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개관한 울산박물관에는 숨겨진 보물 같은 장소가 있다. 아는 사람은 다 아는, 그런데 슬쩍 지나치기도 몹시 쉬운, 부지런해야 눈에 띄는 그런 곳. 박물관 2층에 자리한 카페테리아 ‘The Bistro''다.
더 비스트로는 박물관 2층에서도 왼쪽으로 치우쳐 있다. 때문에 계단을 올라가면 바로 보이는 위치지만 많은 관람객들이 박물관에 집중하다 흘려버리기 쉽다. 박물관 개관과 동시에 문을 열었지만 크게 떠들썩하지 않은 이유도 그 때문이다.
더 비스트로는 흔히 ‘카페테리아’에서 느껴지는 약간의 쉴 공간과 커피의 ‘휴게소’를 떠올리면 섭섭하다. 숙련된 쉐프의 손을 거치는 정통 이탈리아 파스타부터 스테이크와 피자, 전문점 못지않은 맛을 보장하는 커피까지 제공하는 고집 있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이다.
이집에서 가장 명당은 아무래도 입구 바로 출입구의 창가자리다. 낮에는 야외테라스를 개방하는데 울산대공원 숲이 한 눈에 들어와 전망이 최고다. 더구나 한창 가을이 익어가는 요즘, 하나 둘 물들기 시작하는 단풍을 바라보며 한 모금 넘기는 커피는 말 그대로 환상이다.
주말에는 가족단위 관람객들이 많은 덕분에 비스트로도 바쁘다. 따라서 주말에 들를 예정이라면 식사시간대를 피해가는 게 상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말모임을 비롯한 단체예약을 원한다면 미리 메뉴를 정해서 예약하는 것이 오래 기다리지 않는 지름길이다. 쉐프 혼자서 주방을 책임지는 관계로 음식이 더딜 수 있다.
대신 평일에는 조용한 가을을 혼자 맞이해도 좋을 만큼 고즈넉하다. 어느 시간 어떤 메뉴든 상관없다.
아이들과 함께라면 소시지와 신선한 샐러드가 있는 떡갈비소시지 샐러드나 스파게티가 적당하다. 떡갈비와 소지기가 주메뉴지만 샐러드가 아주 풍성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특히 스파게티는 아주 진하다. 크림의 경우 뻑뻑하다 느낄 정도로 묵직해 한결 든든하다.
혹시 부담스럽다면 브런치메뉴를 추천한다. 주먹밥이나 브라우니를 커피나 주스 등과 세트로 내는데 살짝 허기진 배를 채우기에 딱이다.
박물관도 둘러봤고 비스트로에서 여유도 찾았다면, 대공원과 이어진 길로 산책을 가보자. 가을이 춤을 춘다.
위치: 신정동 울산박물관 2층
문의: 269-2688
영업시간: 오전11시~오후10시(쉬는날:박물관 휴관일)
메뉴: 스파게티, 피자, 스테이크 등
허희정 리포터 summer0509@lyc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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