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 사는 즐거움 중 하나를 들자면 아마도 ‘바다’관련 체험 아닐까. 해양 도시답게 인천은 차를 타고 30분 안에 바다 풍경은 물론 먹을거리들을 접할 수 있어 좋다. 가을걷이가 한창인 수확의 계절에 바다도 예외는 아니다. 연안부두 어시장에 나가면 주말 식탁을 장식한 싱싱한 어획물들이 널려있어 입맛을 돋운다.
< 꽃게찜 할까 대하구이 할까
연안부두 어시장은 인천항을 지나 여객터미널 맞은편에 자리한다. 외지에서도 잘 알려진 연안부두 어시장의 특징은 어류의 모든 종류를 한 자리에 모아 놓은 수산 백화점 격이다. 시장은 선어 도소매와 활어, 건어, 냉동, 패류, 젓갈코너로 나뉜다.
시장에 들어서면 그날 들어온 활어 외에도 살아있는 각종 해산물들로 그득하다. 특히 추석 이후부터 많이 잡히기 시작하는 꽃게는 지금 먹어야 살이 달고 속이 꽉 들어차 알차다.
어시장 측은 “꽃게가격은 예년에 비해 별 차이는 없다. 옹진수협 위판 기준 꽃게 가격은 1kg당 8000원~1만2000원 선이다. 따라서 인근 인천종합어시장에 오면 비슷한 수준에서 꽃게를 크기별로 구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국내산 대하도 나오기 시작했다. 연안어시장에서 볼 수 있는 대하는 두 종류. 크고 두꺼운 모양은 대부분 원양어선에서 냉동시켜온 것들이다. 대하 가격은 kg에 2만 원대부터 더 큰 것도 있다.
냉동보다 살이 달고 연한 국내산은 자연산 내지 양식 대하로 나뉘지만 일반인 눈으로는 구별해내기란 쉽지 않다. 가격은 중간 크기 50마리 기준 1만원이다. 일반 대하 구이 집에서 먹었을 때 3만 원대에 비하면 기름 값이 아깝지 않은 가격이다.
< 직접 사서 그 자리에서 먹는 즐거움
연안부두 어시장에서 주부들이 특히 많이 찾는 곳은 활어코너다. 활어 종류는 광어와 도다리에서부터 가격이 낮은 숭어까지 다양하다. 특히 가을철 별미로 쳐주는 전어도 제철을 맞아 한창이다. 활어회는 대체도 그 자리에서 직접 떠갈 수 있다.
아이들까지 좋아하는 광어회는 1마리에 대자 3만원, 중자 2만원이다. 일반 일식 횟집과 비교했을 때 반 가격이다. 일반 활어회 외에도 이곳 어시장에서 놓치면 아까운 먹거리들은 또 있다.
바로 산 낚지와 아나고 및 홍어회다. 모두 한 접시에 각각 1만원이다. 또 찬바람이 불면서 나오기 시작한 생굴은 덕적도와 대부도산 공히 400g 한 근에 6000원 안팎으로 푸짐하게 나와 있다.
이밖에도 연안부두 어시장 젓갈코너도 들러보면 좋다. 새우젓을 비롯해 멸치액젓과 까나리는 물론 명란과 오징어젓갈까지 종류별로 원하는 만큼 구입이 가능하다. 특히 김장용 멸치젓과 황석어젓은 직접 사다가 집에서 따로 내려 사용하도록 몸통 채 판매한다.
< 연안부두 어시장 100배 활용하기
연안부두 어시장에서는 한 가지 이색적인 풍광을 접할 수 있다. 시장 들어가는 입구마다 성업 중인 작은 포장마차 식 음식점이다. 그냥 얼듯 보기에는 시장 나온 사람들 요기정도 하는 분식집 같지만 사실은 이곳이야말로 알뜰 이용 코너다.
이곳에서는 시장에서 방금 뜬 회거리와 해산물들을 펼쳐놓고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 입구마다 문을 연 음식점 코너에서는 실비로 포장해온 회거리를 초장과 술값만 받고 먹도록 하고 있다. 그야말로 싱싱한 회를 그 자리에서 맛보며 즐기는 묘미를 낭만이다.
선어부 4호 게이트 앞 재우네 8호 음식점 측은 “손님들은 회를 펼쳐놓고 원하는 술 종류와 따끈한 국물을 주로 찾는다. 또 식사용으로 간단한 국수나 죽 또는 튀김 종류 등도 이용가능하다”고 말했다.
싱싱한 활어회를 맛보거나 구입했다면 건너편 해양광장에 들러 바닷바람을 쏘여도 좋다. 광장에는 크고 작은 예술무대 공연들이 심심치 않게 열린다. 또 이어진 항구에는 오가는 고깃배와 분주한 여객선 저편으로 서해바다를 직접 보는 낭만도 덤으로 선사한다.
( 연안부두 어시장 888-4241. 네비게이션-인천종합어시장 )
김정미 리포터 jacall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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