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기의 가장 큰 특징은 돼지고기나 양고기에 비해 지방 함량이 낮아 흡수율이 높은 고품질의 단백질이 풍부하다는 점이다. 영양소도 풍부하여 단백질이 체내에서 합성되도록 촉매 역할을 하는 마그네슘, 면역기능 증진에 좋은 아연과 비타민 B6이 있고, 회복기 환자가 쇠고기를 먹으면 힘이 난다고 하는 이유는 근육에 빠른 속도로 산소를 공급하는 B12가 있기 때문이다.
항산화작용을 하는 몸에 유익한 지방인 리놀레산과 철분도 많다. 쇠고기는 크게 풀만 먹여 기른 ‘목초사육’ 쇠고기와 옥수수·콩 등 곡물을 먹여 기른 ‘곡물비육’ 쇠고기로 나누는데, 한우는 대부분이 곡물비육 쇠고기다. 한국은 전통적으로 육즙과 지방질이 많은 쇠고기를 선호한다. 숙성 방법에 따라서 질감이나 맛이 달라진다.
일두백미
소는 도살 직후 근육이 경직돼 맛이 떨어지기 때문에 숙성 작업이 필수다. 한우는 한국에서 태어나 성장한 토종 재래종을 말한다. 한국에서 태어났다고 해도 외국 품종이면 한우라고 부를 수 없다. 한우는 고기 조직이 가늘면서도 근내지방(마블링) 축적도는 높은 편이라 쫄깃쫄깃 하면서도 부드럽다.
‘일두백미(一頭百味)’ 한우 한 마리에 백 가지 맛이 나온다는 뜻이다. 우리는 대부분 구이용인 갈비와 등심만 찾는데, 다양한 부위를 먹으며 고유한 매력을 느껴볼 필요가 있다. 고급 스테이크, 로스구이, 전골 용도의 안심은 소 한 마리에서 약 2%밖에 얻을 수 없는 최고급 부위로 몸의 가운데, 등심 안쪽에 위치한다.
거의 사용되지 않는 근육이므로 부드럽고 지방질도 적절히 있지만 마블링이 풍부한 것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약간 텁텁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앞다리 위쪽 부채살은 육즙이 풍부하고 씹는 맛이 꼬들꼬들해 구워 먹으면 맛이 좋다. 특히 부채의 살처럼 뻗어나간 힘줄 부분은 씹을수록 쫄깃쫄깃해 특유의 감칠맛이 난다.
한우의 부위별 미학
한우 복부 뒤쪽 치맛살은 고깃결이 연해서 씹는 맛이 부드럽다. 쟁기질할 때 늘 채찍을 맞는 부위라 채받이살이라고도 하는데 육즙과 지방이 풍부하고 단맛도 있어 구이나 육회용으로 적당하다. 복부 가운데 부분인 업진살은 우삼겹이라고도 부르는데, 결은 좀 거칠지만 지방이 살코기와 층을 잘 이뤄 얇게 썰어 먹으면 고소한 맛이 나는데, 보통은 국거리로 알고 있지만 구이용으로 좋다.
네모나게 썰어 카레, 스튜, 국거리 등 삶은 요리에 쓴다. 등심구이, 스테이크, 전골 용도의 등심은 등뼈 부분에 위치하며, 서리가 내린 것처럼 고기에 마블링이 고르게 분포돼 있다. 마블링이 특히 골고루 퍼져있는 부분을 꽃등심이라고 하는데 모든 소에서 나오는 것은 아니며 비육이 잘된 일부 소에서만 나와 가격이 비싸다.
육회, 다진 고기용도로 쓰이는 우둔살은 기름이 거의 없는 살코기 부분이다. 근육막 부분이 적어 비교적 연하고 맛도 괜찮다. 장조림, 육회, 육포, 구절판 용도의 홍두깨살은 소의 엉덩이와 뒷다리 쪽에 붙어 있는 살이다. 방망이 모양으로 생겨 붙여진 이름으로 지방과 살코기가 적당 비율로 섞여 살이 질기지 않고 부드럽다.
불고기, 육회, 산적, 조림, 구이 용도의 대접살은 넙적다리 안쪽 부분에 위치하며 결이 고르고 연한 편인 홍두깨살과 비슷한 특성을 가진다. 국거리 용도로 목 밑의 부분이 양지며, 특히 양지머리 부분은 앞 가슴살과 단단한 지방과 살로 뭉쳐 있다. 국거리와 구이용도의 차돌박이는 양지 부분으로, 육질이 돌과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흰색의 단단한 기름 모양을 띠며 얇게 썰어 구이용 돌판에 구워 먹으면 맛이 좋다. 국물을 끊이면 가장 구수한 맛이 나는 부위이기도 하다.<다음호 계속>
글 구미 에스코드스쿨 조헌구 원장(054-458-8887)
사진 구미 내일신문 전득렬 팀장 papercup@naeil.com
촬영협조 구미맛집 한우랑숯불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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