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밤의 미술관 습격사건 ‘예술을 꿈꾸는 공단-반월’

반월산업단지 근로자 예술향유 프로그램, 일하는 모습 담은 사진전도 개최

지역내일 2011-11-21

지난 수요일 저녁 7시, 경기미술관에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화랑공원 가로등은 어둠에 젖어 있는데 경기미술관만은 밝게 빛난다. 평소 이 시간의 미술관은 어둠과 적막이 흐르는데, 오늘은 웬일인지 환하게 불이 밝혀 있다. 왜일까? 이유는 야밤의 미술관 나들이 프로그램 ‘미술관 스캔들’ 때문이다. ‘미술관 스캔들’은 반월산업단지 근로자에게 문화예술을 향유하게 하는 ‘예술을 꿈꾸는 공단, 반월’ 프로그램 중의 하나. 이날 행사는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두 시간 동안 진행됐다. 야밤의 미술관 파티! 미술관에서 어떤 일이 벌어 졌을까?


미술관에서 찾은 창창한 우리 인생
프로그램 참여를 위해 일이 끝나자마자 달려 온 참가자들의 발길을 잡은 것은 미술관 로비에 있는 ‘반월의 얼굴展’. 일터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동료들의 모습을 담은 이 전시는 ‘예술을 꿈꾸는 공단, 반월’이 그 동안 공연한 대성전기와 stx에너지 근로자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전이다. 서울예술대학 사진과 학생들이 두 곳 사업장을 방문하여 그들이 땀 흘리는 장면을 생생하게 담았다. 경기문화재단 관계자는 “그 동안 안산역 버스정거장이나 두 곳의 사업장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정거장 공연은 불특정 대상이라 퍼포먼스 위주로, 사업장에서는 점심시간을 이용해 공연하므로 밝고 명랑한 공연을 위주로 했는데 사업장을 방문했을 때 너무 반갑게 맞이해줘 이들의 문화예술에 대한 욕구를 읽을 수 있었다”고 했다.


미술관 카페테리아에 마련된 뷔페에서 간단한 요기를 한 참가자들은 강당으로 가 한국, 몽골, 베트남의 전통음악 전공자들이 각국의 다양한 악기로 연주한  아리랑을 들었다. 눈도 즐겁고, 귀도 즐거운 공연. 공연이 끝나고 자리를 옮긴 곳은 현재 미술관에서 전시하고 있는 ‘창창인생’. 우리의 인생은 창창하다는 뜻일까? 아니면 창조,창작하며 살라는 메시지일까? ‘창창인생’은 경기도에 터를 둔 4명(권영우, 윤석남, 조성묵, 민정기)의 작가와 작품을 조망하는 전시로 이날은 특별히 미술관 최유진 관장이 직접 ‘도슨트’로 나서 참가자들을 즐겁게 했다. 미술관을 자주 찾는다는 한 참가자는 “관장님이 직접 설명하는 전시회는 생전 처음이다. 시종일관 열정적으로 설명하는 모습이 감동적이다”고 했다.


‘미술관 스캔들’ 널리 널리 스캔들 나야해요
30여분의 작품해설을 하면서 최 관장이 가장 많이 한 말은 ‘예술은 어려운 것이 아니다. 창조적으로 생각하고 표현하면 된다. 어려분도 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러보니까 여성의 삶을 모티브로 하는 윤석남 작가의 작품도, 종이 자체를 작품화 하는 권영우 작품도 난해하거나 어렵지 않다. 오히려 부채, 연꽃 등의 오브제가 친근하다. 이어지는 최 관장의 설명. ”제목이 ‘빵의 진화’인 이 작품을 보세요. 아름답죠? 소보로빵처럼 보이는 저 탑과 의자는 무엇으로 만들었을까요? 산업용 발포 우레탄입니다. 그러니까 먹으면 안 됩니다. (관람객 웃음) 진짜 빵 같죠? 바닥에 마른 풀처럼 깔린 것은 국수입니다.” “국수가 이렇게 예뻤나요?” 누군가의 질문에 참자들의 웃음이 터진다. 예술과 생활이 멀지 않음을 느끼는 순간이다.  세 살 아이와 손잡고 전시관을 돌던 한 참가자는 “사실 직장인들이 미술관을 오려면 마음먹어야 합니다. 반월, 시화공단에서 일하면서 미술관을 와 본 사람은 많지 않은 듯해요. 그냥 지나치죠. 그런 사람들을 이끌 수 있는 것은 실험적인 기획입니다. 이렇게 공연과 결합된 전시도 좋은 예가 될 듯해요. 그런 의미에서 이번 ‘미술간 스캔들’은 널리 널리 ‘스캔들’ 나야 합니다.”

남양숙 리포터 rightnam69@hanmail.net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