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 좋다④ - 기장 아홉산

아홉 봉우리 넘나들며 풍경에 취하다

지역내일 2011-10-21 (수정 2011-10-21 오전 9:11:37)


임도를 따라 걷다보면 오른쪽에 하영봉으로 올라가는 비탈길이 보인다


완연한 가을이다. 온 산이 형형색색 물들고 있다. 걷기 좋은 계절이 다가기 전 가을의 정취를 한껏 느껴보자는 등산객들의 발걸음은 한층 더 바빠지고 있다.
아홉산은 이름 그대로 아홉 개의 봉우리를 넘나들며 산행을 하기에 붙여진 이름이다. 353m높이의 아담한 산이지만 생각만큼 만만하지는 않다. 들머리에서 봉우리에 이르는 산길은 꽤 가파르다. 일단 첫 번째 봉우리에 오르면 능선을 타고 오르락내리락 아홉 개의 봉우리를 타고 넘는다.
울창한 숲 사이로 산길을 오르는 재미도 좋지만 등산의 묘미는 아름다운 주변 경관이다. 아홉산을 찾는 가장 큰 이유도 ‘회동수원지’ 주변을 빙 둘러싸고 있는 산이기에 멋진 풍경을 감상하며 걸을 수 있어서다. 빽빽하게 우거진 숲만 바라보는 산행이 답답하다면 아홉산이 제격이다.


회동수원지 전경이 한반도지형처럼 보이는 구간이 이어진다


회동수원지 근처 동대교를 들머리로

대부분의 산행이 그렇듯 아홉산 역시 들머리는 잡기 나름이지만 보통은 회동수원지 근처 동대교나 철마면 소재 식당인 ‘밤나무집’ 앞마당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회동수원지 근처에 있는 동대교를 건너 도로를 따라 가다보면 정관신도시로 가는 도로 교각 밑을 지난다. 도로 교각에서 100m 정도 가다보면 도로 좌측에 상수원입간판이 보이고 그 옆으로 시멘트 도로가 나온다. 임도를 따라 오르다보면 우측에 좁은 오솔길이 보인다. 밧줄이 늘어져 있는 오솔길을 택하면 제법 가파른 오르막길에 접어들게 되는데 20분 정도 쉬지 않고 올라가면 하영봉(260m)에 다다른다. 하영봉임을 알리는 앙증맞은 표지석이 귀엽다.
등산을 즐겨하는 이들에게 하영봉까지의 오르막길은 별 것 아니나 평소 운동을 게을리 했다면 숨차는 코스다. 그러나 하영봉에 올라 회동수원지 전경이 눈앞에 펼쳐지는 순간 이제까지의 수고는 말끔히 보상받는다. 함께 간 일행 중 평소 산행을 즐기지 않는다는 후배는 “이런 장관을 볼 수 있다면 산에 오를만하다”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멀리 금정산 능선을 조망하면서 걷다보면 어느 순간 회동수원지 전경이 한반도지형처럼 보이는 구간이 이어진다. 신기한 풍경이라 카메라에 담는다. 하영봉에서부터 능선을 타고 오르락내리락 산길을 걷게 되는데 그리 힘든 코스는 아니다. 날머리는 철마면에 있는 식당인 ‘밤나무집’이다.


하영봉에서 내려다보이는 회동수원지


철마면 ‘밤나무집’을 들머리로

철마면 밤나무집 앞마당을 들머리로 잡아 산행을 시작하는 경우도 많다. 도시철도 범어사역에서 내려 금정중학교 앞에서 2-3번 마을버스로 갈아타 철마면사무소에서 하차, 대곡방면으로 조금 걷다보면 밤나무집 간판이 보인다.
밤나무집 뒤편 산으로 접어들면 ‘입산금지’ 표지판이 나온다. 입산통제기간만 아니면 산행이 가능하므로 당황하지 말 것. 본격적으로 산길에 다다르면 경사가 가파른 길이 시작된다. 20분정도 오르면 첫 번째 봉우리를 만날 수 있다. 여기서부터 능선을 타고 오르내리는 산행을 시작하면 된다. 여섯 번째 봉우리가 아홉산 정상이다. 작은 정상석이 있었는데 언제부터인가 안 보인다.
아홉산을 등산하면서 볼 수 있는 색다른 재미는 중간중간 이산(李山)이라고 새겨져있는 작은 비석을 발견하는 것이다. 이씨 왕조의 산임을 알리는 표식이라는 말도 있고 인천 이씨의 문중산임을 의미한다고도 알려져 있는데 전자가 맞는 설명이다. 회동수원지로 하산하게 되는데 좀 더 걷고 싶다면 회동수원지 둘레길을 추천한다.


아홉산 정상석, 언제부터인가 안 보인다


아홉산 등산코스

회동동 버스종점-동대교-회동수원지상수원보호초소-수질보전안내판(상수원입간판)-철탑-아홉개 봉우리-인천 이씨 가족공동묘지-밤나무집-철마면사무소 코스로 3시간 정도 소요된다.  

이수정리포터 cccc09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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