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역 내 어린이 이용 절도 피해가 빈번해 지고 있다. 지난 10월 14일 호계동의 한 아파트에서는 오후 2시30분 경 귀가하는 어린이(8세)를 학교 앞에서 접근, 학습지 교사를 가장해 집까지 뒤따라와 집 안에 있던 카메라와 귀금속 등을 절취하는 사건이 있었다. 갈산지구대 관계자는 “내 가족도 범죄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평소 조금만 주의를 기울인다면 우리의 소중한 재산을 지킬 수 있다”며 “어린이들에게 하굣길에 낯선 사람이 접근하거나 따라오면 원터치 SOS 또는 112에 신고해 같은 범죄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방범창이 설치되지 않은 세대는 반드시 방범창을 설치하고 집을 비울 때는 문단속을 생활화하며 야간에 외출할 때는 TV와 전등을 켜두고 나가는 등 절도 피해를 입지 않도록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문을 두드릴 경우 누구인지 정확히 확인하는 습관 가져야
어린이 이용 범죄 사건을 접할 때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기 마련이다. 절도피해도 피해지만 아이에게 더 큰 피해가 일어나지 않을까 걱정되기 때문. 주부 오정민(38 신촌동)씨는 “초등학교 3학년인 둘째에게 ‘낯선 사람에게 집을 알려주지 말아라’ ‘집에 혼자 있을 때는 누가 초인종을 눌러도 절대 문을 열어주지 말아라’ 교육은 하지만 ‘아래층에서 왔다’거나 ‘경비실에서 왔다’고 하면 엄마보다 먼저 뛰어나가 문을 열어준다”며 걱정했다.
한세대학교 대학원 경찰행정학과 유용봉 교수는 “경비실에서 검침을 왔다거나 엄마친구라며 아는 사람을 사칭하는 등 문을 열게 하는 범죄 수법이 점점 지능화되고 있다”며 “초인종을 누르지 않고 문을 두드릴 경우 우선 의심을 해야 하며 누구인지 정확히 확인하고 문을 여는 습관이 어른 아이 모두에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모 방송사에서 아동범죄와 관련 아이들의 심리에 초점을 맞춰 제작한 프로그램에서 놀랄만한 결과가 나왔다. 7∼12세 아이 150명을 대상으로 낯선 사람의 이미지를 그려보라고 한 결과 대부분 아이들은 남자 모자 선글라스 마스크 등으로 얼굴을 가렸거나 무서운 인상이고 심지어는 칼자국이 있거나 머리에 뿔이 달려 있다고 답했다고 한다. 하지만 현실에서 범죄자들은 다른 사람에게 접근해야 하고 아이가 자신을 믿어줘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평범하고 친절한 사람이기 쉽다.
전문가들은 어린이들에게 낯선 사람에 대한 고정된 관념을 주지 말라고 당부하고 있다. 좋은 사람도 화가 나면 나쁜짓을 할 수 있고 나쁜 사람은 남자일수도 여자일수도 있다. 또 동네에서 마주치는 어른일수도 있고 처음 보는 사람일 수도 있다. 아이에게 친근감을 주기 위해 애완동물과 함께 있을 수도 있다.
원터치 SOS 가입 및 놀이통한 현장교육으로 위기상황능력 키워
아동범죄자들이 아이들을 이용해 절도를 하거나 유괴 등 범죄를 저지르는데는 애정을 표현하거나 도움을 요청, 애완동물·선물·장난감·게임·친숙한 이름 등을 이용하거나 위급상황을 가장하는 등 몇 가지 정형화된 패턴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중 유독 아이들에게 약한 패턴은 도움을 요청하는 패턴. 어린이들은 아주 어릴 때부터 부모님과 주위 어른들의 입을 통해 착한 사람이 되라는 말을 들어온다. 그런 이유로 어린이들은 타인에게 착한 사람으로 보여지는 것과 착한 행동을 했을 때에 얻어지는 칭찬을 좋아하며 그러한 칭찬이 아이에게는 만족감을 준다. 착한 아이들이라면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있을 때 누구나 도와주고 싶어한다. 때문에 위험할 수 있으니 직접 도와주지 말라고 하는 것은 아이들에게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 교육을 하는 부모입장에서도 어떻게 교육해야 할지 난감하기는 마찬가지. 전문가들은 “직접 도와주지 않는다고 해서 나쁜 아이가 아니라는 것을 아이에게 알려줘야 하며 직접 도와주지 않는 대신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을 도울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알려줘야 한다”고 조언한다. 낯선 사람이 도움을 요청할 때 그들을 직접 도와주는 대신 부모나 선생님 등 어른에게 먼저 물어보라고 가르쳐야 한다고.
무엇보다 어른은 아이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다는 점을 아이에게 알려주어야 한다. 어른은 어른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절대로 유치원생이나 초등학생에게 도와달라고 하지 않는다.
또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가급적 아이 혼자 집에 두지 않도록 해야 한다. 잠시 집 앞 마트에 다녀온다고 아이를 혼자 두고 외출할 경우 누군가 침입할 수도 있고 아이가 엄마를 찾으러 밖으로 나갈 수도 있다. 어린아이는 전화를 받아도 집안내부 정보를 그대로 노출시킬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전화벨이 울려도 엄마가 없을 때는 아예 받지 않거나 ‘엄마 화장실에 있어요’라고 말하도록 교육한다. 위급상황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원터치 SOS에 가입해두는 것은 물론 종종 놀이를 통한 현장교육을 해보는 것도 상황대처능력을 키우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백인숙 리포터 bisbis680@hanmail.net
▶ 원터치 SOS란?
원터치 SOS는 범죄 위기 순간에 신청자가 자신의 휴대폰 단축번호1번(112)을 누르게 되면 경찰서 112신고센터에 현재 위치정보가 표시되어 범죄 현장에서 가장 가까운 순찰차를 신속히 현장으로 출동시켜 범인을 검거하고 피해자를 구조하는 사회안전망서비스이다. 원터치SOS는 가입 희망자가 직접 가까운 지구대나 경찰서를 방문하여 동의서를 제출하고 자필로 가입의사를 밝혀야 하며 미성년자는 부모와 함께 방문하여 반드시 동의서를 제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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