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안 2지구 아귀찜 길목을 내려가다 좌회전하면 도로를 따라 넓은 논과 밭이 펼쳐지는 풍경과 맞닿는다.
도심이다 싶었는데 옹기종기 기와집이 모여 있어, 안동 하회마을로 온 듯 착각에 잠시 빠지기도 한다.
흙돌담 너머 키 큰 감나무에는 감이 주렁주렁 탐스럽게 열렸고, 백구가 한가로이 거닐며 손님을 맞아 양반아씨가 된 듯 사랑채 안으로 들어선다.
200년 전통가옥에서 며느리 송경자 씨와 시동생 김경일 씨 두 공동대표가 오리·돼지 바비큐 전문 ‘사랑채’를 운영하고 있다.
오랜 역사가 느껴지는 가옥이지만 방안은 하얀 한지로 정갈하게 꾸며져 있어, 장작구이 오리 바비큐와 직접 손으로 갈아 만든 두부 버섯전골 속에서 고즈넉한 맛과 멋이 우러나온다.
매콤한 오리양념과 순하고 고소한 두부 버섯전골이 조화를 이뤄 일교차가 큰 요즘, 따끈하게 먹기에 안성맞춤이다. 깻잎지, 산나물무침 등 반찬 하나하나가 입에 착착 감겨 맏며느리의 손맛이 느껴진다.
오리 바비큐에 김치 넣고 밥 볶아먹고 전골국물까지 배불리 먹다보면 뜨끈한 방바닥이 좋아
앉아만 있다가 가기 일쑤다. 하지만 밥만 먹고 벌떡 일어나 계산만 하고 나가면 손해가 엄청나다.
왜냐하면 뒷마당을 지나 돌계단을 오르면 멋진 화원이 펼쳐지므로 꼭 식사 후 넉넉하게 여유를 가지고 가을의 정취를 느껴보자. 전통가옥 앞마당에 옹기종기 모인 국화와 이름 모를 꽃들도 정겹지만 화원에는 노란 ‘천사의 나팔’을 비롯하여 허브, 야생화, 칸나, 다육이 등 갖가지 식물과 나무들로 가득 차다. 10월말에는 100여개의 국화 화분들로 국화전시회도 가진다.
송경자 대표는 “꽃이 좋아 하나, 둘 가꾸다 보니 어느덧 해마다 전시회를 가질 정도로 풍성해졌지요. 주변 자연경관과 잘 어우러져 웬만한 국화전시회를 능가할 정도니 꼭 구경오세요”라며 환한 미소를 짓는다.
우리 전통의 맛을 이은 음식 맛도 일품이지만 오랜 역사가 고스란히 전해지는 전통가옥에서 느끼는 가을의 멋도 최고의 자랑감이다.
위치 : 중구 약사동 145번지
영업시간 : 낮 12시~오후 9시
메뉴 : 오리·돼지 바비큐, 오리불고기, 닭백숙, 촌두부
문의 : 052-297-8777
이미정 리포터 toggione@hanmail.net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