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내서 지원하는데 가방 선물했다고?

기념품 구입에 1억 넘게 사용 … 아시안게임 조직위 예산운용 방만

지역내일 2011-10-13

인천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 예산운용이 도마에 올랐다.

사무실 이전, 기념품 구입, 국내 체육계 인사 가방구입까지 조직위 예산운용이 방만하다는 지적이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이병석 한나라당 의원과 인천사회복지보건연대 등에 따르면 2010년 조직위는 기념품 구입에만 모두 1억4400만원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내 체육계 관계자들로 구성된 종목협력관 관련 예산으로도 1460만원을 지출했다. 이 가운데 199만원은 종목협력관 가방 구입에 쓰였다.

사무실 예산도 방만하게 운영됐다. 조직위는 문학경기장 사무실을 이용하다 최근 송도국제도시 미추홀타워로 이전했다. 이에 따라 임대료와 관리비 등이 2억원 증가했다. 

이병석 의원실 관계자는 가방구입 등에 대해 “외국 손님이라면 이해하겠지만 솔직히 같은 편인 국내인을 대상으로 이렇게 돈을 쓸 필요가 있느냐”며 “관례라고 해명을 하는데 지금은 관례를 바꿔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보건연대는 “비상근인 위원장의 업무추진비는 5040만원, 업무수행경비는 7200만원에 달한다”며 “조직위는 인천시 예산지원부분에 대해 인천시의회에 정기적으로 보고하라”고 요구했다. 

아시안게임 조직위는 중앙정부와 인천시 등이 파견한 공무원으로 구성돼 있다. 2010년 조직위 예산은 337억원. 이 가운데 141억원을 인천시에서 지원했다. 인천시는 최근 아시안게임 경기장 건설 등으로 심각한 재정난에 시달려 지역에선 차라리 아시안게임을 반납하자는 주장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인천아시안게임 조직위는 쏟아지는 비난에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조직위 관계자는 “위원장 업무추진비 등은 기초단체장 수준”이라며 “그나마도 지난해엔 10% 이상을 반납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일부 불필요한 지출에 대해선 “최대한 예산을 절약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조직위를 비판하는 시민단체 등은 이제 국제대회 패러다임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예전처럼 범국가적으로 지원하던 시절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신규철 인천사회복지보건연대 사무처장은 “현재 인천시 재정난은 심각한 상황”이라며 “위원장을 비롯 조직위도 흑자대회를 만들겠다는 각오로 솔선수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병석 한나라당 의원은 “대회 성공은 얼마나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준비하느냐에 달렸고 그 중심에 조직위가 있다”며 “과거 관행에서 벗어나 국내외 경제 여건과 인천시 재정상태 등을 고려, 꼭 필요한 곳에 예산이 집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여운 기자 yuyo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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