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가 소화기질환에 미치는 영향

지역내일 2011-10-23

사람은 희(喜), 노(怒), 우(憂), 사(思), 비(悲), 공(恐), 경(驚) 등 일곱 가지 감정을 가지고 있는데, 이 일곱 가지 감정을 칠정(七情)이라 한다.
우리는 눈, 코, 귀, 입을 통해서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하는데 수시로 느끼는 감정의 변화에 따라 우리 몸의 기운도 흐름이 변하게 된다. 이때 적당한 스트레스는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게 만들며 삶을 변화시키고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감정의 변화가 지나쳐 한쪽으로 치우치게 되면 우리의 오장육부를 상하게 된다. 이처럼 감정의 변화에 의해 생긴 병을 한의학에서는 칠정손상(七情損傷)이라 하며 우리가 흔히 말하는 화병(火病)이 칠정손상에 해당되는 것이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짜증이 나고 화가 나면 우리 몸에서 ‘아드레날린’이라는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된다. 아드레날린은 교감신경을 긴장시켜 심장박동과 호흡수를 증가시킨다. 심장박동과 호흡수의 증가는 가슴을 두근거리고 답답하게 하며, 잠이 오지 않고, 잠이 들어도 깊은 잠을 이루지 못해 꿈을 많이 꾸게 된다. 자고 나서도 몸이 무겁고 항상 피곤함을 느낀다.


교감신경의 긴장으로 횡격막 위쪽의 심폐기능은 항진된 반면에, 부교감신경의 지배를 받는 내장평활근의 운동은 저하되어 위장, 소장, 대장의 운동능력은 떨어지게 된다. 그래서 소화가 잘 되지 않고 위속에 음식물이 오래 머물러 열이 발생된다. 그 열은 아래로 내려가지 못하고 위로 거슬러 올라가게 되어 구역, 트림, 신물, 메스꺼움, 속쓰림 등을 유발하고, 오래되면 열과 가스가 발생되어 위벽을 자극해 위염이 발생한다. 그렇게 발생된 염증부위에서 계속 열기가 위로 올라가니 목안에 뭔가 걸린 것 같은 매핵기가 생기고 점점 신물이 올라오면서 심하면 음식물까지 넘어오는 역류성 식도염이 발생하게 된다.


또한 소장과 대장의 기능저하로 운동능력이 떨어지니 아랫배의 혈액순환이 원활치 않아 아랫배가 차가워진다. 장운동이 안 되니 음식물의 장내 체류 시간이 길어지고, 그래서 가스가 많이 생기고 변이 가늘고 딱딱해지며 변배출이 원활하지 않아 잔변감이 남는다. 아랫배가 더부룩하고 아랫배에 온기가 없으니 남자는 전립선기능이 떨어지고, 여자는 냉이 생기고 더불어 자궁이 차가워지며 자궁질환이 증가하게 된다.


이렇듯 많은 병의 원인이 스트레스 즉, 화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다. 특히 화병은 자율신경과 밀접한 연관이 있고, 인체에서 자율신경의 지배를 가장 많이 받는 곳이 소화기 계통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현대인의 만성 소화기 질환의 상당수는 스트레스가 원인이다. 

도움말-한의학박사 김성훈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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