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 열풍 ‘우리 동네 둘레길’ ② 동구, 울주군 편

바닷길 따라, 옛길 따라 … 마음을 내려놓다

지역내일 2011-10-17

단풍 빛이 나날이 짙어간다. 갈바람 든 마음자락이 어지러울 때는 혼자 집을 나서도 좋다. 격하게 외롭고 쓸쓸해서 더욱 멋져 보이는 가을이 아니던가. 완전히 익어가는 가을길을 걸어보자.


동구 대왕암길 … 울창한 송림과 바다의 아름다운 조화
대왕암길은 동구 대왕암공원 관리사무소~바깥막구지기~안막구지기~용굴~탕건암~울기등대~용추암~용디이목 전망대~고동섬 전망대~성끝마을~슬도소공원까지 총 4km 구간이다. 걸어서 1시간 ~ 1시간 반 정도가 걸린다.
일산해수욕장을 지나면 울기등대가 우뚝 서 있는 울기공원이다. 산뜻한 공간을 가진 이 공원 옆에는 울퉁불퉁한 바위해변을 보고 놀란 가슴을 진정 시킬 수 있는 일산해수욕장의 모래밭이 펼쳐져 있어 더욱 좋다.
공원입구에서 등대까지 이르는 송림 산책로는 1백년의 수령을 자랑하는 소나무의 웅장함과 산과 바다 숲의 아늑함을 느끼게 한다. 송림을 벗어나면 탁 트인 해안절벽으로 마치 용이 조화를 부린 듯 각양각색의 검붉은 바위가 푸른 바닷물에 엎드려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거대하고 웅장한 암석이 춤을 춘다.
대왕암은 하늘로 용솟음치는 용의 모습 그대로다. 점점이 이어진 바위를 기둥삼아 가로놓인 철교를 건너면 대왕암에 발을 딛게 된다. 댕바위 혹은 용이 승천하다 떨어졌다 하여 용추암 이라고도 하는 이 바위는 신라 문무왕의 호국룡 전설에 이어지는 이야기가 있다.
해맞이광장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서면 몽돌해변이다. 몽돌해변을 지나 고동섬 전망대를 거쳐 흙길을 걸으면 성끝마을이다. 이 곳 갈림길에서 해안산책로를 따라 걷다보면 방파제와 제주도 부럽지 않은 수려한 풍경을 자랑하는 슬도등대가 반긴다. 최근 새롭게 단장한 슬도공원은 쾌적한 환경을 자랑하며 등대부근으로 가족낚시터에는 낚시꾼들이 부지런히 드나든다. 
또 슬도소공원 입구에는 해녀들이 건져올린 전복, 고동, 성게 등도 만날 수 있다. 반대로 슬도소공원에서 울기등대쪽으로 걸어도 좋다. 방어진수협 뒷길(이정표 있음)에서 슬도입구까지 차가 들어간다.


울주군 범서 옛길 … 마을과 마을, 마음과 마음을 이어주는 길
시리덤 길은 울주군 범서읍 천상과 청량면 율리를 이어주던 산길이다. 마을과 마을, 마음과 마음을 이어주는 옛길이다. 
이 길에는 울창한 소나무 숲과 참나무 숲이 위용을 드러내고 있다. 사람의 발길이 뜸해 낙엽이 떨어진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옛 천상의 본동 자리인 벽산아파트를 출발해 시리덤삼거리, 시리덤(코끼리산), 대동골삼거리, 불송골절터, 불송골저수지, 댓골입구로 이어지며 대동골삼거리에서는 율리로 뻗어나간 옛길이 연결돼 있다. 범서읍 천상리 벽산아파트 옆에는 문수산 산행길이 위치하고 있다.
이곳에서 조금은 가파른 언덕길을 오르다 보면 천상 정수장길이 이어지고 조금 더 발을 내디뎌 보면 조그마한 삼거리가 나온다. 이곳이 코끼리산 아래 시리덤삼거리다.
시리덤(시루덤이라고도 불림)이라 함은 건너편 구영리 또는 산 아래에서 봤을 때 그 모습이 떡시루와 같은 모양이라 해 구전으로 내려오는 명칭이다. 코끼리산이라는 명칭 역시 그 형태가 코끼리와 흡사해 이러한 명칭이 붙었다고 한다.
이 산은 또 멀리서 보면 그 모습이 마치 여인의 치마폭과 같은 모습이다. 산을 앞에 두고 주먹을 들어 자신을 향하게 하면 손가락 골 사이로 파인 모습이 마치 여섯 폭의 치마와 같은 형태다. 이 치맛자락은 산 아래 대동마을로 향하며 마을을 감싸고 있는데 그래서인지 대동마을에는 예부터 동네 안 혼사가 많았다고 한다.
시리덤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사람들의 발걸음이 잦은 문수산 산행길이 연결되고 가파른 왼쪽 길을 선택하면 천상 대동마을과 청량면 율리로 향할 수 있는 옛길이 전개된다.
시리덤 꼭대기를 지나 수십여 미터 더 가다보면 보일 듯 안 보일 듯 숲 아래로 향한 길과 마주한다. 이 길이 대동골과 연결된 길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또 다른 옛길이 기다리고 있다. 청량면 율리 방향으로 향하는 길이다. 천상마을 사람들과 대동골 사람들이 마주치는 삼거리다. 
이곳을 통해 범서 사람들은 율리로 넘나들었다. 볼일도 보고 시집, 장가 행렬도 모두 이곳을 통했다.대동골로 이어진 나선형 길을 따라 내려오면 절터가 보인다. 절터에는 돌무더기가 산재해 있다. 아래로 조금 더 가면 불당골못이라는 저수지가 나오고이곳을 지나면 갑자기 길이 넓어진다. 차량 한 대쯤은 거뜬히 지나갈 만한 길이다. 예전에는 소달구지가 다니던 길이라고 한다. 이 길이 범서읍 천상리 신도시로 이어진다.
서경숙 리포터 skiss7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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