워도 상관없어. 그냥 선영이가 좋아. 왜냐면 선영이가 좋은 아이라는 걸 느끼기 때문이야.
솔직하게 선생님에게 고백해준 것도, 너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가고 싶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잖아?
그래서 선생님에게 도움을 청한거고...선생님은 너가 너무 고맙고 기특하기만 하다.
선영아 지금처럼 넌 너의 본래 아름다운 너의 모습을 찾으면 되는거야
이 세상에서 가장 소종한 존재는 엄마도 아빠도 친구도 아닌 너 자신이잖아. 넌 소중한 존재야. 마구 굴려서는 안돼
항상 너 자신이 원하는게 무엇인지 생각하고 너가 원하는대로 행동하렴.. 선생님은 너가 어떤 행동을 하던 너가 그냥 좋아. 그리고 선생님은 항상 선영일 믿어....
“아~~고맙습니다 선생님”
비비크림으로 떡칠한 선영이 얼굴빛에서 버얼건 희망이 보인다.
#2. 저는 잘하는 것도 없고 하고 싶은 것도 없어요
이른바 사춘기를 혹독하게(?) 겪고 있는 아이들과 상담을 하다보면 공통적인 것들이 있다.
그들은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쓸모없는 존재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저는 정말 잘하는게 하나도 없어요. 공부도 못하고 음악도 운동도 미술도 다 못해요"
“친구들도 가족들도 다 알아요 잘하는 게 하나도 없는거.. 그래서 가족들도 저를 한심하다고 생각하는것 같아요...”
중학교 1학년 병찬이는 이제 겨우 14살.
어째서 이 아이는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을까?
“그렇지 않아. 병찬아. 그건 아마 너가 어떤 일이든 잘 할수있을 기회를 못 가진게지. 아니면 기회를 놓쳤거나..”.
“노력 없이 잘할 수 있는건 없어. 극복하고 해내는 거지. 일단 도전하고 포기하지 않는한 무엇이든 다 잘 할 수 있어. 너가 좋아하는 작은일부터 한번 실천해봐”
“근데 하고 싶은것도 없는걸요.”
“지금은 없을 수 있어. 그리고 잘 모를 수도 있고. 선생님도 30이 넘어서야 간신히 찾았는걸... 그게 무엇인지는 천천히 찾아봐도 돼.”
“그냥 편하게 너가 좋아하는게 무엇일까를 자주 생각해 보면 반드시 알게 되는 날이 온단다.,
너는 현재 주어진 일에 성실히 임하고 최선을 다하면 돼. 대신 조금 힘들고 귀찮아도 극복하고 절제하는 힘은 길러야지. 그러다보면 너도 모르는 사이에 하고 싶은 일이 생긴단다. 그럼 그때 그걸 너의 꿈으로 삼으면 되지 않겠니? 빨리 꿈을 찾는다고 꿈을 꼭 이룬다는 법은 없단다.“
“정말 그럴까요~~”
엄마들은 자녀들이 꿈이 있길 바란다.
꿈이 있고 그에 따른 목표를 정해야 공부도 열심히 할 수 있게 되는 건 맞는 이야기다. 끊임없는 동기부여... 그것도 필요하고 맞는 말이다.
하지만 생기지도 않는 꿈을 억지로 가지도록 강요하는 것도 아이들에게는 스트레스이고 억압이다. 요즘은 번듯하게 내세울 꿈 하나 없으면 무능한 학생으로까지 몰리는 그런 세상이다.
재능과 취미가 없는 자신을 자연스레 받아들이고 천천히 꿈을 꾸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진정 자존감을 살리는 길이 아닐까?
가족들조차 곱지 않은 시선과 한심한 한숨을 보낸다면 그들이 그 속에서 자신에 대한 존중감이 생길수가 있을까?..
아이의 자존감을 높이는 일..
못하면 못하는 대로 꿈이 없으면 없는 대로 그냥 그럴 수 있다고 인정해주고 격려해주기.
지금부터라도 실천해보자
선생님은 병찬이가 병찬이라서 좋아. 넌 잘 해낼 수 있을 거야.
천천히 가도 괜찮아. 가기만 하면 되지 뭐.
손효경 선생님
주인공 연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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