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헌구의 우리음식이야기⑩]인삼, 얼마나 좋길래 만병통치약이라 할까 - 인삼먹는 법
‘천년인삼’이 우리를 만나면 뭐라고 속삭일까?
인삼은 조물주가 인간에게 내려준 신비의 명약이라는 사실은 이미 세계에 널리 알려져 있다. 고려인삼으로 일컬어지는 우리 인삼은 1500년전 고대 중국의 문헌에 회자되면서 당시 사라센 제국 등 중동 지방까지 교역했다.
강처사 설화
1000여 년 동안 역사의 질곡을 함께 해온 ‘고려인삼’은 ‘강처사 설화’와 맞닿으면서 우리의 가슴을 울린다.
충남 금산군 남이면에 강씨 성을 가진 선비가 일찍이 부친을 여의고 모친마저 병들어 자리에 눕게 되었다. 효자인 아들은 진악산에 있는 관음굴에서 정성을 들여 모친의 병을 낫게 해달라고 빌고 또 빌었다. 그러던 어느 날 꿈속에서 산신령이 나타나 ‘관음불동 암벽에 가면 빨간 열매 세 개가 달린 풀이 있을 것이니 그 뿌리를 달여드려라. 그러면 네 소원이 이뤄질 것이다.’하고는 홀연히 사라졌다.
강 선비는 꿈이 하도 이상해 꿈속에서 본 암벽을 찾아가니 과연 그런 풀이 있어 뿌리를 캐어 어머니께 달여 드렸더니 모친의 병은 완쾌되었고, 그 씨앗을 남이면 성곡리 개안이 마을에 심어 재배하기 시작하니 이것이 처음으로 인삼을 인공적으로 재배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 뿌리의 모양이 마치 사람의 모습과 비슷하다 하여 인삼(人蔘)이라고 불리게 됐다.
2010년 2월 부산 원광사 목조 관음보살상 복장(腹藏)에서 발견된 ‘천년인삼’은 탄소연대측정 결과 1060±80년의 것으로 고려시대 재배한 것으로 판명됐다. 문화재청에 국가지정 문화재(보물)신청을 내놓은 상태며 감정가는 5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깊은 잠에 빠져 있던 ‘천년인삼’이 우리를 만나면 뭐라고 속삭일까?
인삼, 만병통치약이란 뜻
한국인의 힘은 인삼에서 나온다는 말처럼 인삼은 한국인의 대표 보양식품이다. 인삼이 몸에 좋다는 것은 ‘전 국민의 상식’이다. 그런데 어디에 좋고, 어떻게 먹어야 효과가 있으며, 또 인삼으로 어떤 요리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선 막연한 것이 현실이다.
고려인삼의 수명은 파낙스 진생(Panax ginseng)으로 ‘만병통치약’이라는 뜻이다. 중국의 도홍경이 지은 ‘신농본초경’에는 모든 약을 그 쓰임새와 가치에 따라 상·중·하로 나눴는데, 인삼은 상약(上藥)에 두었고, 우리나라의 허준이 쓴 ‘동의보감’에도 ‘오장의 기가 부족한데 쓰며, 정신을 안정시키고, 눈을 밝게 하며, 기억력을 증진시킨다.’고 돼 있다.
우리가 수천년을 최고의 명약으로 삼고 먹었어도, 인삼은 서양학자들이 관심을 가지면서 과학적으로 약리학적 효능이 입증되기 시작했다. 정신적·육체적 또는 생리적 스트레스를 해소시키고 피로를 회복 해줌으로서 질병에 대한 저항력을 증대시키는 것으로 임상실험 결과 밝혀졌다. 또 심인성 발기부전증을 개선시키는 등 성기능 장애에 효과가 있고, 암세포의 증식과 암의 전이를 억제하고 항암제의 부작용을 경감시키는 등 항암효과도 탁월한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인삼과 음식
흔히 인삼을 ‘먹는다’ 대신 ‘복용한다’라는 표현을 자주 쓰곤 한다. 인삼에 대해 ‘약’이라는 인식이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삼계탕에 한 두 뿌리 넣어 먹거나 인삼차로 마시는 것이 음식·음료로 먹는 정도가 전부였다.
하지만 인삼 효능의 우수성이 알려지고 일반에게 널리 보급되면서 인삼을 활용한 각종 음식이 개발되고 다양한 활용방법이 알려지고 있다. 손쉽게 가정에서도 인삼으로 만들 수 있는 몇 가지 음식을 소개한다면, 조선시대 닭은 계란을 얻기 위해 집에서 키우는 귀중한 가금류였다. 그래서 사위가 와야 계란을 낳는 씨암탉을 잡는다는 말이 생겨났다.
1960년대에 계삼탕이 삼계탕으로 바뀌었다. 닭 뱃속에 찹쌀 넣어 끓인 ‘계탕’에 수삼을 넣어 ‘보양의 상징’ 삼(蔘)을 앞세워 서민을 유혹하며 그 이름에 삼(蔘)을 내세울 수밖에 없었던 모양이다.
수삼을 어슷하게 저며 썰어 팥과 검은콩, 대추, 밤 등과 함께 넣고 밥을 하면 인삼 특유의 향이 일품인 인삼영양밥이다. 수삼을 얇게 세로로 썰고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샐러드용 야채에 소스를 얹으면 인삼샐러드가 된다.
깨끗하게 씻어 물기를 완전히 말려 어슷하게 저며 썰어 준비해 두고, 마늘도 얇게 저며 썰어, 수삼과 마늘을 한데 담고 물을 넣어 고루 섞은 뒤 검은 깨를 뿌려 밀폐용기에 담가 2~3일 재웠다가 매일 아침 한 숟가락씩 먹으면 그야말로 건강 충전인 인삼마늘 꿀절임이다. 튀김요리, 탕수육 등 다양한 요리들이 선보이고 있고, 요즘엔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홍삼농축액·홍삼분말·홍삼절편 등이 인기다.
고려인삼의 속명은 파낙스 진생으로 ‘만병통치약’, 인삼은 약처럼 복용하는 것이 아니라 먹는 것이다.
글 에스코드스쿨 조헌구 원장 054)458-88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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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전득렬 팀장 papercup@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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