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엽동 그랜드백화점 수선 코너에 입점해 있던 ‘수선의 명장’ 신용곤 씨가 자리를 옮겼다. 함께 운영해 오던 홈플러스 뒤편 <신철의류디자인>으로 이전, 통합 운영하게 된 것이다. 잡지, 신문 등에 ‘일산의 수선 대표’로 손꼽히던 집이라 단골들은 자연히 그의 행방이 궁금할 수밖에 없었다. 고물가 행진이 그칠 줄 모르는 요즘, 수선에 대한 독자들의 궁금증을 안고 명장을 찾아가 보았다.
수선에도 격이 있다
“옷은 만드는 순서가 있어요. 같은 순서대로 수선을 하지 않으면 모양이 나오지 않습니다. 주먹구구식으로 하는 수선이 아닙니다. 천의 질감에서 옷 만드는 과정을 모두 알고 있어서 어떤 옷이든 맵시 있게 잘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 저희 집의 차별화된 점이죠.”
일산의 수선 명장으로 불리며 35년 가까이 옷을 만들어 온 신용곤 씨는 의류 업에 몸담아 온 이래 긴 세월동안 한 번도 딴 눈을 팔아본 적이 없다. 오로지 옷만 만들어 온 이다. 맞춤양복 기능사 자격증을 갖추고, 기성복이 성행하기 전인 85년까지 소공동에서 맞춤 양복을 만들던 솜씨가 손끝에 배어있다.
맞춤양복이 사양길로 접어들고 기성복이 대중화 되면서, 자기 몸에 맞추어 옷을 입고자 하는 이들을 위해 그는 수선을 시작했다. 솜씨 좋은 이들은 대부분 기성복 쪽으로 흡수된 지금, 그는 어떤 옷이든 변형 가능하고 원하는 대로 고쳐 입을 수 있는 수선의 매력을 많은 이들에게 전파하고 있다.
맞춤 옷 부럽지 않은 솜씨
예전에는 수선하면 낡은 옷에 천을 덧대어 입는다는 인식이 강했다. 요즘은 다르다. 기성복에 만족하지 못하는 패션 감각을 가진 이들이 디자인을 바꿔 입기 위해 수선 실을 찾는다. 물론 특수 체질로 키가 유난히 키거나 목이 굵은 등 자신만의 독특한 이유로 맞춤을 입어야 편안한 이들도 단골 리스트에 오른다.
신용곤 씨의 남다른 솜씨는 고객들이 먼저 알아보고 ‘명장’이라는 애칭을 붙여주었다. 예전의 유명한 브랜드 맞춤 양장 해 입던 이들이 옷을 맡겨보고 “수선의 대가”라며 놀라 입에서 입으로 소문이 난 것이다.
백화점 매니저들이 믿고 맡기는 곳
“어떤 옷이든 걸리는 게 없어요. 모피, 밍크는 말할 것도 없죠. 말 그대로 세상의 모든 옷을 수선할 수 있어요. 고객이 원하는 대로 최대한 고쳐 드려요. 바지만 되거나 소매기장은 되는데 어깨는 안 된다는 것이 없죠.”
비결의 하나는 질 좋은 기계들이다. 좋은 기계가 있을 때 옷의 맵시도 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밍크를 수선할 때는 밍킹기를, 신축성 많은 요즘 옷에 맞는 삼봉 오봉 기계, 인터록 기계 등 흔히 갖추기 힘든 기계들을 구비하고 있다.
믿음직한 실력을 믿어주는 으뜸 고객은 바로 백화점 의류매장들이다. 어떤 곳보다 백화점의 의뢰가 많은 곳이다. 골프복 무스탕 가죽에서 수입 명품과 양복까지 다 된다. 레깅스와 속옷까지도 고칠 수 있다.
“정말 니트도 되냐고 물어보는 고객이 많아요. 니트를 고치는 기계가 있어서 할 수 있습니다. 양복은 어깨 때문에 수선 안 되는 줄 아는 분들이 많은데 새로 뜯어서 체형에 맞게 다시 만들어 드리니까 걱정 말고 가져오세요.”
신 씨는 “남성 양복으로는 수도권 내에서 이곳만큼 잘해내는 곳이 드물 것”이라고 자신했다. 외국 브랜드 명품들이 혹시라도 맡겼다가 잘못될까 걱정했던 이들도 신철의류디자인을 알게 되면 “복 받았다”며 웃는단다.
만지기 까다로운 스포츠 웨어도 신철디자인에 오면 뚝딱이다. 트레이닝복 등산복 아웃도어 수영복 자전거 의류 등 특수 재질로 만든 레저용 옷들을 고쳐내는 솜씨가 소문이 나 한번 찾은 단골은 동호인들을 단체로 소개하기도 한다.
트렌드에 맞춘 감각, 고객의 스타일을 기억하는 센스
강민철 씨는 신철의류디자인의 오랜 단골이다. 그는 신용곤 씨가 “트렌드를 읽을 줄 아는 패션 감각이 있다”고 칭찬한다.
“10년 전 옷을 가져가도 지금 입을 수 있는 옷으로 만들어 줘요. 믿고 맡길 수 있는 이유죠. 체형과 트렌드에 맞춰서 해주니까요.”
강 씨는 체중이 줄면서 커진 옷을 모두 뜯어 디자인을 그대로 만들어주는 솜씨에 감동했다. 명품 브랜드 옷을 많이 갖고 있는 그는 백화점에서 옷을 사도 신철의류디자인으로 가져온다. 다른 어떤 곳보다 신뢰하기 때문이다.
“명품 수선 실 보다 훨씬 나아요. 사장님이 직접 드레싱하고 치수를 재고 고객하고 일대일로 트렌드를 얘기하니까 옛날 옷도 다 수선할 수 있죠. 저는 지인들에게도 얘기해요. 옷만 사서 가져가면 훨씬 나을 거라고. 그 정도로 믿고 맡길 수 있는 분입니다.”
외국 나가서 사오는 버버리 코트도 신철디자인에 맡기면 맞춤처럼 만들어 낸다. 비용은 버버리코트 18~23만 원 선. 밍크코트 컬러까지 완전 리폼 5~60만 원 선, 정장 전체 리폼 4~5만 원, 코트는 8만 원 선이다.
문의 031-908-7741, 010-7799-0025
이향지 리포터 greengreens@naver.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