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통영의 동피랑마을은 벽화마을로 유명하다. 마을전체 담벼락에 아기자기한 그림들이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고 있는 곳이다. 울산지역에도 벽화마을이 곳곳에 조성되어 이름을 알리기 시작하고 있다.
도심 속 이방인처럼 관심을 끌지 못했던 남구 야음동 신화마을이 예술마을로 거듭나 슬럼가가 소외계층과 문화예술이 상생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한 것. 또한 북구의 제전마을과 제내마을이 벽화마을로 유명세를 치르고 있는 것
고래 노니는 신화마을
신화마을은 1960년대 석유화학단지 조성 때 남구 매암동 철거민들이 이주해 정착한 마을이다. 당시 이주민 상당수가 포경업 종사자들이어서 신화마을은 고래와 깊은 인연이 있다.
현재 186가구 380여명의 주민 대부분이 60세 이상 노인이고, 좁은 골목 양쪽으로 옹기종기들어선 단층주택건물은 매우 낡았다. 이 마을이 색채와 조형물로 가득한 예술마을로 재탄생했다.
남구 야음동 신화마을. 승용차 두 대가 겨우 지나갈 정도의 마을 진입로 양쪽의 주택 담장과 벽면이 온통 그림과 판화·조각품·조형물 등으로 마을은 화사하게 변모하고 있다.
고래를 주제로 한 벽화를 비롯해 지붕 위에 설치된 고래와 토끼 조형물, 둥근 모양의 돌출 간판 등이 멋지게 어울려 배치되어 있다. 마을 내 각 골목은 ‘테마 벽화’로 치장됐다.
동화의 골목, 동심의 골목, 시(詩)의 골목, 음악의 골목, 민화의 골목, ‘창밖 너머로 굽어보는 개’ ‘집에서 슬그머니 도망쳐 나오려는 고양이’ 등 해학적이면서 포근한 옛 시골마을을 연상케 하는 작품들이 눈에 띈다.
또 세계유명 명화들을 그린 작품들과 기발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작품들이 방문객들을 맞고 있다.
골목길에 생기가 넘쳐요
높다란 고층 아파트 사이로 슬레이트 지붕을 두른 단층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울산 북구 농소1동의 제내마을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마을 분위기 달리 좁은 골목길의 시멘트 담벼락에는 어울리지 않게 다양한 그림이 지나는 사람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달리고 싶어하는 철마의 염원을 담은 ‘철마는 달리고 싶다’와 스레트 지붕과 담벼락을 같은 색으로 칠해 착시 효과를 준 가정집.
또한 한 눈에 봐도 우렁찬 기운이 느껴지는 호랑이 그림과 아이들이 의자에 모여앉아 독서삼매경에 빠진 그림 등 다양한 그림들이 따스하게 전해진다. 박수경(45 신천동)씨는 "벽화 때문에 칙칙했던 마을이 생기 있고 환해진 것이 무엇보다 좋다. 자주 걷고 싶은 길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농소1동 주민센터는 지난 10월부터 지역공동체 일자리 사업의 하나로 마을 벽화 그리기 및 대문 페인트칠하기를 내용으로 한 ''해피마을 만들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이번 사업은 지역 전문가와 주민참여를 통해 오래된 담장에 예술적 색채를 입혀, 주거환경 개선은 물론, 생동감 넘치는 지역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마련됐다.
제내마을 벽화작업을 책임지고 있는 화가 전병곤(56)씨는 울산미협회원으로 마을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그는 주말을 제외하고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벽화를 그리고 있으며, 지역공동체 일자리 참여자뿐 아니라 새마을부녀회원 등 많은 주민이 자원봉사를 펼치고 있다. 전씨는 "마을 주변으로 학교와 어린이집 등이 밀집해 있어 아이들이 좋아하는 그림을 많이 그리는 편"이라며 "주민들이 그림 앞에서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면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다"고 웃음지었다.골목길의 이색재미를 선사할 제내마을 벽화작업은 다음 달 완료될 예정이다.
제전마을에서 장어도 먹고 벽화도 보고
장어마을로 유명한 북구 제전마을이 장어를 소재로 한 벽화와 포토존 등 예술이 더해진 관광명소로 거듭나고 있다. 구유동 제전마을 해안 방파제 130㎡, 마을 담 4곳 80㎡, 마을입구 가드레일 등에 벽화와 포토존 등을 설치하는 사업을 실시하고 있는 것.방파제는 제전 장어를 캐릭터화한 그림과 바닷 속 및 장어를 주제로 나무, 타일, 전복껍질 등을 이용해 만들어지고 있다.
또한 마을 담벼락에는 거인이 제전마을로 떠내려와 마을주민이 구경하는 모습 등이 담겨진다. 학과 소나무가 노니는 민화풍으로 그린 작품과 바다를 형상화한 파도와 물새 풍경도 주민들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북구 제전마을은 벽화사업이 마무리되고 나면 한결 밝아지고 아름다운 마을로 재탄생 될 것으로 보인다.
서경숙 리포터 skiss7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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