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보여행전문 멀티브랜드숍 ’웍앤톡’에서는 지난달 ‘지리산 둘레길 1구간’에 이어 지난 13일(일), 시민들과 함께 ‘지리산 둘레길 2구간’에서 짙어가는 가을을 온몸으로 느끼고 왔다. 언제 걸어도, 누구와 걸어도 마냥 정겨운 가을 풍경 가득한 둘레길. 이번에는 그 길 위에 무엇을 남기고 왔을까.
넓은 시골길, 관광 명소 즐비
지리산 둘레길은 코스마다 저마다의 매력을 지니고 있다. 취향에 따라 차근차근 코스별로 모두 걸어보는 것이 좋다. 트레킹의 난이도도 코스마다 다르니 자신의 체력을 테스트할 수 있는 기회도 될 것이다
‘지리산 둘레길 2구간’은 운봉읍에서 서림공원, 북천마을, 신기마을, 비전마을, 군화동, 흥부골 자연휴양림, 월평마을을 잇는 약 9.4Km로 4시간 정도가 걸린다.
오른쪽으로 바래봉과 고리봉을 잇는 지리산 서북 능선을 조망하고, 왼쪽으로 고남산과 수정봉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을 감상할 수 있는 코스다.
전 구간이 제방길과 임도로 되어 있고, 길 폭이 충분히 넓어 여러 명이 함께 걷기에도 좋다. 또 황산대첩비, 국악의 성지, 송흥록 생가 등 관광 명소도 즐비하다. 서림공원에서 비전마을까지 이어지는 약 5㎞의 제방길은 람천을 따라 걷는 길이다. 시야가 탁 트인 들녘과 능선을 바라볼 수 있다. 코스를 따라가다 보면 북천마을에 이른다. 북천마을은 운봉 읍내의 북쪽 냇가 마을로, 소나무가 우거진 마을이라 ‘백송동’ 객사가 있는 마을이라 ‘객사마을’로도 불렸다.
다음은 신기마을. 신기마을은 선조 28년 임진왜란이 휴전 상태에 접어들어 왜적이 잠시 철수하고 영남이 아직은 안정을 찾지 못하고 혼란스러울 때 조성됐다.
인동 장씨 정덕복이 정착하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지리산이 보이고 우뚝 솟은 운봉고원이 마을을 감싸고 있다. 만복이 자손대대로 이어지는 명당이라고 여겨진다. 새 삶을 시작하는 터전이란 뜻의 새 터, 즉 ‘신기’라고 불렸다.
비전마을은 황산대첩비가 세워지고 이 비각을 관리하기 위해 사람들이 모여 살기 시작하면서 형성됐다. 조선말 동편제로 유명한 송흥록과 송만갑이 태어난 곳으로도 유명하다.
둘레길은 쭉 걷다보면 옥계저수지를 만나게 되고 이어 흥부골 자연휴양림에 닿는다. 흥부골 자연휴양림은 지리산에서 철쭉군락지로 이름난 바래봉 자락의 덕두봉 계곡에 자리 잡고 있다. 50년이 훌쩍 넘은 잣나무와 소나무가 울창한 원시림을 이룬다. 하늘을 가릴 정도로 빽빽한 숲은 대자연의 생동감을 느낄 수 있다. 월평마을은 1800년대 후반 천석꾼인 운봉 박씨가 터를 잡으며 사람이 모여 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새마을이란 뜻으로 ‘신촌’이라 불리다가 후에 마을 모습이 반월형을 닮았다고 해 ‘월평’이라 고쳐 불렀다. 월평은 ‘달이 뜨면 보이는 언덕’이라는 의미도 담고 있다. 월평마을은 현재 ‘달오름길마을’로 불린다.
‘지리산 둘레길 2구간’ 종착지인 ‘달오름길마을’의 담벼락에는 재미난 벽화가 방문객들을 반기고 있으며, 민박도 가능하다.운봉면 용산리 춘향 허브마을은 도토리가 많이 재배되는 곳이다. 3대째 손묵을 만드는 마을로도 명성이 자자하다. 동편제의 발상지인 국악의 성지가 볼거리다.
깊은 가을 속에서 만나는 지리산 둘레길은 또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풍성했던 빈 들녘의 쓸쓸함과 다음 봄을 기약하며 낙엽을 떨구는 굳센 나무들과 사람과 자연을 이어주는 한가로운 숲속길. 그 길 위에서 마주하는 키를 높이지 않는 낮은 들꽃과 숨어 우는 바람소리도 고맙다. 가을은 사람을 낮은 데로 이끄는 마법이 있다.
서경숙 리포터 skiss72@hanmail.net
도보여행전문 멀티브랜드숍 ’웍앤톡’에서는 다음달 11일(일) 트레킹 코스로 지리산 둘레길 3구간이 예정돼 있다. 참가 문의 : 052-258-2013(웍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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