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인천 학생상담자원봉사자회 동부 부회장 김현숙 씨

부모노릇 ‘소통’이 답이다

부모노릇 ‘소통’이 답이다

지역내일 2011-10-14

 


상담봉사, 내 아이를 객관적으로 보게 해


 


동막역에 자리한 인천평생학습관 3층에는 ‘동부 상담실’이 있다. 이곳은 학생상담자원봉사자회(이하 봉사자회) 회원들이 꾸려가고 있는 공간이다. 

봉사자회는 인천지역 학부모들로 구성된 순수 자원봉사단체로 현재 320여 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관내 초중고 학교를 순회하며 아이들을 상대로 집단상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또 평생학습관, 북구도서관, 학생교육문화회관 등 세 곳에 상담실을 두어 학생 개인상담과 학부모 심성수련을 진행한다. 연수구와 남동구 일부지역을 담당하는 동부 부회장 김현숙 씨를 만났다. 


 


사춘기 아이 이해의 폭 넓어져


동부 부회장 김현숙 씨(이하 김 부회장)는 봉사자회 12기 출신이다. 올해가 25기, 김 부회장이 활동한 지도 벌써 14년째다. 처음 시작할 당시 고2와 중3이던 아이들이 이제는 서른 즈음의 청년이 되었다. 

아이들은 이미 다 컸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봉사자회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비단 김 부회장뿐만 아니라 4기 출신을 비롯해 10년 이상 지속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회원들이 적지 않다. 이들을 계속 활동하게 만드는 봉사자회의 매력은 뭘까?


“무엇보다 아이들을 기다릴 수 있게 됐다는 점이죠.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아이들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졌어요. 예전엔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는 생각에 조급했지만 이제는 더 큰 그림을 볼 수 있게 된 게 가장 큰 매력이죠.”


그녀가 봉사자회를 알게 된 건 큰 아이 담임교사 덕분이다.


“당시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었는데 선생님께서 추천해주셨어요. 당시만 해도 성적에 급급해 아이를 자주 혼내고 상처도 많이 줬어요. 닦달하고 욕심 부리느라 아이와 갈등도 많았죠. 돌이켜 보면 아이도 나도 많이 힘들었어요.”


전문교육을 받고 학교에서 또래 아이들을 만나 상담하다 보니 내 아이를 보다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됐다.


“다양한 아이들을 접하면서 이해하는 폭이 커졌죠. 내 아이만 그런 게 아니구나 하는 게 큰 위로가 됐어요. 그 시기의 자연스런 행동이고 감정이라는 걸 알게 되니 아이가 더 이상 밉지 않더군요. 

덕분에 여유롭게 기다려 줄 수 있게 됐어요. 아이 눈높이에 맞춰 생각하고 판단하고 아이의 의사를 존중해주려고 노력했죠. 엄마의 변한 모습을 보면서 아이도 조금씩 마음을 열었죠. 덕분에 아이들의 사춘기를 훨씬 수월하게 넘길 수 있었죠.”


 


자원봉사가 제2의 인생 열어줘


김 부회장에게 있어 봉사자회 활동은 제2의 인생을 설계하고 그녀를 더욱 성장시키는 계기가 됐다. 


“결혼 후 17년 동안 전업주부로만 지내다 이 일을 시작하면서 다시 사회로 나오게 됐어요. 저에게 제2의 인생을 위한 변화와 성장의 발판을 만들어 준 셈이죠. 특히 봉사자회 회원들 모두 에너지가 대단해요. 다들 뭔가 끊임없이 배우고 도전하고 스스로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죠. 그런 모습이 저에게 큰 자극이 됐어요.”


실제로 김 부회장은 큰 아이가 군대에 있는 동안 대학원에 진학해 사회복지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에도 계속 관련 분야 공부를 계속해 11개의 자격증을 따기도 했다. 

덕분에 지난 2003년부터 지역사회교육협의회 인천지부에 소속돼 부모교육 전문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부모교육을 하면서 가장 강조하는 점이 아이와 소통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거에요. 요즘 아이들을 만나보면 예전에 비해 더 공격적이고 참을성도 부족해요. 때론 자신도 모르게 분노를 터트리기도 하죠. 

특히 인터넷 중독이 심해 무척이나 산만해요. 그런 아이를 상대하다 보면 부모가 먼저 지쳐 포기하고 싶어지죠. 하지만 이때가 부모노릇이 가장 중요한 시기에요. 

끊임없이 아이와 소통하려고 노력해야 해요. 아이가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예민해지고 힘들어질 수 있지만 부모와 관계가 원만하고 소통이 된다면 충분히 이겨낼 수 있어요. 부모는 자녀가 그 시기를 보다 수월하게 보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안내자 역할을 해야 합니다.”


장경선 리포터 sunny0822@hanmail.net


 


Tip. 학생상담자원봉사자가 되려면?


책임감과 긍정적인 마인드가 필수조건


학생상담자원봉사자회는 매년 11월 신입회원을 모집한다. 올 11월에도 26기 선발이 예정돼 있다. 평균 경쟁률은 4대 1이다.


“가장 중요한 선발기준은 책임감이에요. 학교와 아이들을 상대하는 일인 만큼 성실함과 책임감이 필요해요. 정해진 날짜에 차질 없이 상담이 이뤄져야 하는데 약속을 지키지 못한다면 곤란하죠. 또 일에 대한 열정과 긍정적인 마인드도 중요해요. 상담자의 에너지가 아이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지는 만큼 보다 긍정적이고 열정적인 에너지를 줄 수 있어야 하지요.”


또한 주1회 2시간 정도 꾸준히 봉사활동 해야 하는 만큼 다른 단체 활동이 왕성한 경우는 병행하기가 어렵다. 아무래도 바쁘다 보면 소홀할 수밖에 없기 때문. 또 초중고를 상대로 하는 만큼 미취학아동만 둔 학부모도 제외한다. 또래 아이의 부모가 상담하는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한편 봉사자회 신입회원으로 선발되면 이듬해 1월 60시간 동안 기초교육을 받게 된다. 교육을 이수한 후에는 교육감 위촉장을 받게 되고 3월부터 본격적으로 상담활동에 나서게 된다. 인성이나 진로, 성을 주제로 소그룹 집단상담이 이뤄진다. 이후 상반기와 하반기 두 차례에 걸쳐 보수교육을 받으며, 학술세미나도 참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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