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구에 사는 한 섭씨는 2000년도에 뇌출혈로 쓰러져 3년간 병원 신세를 져야 했다. 다행히 생명은 부지했으나 거동이 불편해져 재활치료가 불가피했다. 하지만 경제적 부담 때문에 퇴원을 결심했다. 대신 북구보건소에서 재활방문서비스를 통해 간단한 운동처방을 받아왔지만 별 차도가 없었다. 그러기길 8년, 육체적 건강도 문제였지만 무엇보다 정신적 고통이 컸다. 자포자기한 한 씨 가족에게 희망의 불씨가 보인 건 지난달 9월부터다. 북구보건소와 연계해 주간재활센터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된 것.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차량 운송도 해주고 다양한 재활치료서비스도 받을 수 있게 됐다. 덕분에 안 쓰던 근육도 많이 풀어지고, 콧바람을 쐬며 외부사람과 접촉할 수 있어서 얼굴도 많이 밝아졌다.
우암병원·우암한방병원 주간재활센터가 지난 9월 1일 개소 후 북구보건소와 협약을 맺고 재가장애인을 대상으로 재활서비스를 지원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우암병원·우암한방병원 조민규 원장은 “복지사각지대에 있는 저소득층 뇌손상 장애인을 대상으로 다양한 재활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급성 환자에게는 치료의 연속성을, 만성 환자에게는 관절 근육수축과 합병증 등을 예방할 수 있어 치료의 시너지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뇌손상 환자에게 재활치료는 평생 동반돼야 할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낮 동안 치료를 희망하는 환자들에게 개방된 센터”라고 덧붙였다.
재활의학과 전문의 3인과 전문치료사 40명 상주
우암병원?우암한방병원 주간재활센터는 질병과 사고로 뇌손상을 입은 장애인에게 진단에 따라 놀이?미술?작업?원예치료 등을 처방하는 주간 재활프로그램이다. 특히 집에서 통원치료를 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 때문에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은 일상생활 복귀와 사회생활 적응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경제적 부담까지 덜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 병원에 입원하지 않고도 재활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에게 안성맞춤인 프로그램인 셈이다. 조민규 원장은 “우암주간재활센터는 호남지역 의료기관 중에서 주간프로그램을 처음으로 실시한 병원으로 치료를 희망하는 수요자가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센터는 재활치료에 필요한 전문 의료진과 의료기구 등의 인프라도 갖췄다. 광주·전남 대학병원을 제외하고 재활의학과 전문의가 3명이나 상주하고 있다. 또한 물리치료사 23명, 작업치료사 14명 등 전문치료사 40여명과 사회복지사가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400여평 규모의 전문치료실과 장비도 보유했다.
휠체어에 의존하고 있는 한 씨도 다양한 작업치료를 통해 굳어져갔던 근육이 훨씬 부드러워지고 우울증 증세도 사라졌다. 한 씨 부인은 “집에서 방문서비스를 받을 때는 가벼운 스트레칭에 불과했다”며 “우암주간재활센터에서는 소근육에 도움 되는 ‘바늘귀 꿰기’, ‘공 나르기’ 등 작업치료와 함께 틀어진 얼굴도 직접 만져줘 생각하지 못한 부분까지 치료받게 돼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다양한 치료 프로그램으로 일상생활 복귀 도와
재활치료는 환자의 육체적·정신적 건강 상태에 따라 1:1 맞춤형으로 진행된다. 먼저 의료진이 상담 등의 진찰을 통해 기능회복에 필요한 약물과 다양한 치료법을 처방한다. 그러면 환자는 사회복지사의 도움으로 시간에 맞춰 여러 가지 치료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재활간호교육도 실시한다. 뇌손상으로 인해 인지력이 부족한 부분을 지속적인 교육과 훈련을 통해 회복시키는 교육이다. 치료 교육을 통해 장애가 심해지는 것을 막을 수 있고, 합병증도 예방할 수 있어 전반적인 자기관리 능력을 키우는데 도움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조 원장의 설명.
그룹 활동도 실시된다. 재활스포츠, 원예, 음악, 미술, 가족, 레크리에이션 등의 집단치료를 통해 신체 기능 강화와 사회성을 기르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장애로 인해 환자와 가족이 겪는 정신적 고충을 치유하는 심리서비스도 병행된다.
재활치료 프로그램은 한 환자당 두 달 정도 진행된다. 필요하면 연장도 가능하다. 센터 이용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전 9시~오후 5시까지다.
우암병원?우암한방병원 주간재활센터 조민규 원장은 “뇌졸중이나 교육사고로 장애가 된 환자들은 퇴원 후 치료를 계속하지 않으면 거동이 어려워지게 된다”며 “치료의 연속성을 높이기 위해 가정에서 통원하면서 전문 치료사에게 지속적인 관리를 받는 것이 기능 회복에 도움 된다”고 말했다.
김영희 리포터 beauty02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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