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 : 923m
위치 : 경기도 포천시 이동면, 강원도 철원군 갈말읍
산 전체가 바위산이기도 한 명성산은 경기도 포천시와 강원도 철원군의 경계에 있다. 능선의 서쪽사면은 암벽이나, 동쪽사면은 분지로 초원지대를 이룬다. 삼각봉 직전에 있는 봉우리에서 명성산 정상까지 이르는 능선 길은 동서로 시야가 확 트여 전망이 아주 좋으며 동으로 한북정맥의 산줄기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포천 명성산(923m)은 수도권 최고의 억새 산행지다. 드넓은 능선을 따라 은빛 억새꽃이 융단을 깔아놓은 듯 눈부시게 펼쳐져 있다. 완만한 능선은 한길을 넘는 억새 속에 파묻혀 지나가는 가을을 호흡한다.
억새꽃군락은 가을 정취 물씬한 대표적 풍광 중의 하나다. 석양에 은빛 억새꽃이 무리지어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은 숨을 멎게 할 정도로 황홀하다. 해마다 이맘때면 은빛 고운 억새들이 푸른 하늘을 머리에 이고 피어났다가 정처 없이 사그라진다.
바람과 함께 춤을 추는 억새밭 사이로 언뜻언뜻 보이는 울긋불긋한 차림의 산행객들이 연출하는 실루엣은 억새밭 능성과 푸른 하늘의 합작품이다. 머리 위로 쏟아지는 한낮의 햇빛은 은빛보다 찬란한 빛으로 부서진다. 드넓은 억새밭에서 펼쳐지는 빛의 군무에 눈이 멀 때쯤, 정상의 억새밭에 오르면 아스라이 내려다보이는 산정호수와 잔잔한 물빛과 드넓은 초원에 펼쳐진 은빛 억새물결이 어우러져 한 폭의 수채화를 그려낸다.
저녁노을 번져 은빛이 붉은 색으로 물들 때, 늦가을 언덕에 빛나는 춤은 석양에 환하다. 석양빛에 눈시울 물들고 억새꽃 핀 머리카락만 바람에 날린다. 억새꽃 목덜미와 몸에 닿으면 어느새 누런 황금빛으로 변해 은빛 물결을 토해낸다.
등산과 호수 정취 동시 만끽
명성산은 태봉국을 세운 궁예가 망국의 슬픔을 통곡하자 산도 따라 울었다는 전설에서 울 명(鳴), 소리 성(聲)을 붙였다는 말도 있고, 마의태자가 망국의 한을 품고 금강산으로 향하다 바위산에 올라 엉엉 울었더니 산도 따라 울어 명성으로 불렸다고도 한다.
명성산 억새밭은 본래 울창한 삼림이었지만 한국전쟁 때 초토화되어 억새밭으로 변했다고 한다. 이곳은 산정호수를 끼고 있어 등산과 호수의 정취를 동시에 만끽할 수도 있다. 산자락에는 비선폭포, 등룡폭포, 궁예와 왕건이 기도를 드렸다는 자인사, 옛날 금강산 가는 길에 찾아보았다는 삼부연폭포 등 숨은 관광지용화저수지 등이 자리하고 있다. 억새는 가을이면 우리 땅 어디에서든 볼 수 있다. 단풍처럼 화려하지도 않고 소박한 풀이지만 무리지어 온 산을 뒤덮어 장관을 이룬다. 은빛 바다, 억새꽃밭이 자아내는 풍경, 그곳으로 당장에 달려가고 싶다.
▶산행코스
①산정호수 → 책바위능선 → 팔각정 → (삼각봉) → 억새군락지 → 등룡폭포 → 비선폭포 → 산정호 주차장(약3시간 소요)
②신안고개 - 명성산 정상(923m) - 삼각봉 - 팔각정 - 억새 군락지 - 등룡폭포 - 비선폭포 - 산정호수 주차장(약5시간 소요)
③신안고개--명성산 정상(923m)--삼각봉--팔각정--자인사--산정호수 주차장(약4시간 소요)
서경숙 리포터 skiss7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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