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집집마다 건조와의 싸움이 시작되었다. 차가운 공기보다 건조함이 아토피나 호흡기 질환을 악화시킨다하여 집안 습기유지에 어느때보다 신경을 쓰게 된다. 최근 일어난 가습기 세정제가 폐질환을 일으킨다는 사건 때문에 가습기 사용을 꺼리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가습기를 대신할 그 무언가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집안을 촉촉하게 만들 수 있는 좋은 방법은 없을까?
숯은 습기에도 장식에도 좋아요
추운 날씨보다 건조한 걸 못 참는 주부 김은희(39·중동)씨. 그래서 가을만 되면 가습에 가장 신경을 쓴다.
“처음엔 가습기를 사용했죠. 청결하게 유지하는 것도 힘들고 가습량이 지나쳐 현기증이 일어나기도 하더라구요.”
그래서 김씨는 국산 참나무 숯을 구입했다고 한다. 그리고 항아리 뚜껑에 작은 돌과 숯을 넣어 물을 부어 둔다. 이틀에 한 번은 물을 부어야 할 정도로 증발량이 많다고 한다. 원래 숯은 습기가 많은 곳에 있으면 습기를 빨아들이고 건조한 곳에 있으면 습기를 내놓는 성질이라 가습기 대용으로는 그만이다. 그뿐만 아니라 냄새를 빨아들이는 성질에 장식효과까지 있다. 2주에 한 번 정도 숯을 흐르는 물에 씻으면 개운하게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만으론 부족하다는 김씨. 시중에 판매하는 접착식 수건걸이를 구입해 햇살이 가장 잘 들어오는 창에 붙여 젖은 수건을 24시간 걸어둔다. 남향창의 지나친 햇살도 적당히 막아주면서 가습효과로는 만점!
“방마다 수건을 걸어두고 하루에 두 번씩 물을 젖셔야 하는 것이 좀 귀찮지만 아이들 감기예방에 확실히 효과가 있는 것 같아요.”
김씨는 이왕이면 커튼과 어울리는 수건을 마련해 걸고 있다. 또 아이들 방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색깔과 캐릭터로 걸어주는 센스를 잊지 않는다.
밤새 옷이 마르면서 집안 공기를 촉촉하게~
“빨래한 옷이 마르면서 가습기 역할을 하죠.”
결혼 11년차인 최수진(39, 온천동)씨는 가습을 위해 빨래를 밤에 한단다. “결혼 초기에는 많이들 그렇듯이 가습기를 썼죠. 아이를 낳고난 뒤 가습기 위생에 상당한 신경을 써야한다는 것을 알았어요.” 항상 청소하고 새 물로 갈아줘야하는 등 부지런을 떨어야했던 것이 최씨의 다소 게으른 성격과는 맞지 않았다고.
“최대한 집안일을 줄이자(?)가 제 인생의 모토예요. 가습기 청소가 별일 아닌 듯 보여도 날마다는 못했겠더라고요. 그래서 빨래를 저녁에 하기로 했죠.”
마침 이사한 집이 동향이라 아침 일찍 해가 들기 시작해 점심쯤이면 해가 넘어 가더란다. “보통 아이 학교 보내고 집안일을 시작하는데 빨래가 다됐을 때는 직사광선을 받지 못하는 환경이 반복되더라고요. 차라리 밤에 빨래해 널어놓으면 아침 일찍부터 햇빛을 받기 시작하니까 더 잘 마르고, 또 밤새 가습이 되니까 일석이조죠.”
날마다 빨래를 하지는 않기 때문에 빨래가 없는 날에는 하루 종일 썼던 수건을 방에 널어놓는다는 최씨. 단 섬유유연제가 호흡기에 민감한 사람에게는 좋지는 않다는 말이 있다며 최소한의 양만 사용한다고 했다.
어항이나 수중재배 식물로 습도유지
어항을 이용해 습도를 유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이들이 아토피피부염을 앓아 습도 유지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는 박은진(37, 남천동)는 식물과 물고기를 키운다. “처음에는 물고기를 키우는게 귀찮고 어려울거 같아서 아이들이 사달라고 할 때 반대했는데, 키우기 쉽다고 하는 물고기를 항아리 뚜껑같은 곳에 두고 키우니 아이들이 정말 좋아해요” 그냥 그릇에 물을 떠 놓는 것보다 보기에도 좋고 습도도 유지해 주니 좋다고 한다. 집안에 수경재배식물을 키우는 것도 도움이 된다. 관음죽, 개운죽, 행운목 등의 수경재배식물은 공기정화에도 도움이 되고, 습도 유지에도 좋다. “가을이 되면 하루에 5센티미터 이상 물이 증발되는 것이 보인다”고 하며 그냥 그릇에 물을 떠 두는 것보다 음이온이 발생하는 수중식물을 이용하라고 권장한다. 그리고 수중식물은 전체 물을 갈아 주어선 절대 안 된다고 한다. 물의 양이 줄면 추가 해주는 식으로 관리하는 것이 요령이다.
가습기 사용땐 청소가 필수
이렇게 각종 가습기를 대체할 만한 것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가습기를 올바르게 사용한다면 가습기사용이 꼭 나쁜것 만은 아니다. 가습기는 고여 있는 물이기 때문에 조금만 시간이 지나도 각종 세균이 증식하기 쉽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가습기 세정제를 사용해왔는데, 가습기 세정제 속 살균성분이 폐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는 보고가 나와 보건당국은 가습기 세정제의 판매와 사용자제를 권고하고 있다. 가습기를 청소할 때에는 먼저 손을 깨끗이 씻고 물통과 함께 진동자부분, 분무가 되는 입구까지도 깨끗이 씻어야한다. 중성세제를 사용하여 세척했다면 꼭 깨끗이 헹구어야 고장을 일으키지 않는다. 가습기는 직접 습기가 닿으면 기관지염을 유발 할 수도 있고 체온을 떨어뜨릴 수도 있으니 최소한 2m이상 거리를 두고 3시간 이상 연속해서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장정희리포터 swtdrea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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