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때로 어머니들이 “선생님, 아이에게도 치질이 생기나요?”라는 질문을 받는다. 치질(痔疾)이란 한문 그대로 항문에 생기는 모든 질환을 말하는데 즉, 항문이 찢어지는 치열, 항문이 곪는 치루, 항문 혈관과 점막이 늘어나서 빠지는 치핵, 항문이 가려운 항문소양증 등 항문에 생기는 모든 병을 총칭한다.
성인에서는 치질 중 치핵이 가장 많이 발생한다. 그러나 어린아이들은 변을 볼 때 약한 항문 점막이 찢어지면서 항문 출혈이 발생하는 치열이 가장 많다. 치열이 반복되고 오래되면 찢어진 외부의 살이 항문 밖으로 볼록 튀어나온다. 특히 어린아이에서는 어른과 달리 치열이 깊고 약간 붓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더욱 두드러져 보인다. 또한 어떤 경우에는 통증이 없이 항문 밖으로 빨간 점막이 돌출 되는 경우도 있다.
어린아이들은 직장벽이나 점막이 느슨하여 배변 시 밀려나오는 직장탈일 경우가 많으며 나이가 들면서 직장점막과 직장벽의 결합이 단단해지면 저절로 밀려나오는 것이 대부분 없어지게 되니 걱정할 필요는 없다. 그리고 아기에게서는 면역력이 약해 항문에 염증이 생기는 치루가 때때로 발생한다.
이런 소아치루는 성인과는 다른 특징이 있는데, 출생한 후 6개월 내에 처음 발생하는 빈도가 높으며 95%이상이 남아에서 발생한다. 또한 모유보다는 우유를 먹는 아이에게 많이 발생한다. 치료는 항문주위에 발진만 있고 아직 고름이 잡히지 않았을 때는 항생제를 우선 투여해 경과를 관찰하다가 고름이 확실하게 잡히면 절개를 넉넉하게 하여 고름이 잘 빠지도록 한다. 치루 줄기가 만져지거나 재발하면 치루 수술을 시행해야 한다.
소아치루의 원인은 성인과 같이 항문내 분비샘의 감염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청소년기에 치루가 발생하는 경우에는 크론병을 반드시 의심해야만 한다. 크론병은 아직 원인을 잘 모르는 염증성 장질환의 일종으로 소장, 대장에 만성적인 염증을 초래하지만 때때로 항문을 침범하여 치루를 일으키기도 한다. 이때 주의해야 할 점은 크론병에 의해 발생한 치루는 수술에 매우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데 변실금의 위험성이 높아질 뿐 아니라 수술상처부위가 낫지 않고 계속 악화되는 경우가 흔히 있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의에게 진찰을 받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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