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난에 시달리고 있는 인천시의 사투가 계속되고 있다.
2012년 예산을 수립하면서 부채율 40%를 넘기지 않겠다는 목표가 제1순위로 올라와있다. 아예 새로운 사업은 꿈도 꾸지 못하고 있다.
◆인천시 “지방채 발행 안할 수도” =
인천시 부채는 2011년 6월 현재 2조7045억원. 예산대비 부채율은 38.7%다.
지방재정위기 사전경보시스템에 따라 부채율이 40%를 넘길 경우 해당 지방자치단체는 지방채 발행이나 신규사업 등의 제한을 받으며 재정건전화계획을 의무적으로 수립해야 한다. 지방자치의 기초라고 할 수 있는 지방재정의 독립성을 사실상 중앙정부에 넘겨주는 꼴이다.
인천시가 최근 발표한 2012년 예산안 추정치에 따르면 총 규모는 7조5813억원이다. 지난해에 비해 1조176억원이 늘어난 수치다. 부채율은 예산대비 부채규모이기 때문에 예산이 늘어나면 부채율은 줄어든다. 하지만 인천시는 예상대로 예산이 집행될 경우 내년 하반기면 40%를 넘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만큼 쓸 돈은 많고 늘어나는 예산도 지방세보다는 빚에서 충당한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인천시를 압박하는 사업은 2014 아시아경기대회와 도시철도 2호선 건설이다.
내년 아시아경기대회에 투입되는 예산은 4479억원. 이 가운데 지방채가 3107억원이다.
도시철도 2호선 건설사업에 투입되는 예산은 5436억원이다. 이 가운데 시비가 2700억원이다. 인천시 가용예산 대부분이 투입된다. 그나마 여기엔 예정된 1200억원의 지방채를 포함시키지 않았다. 이마저 포함시킬 경우 부채율은 40%를 가뿐히 넘는다.
인천시 관계자는 “반드시 40%를 지킬 계획”이라며 “만일 넘어갈 가능성이 커지면 지방채 발행을 하지 않는 것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경우 도시철도2호선 사업 등은 차질이 불가피하다.
◆전문가 “계속사업이라도 포기하는 결단력 필요” =
인천시 재정난이 나아지기는커녕 오히려 심화되는 원인은 안상수 전 시장 시절 무리한 사업확대에 있다.
인천시는 안 시장 시절 당초 도시철도 2호선 1단계만 건설하기로 한 계획을 수정해 2단계 공사까지 2014년 아시아경기대회 이전에 끝내기로 계획을 변경했다. 대신 2014년 이후 받을 국비를 당겨 지방채로 선투입하기로 했다. 이렇게 대체된 지방채 규모만 3년간 3600억원. 매년 1200억원의 빚을 더 내야 한다. 이 경우 2014년까지 부채율이 낮아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인천시 공무원 사이에서 “(재정구조에) 대못이 박혔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인천시는 이 때문에 최근 정부에 아시아경기대회와 도시철도 2호선에 투입되는 지방채를 부채율 계산에서 유예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국제대회인 아시아경기대회 준비를 위해 투입되는 만큼 지방재정 관리제도의 본래 취지를 고려해야 한다”는 게 인천시 주장이다. 이와 함께 아시아경기대회 주경기장 국비지원(1470억원)도 요구하고 있다.
송영길 인천시장은 최근 인천시의회 시정질문에 대한 답변에서 “인천시가 재정위험 자치단체로 지정될 경우 아시아경기대회를 치를 수 없다”고 말했다. 사실상 마지노선을 설정한 것이다.
차준택 인천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도 “획기적으로 세입이 늘어나지 않는 한 2014년까지 여건이 나아질 가능성이 없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정창수 좋은 예산센터 부소장은 “인천시는 비상상황”이라며 “재원을 중심으로 사업을 고려해야지 사업을 중심으로 재원을 고려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재원이 안되는 후순위 사업은 과감히 포기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정 부소장은 “지금까지 예산이 투입된 계속사업이라고 해도 포기할 수 있는 결단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여운 기자 yuyo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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