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밤비니교육센터 안양평촌캠퍼스 이재인 원장

Readers are Leaders!

지역내일 2011-10-11

“엄마, 이 책 재밌어.”
“근데 그거 너무 쉽지 않니? 이건 어때?”
엄마는 그림 하나 없이 작은 글씨로 빽빽한 책을 아이에게 건넨다.
“이 책 읽어보자. 다 읽으면 장난감 사줄게.”
아이는 엄마의 손가락 움직임에 따라 떠듬 떠듬 책을 읽는다. 그림책이 아닌 ‘영어 좀 한다는 아이들이 읽는‘ 시리즈물 챕터북을 내 아이도 읽을 수 있다는 안도감에 엄마의 얼굴에는 미소가 번진다.
많은 부모들이 자녀를 위한 한글 책을 고를 때와 영어 책을 고를 때, 그 기준이 확실히 다르다. 한글 책은 감수성과 창의력을 키워주기 위한 창작동화나 그림이 예쁜 책, 배경지식을 넓히기 위한 과학 동화, 위인전 등 자녀들의 마음과 머리를 채워줄 수 있는 다양한 읽을거리를 고르는 반면, 영어책에는 레벨 1, 레벨 2, 레벨 3, 챕터북이 있을 뿐이다.
내용보다는 난이도에 따라 이이의 읽을거리가 정해지는 경우가 많은 것이 현실이다. 영어 책 읽기를 독서의 개념보다는 안타깝게도 학습의 개념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학습지 진도 나가듯 어떤 수준의 책을 좀 읽을 줄 알면 기다렸다는 듯이 그 다음 레벨 책을 읽히고, 또 그 다음, 그 다음…… ‘우리 아이가 해리포터를 줄줄 읽는 그 날까지’ 몇 년 동안 열심히 레벨업만 하게 된다. 하지만 올라가는 리딩 레벨과 함께 아이들의 영어 실력도 향상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늘 불안하고 확신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한글을 뗀 어린 아이가 신문을 줄줄 익을 줄 안다고 하면 아마도 여기서 “읽는다”는 글씨를 소리로 바꾸는 것, 즉 decode 할 줄 안다는 뜻일 것이다. 영어도 마찬가지로 파닉스를 통해 문자와 소리의 규칙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면 단순히 decode 하는 것은 대학 전공 서적도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읽는다는 것‘이 무엇인가? 단순히 문자를 소리로 decode하는 과정이 아니라, 그 소리를 의미 있는 언어로 인식하고, 그 언어가 주는 메시지를 이해하는 것이 읽기 이고 또 읽는 목적이다. 읽는 사람에게 익숙하고 문장구조와 친숙한 어휘로 이루어진 글은 읽을 때 decoding과 내용에 대한 이해가 동시에 이루어진다. 혹여 약간의 생소한 어휘가 들어 있어도 나머지 글의 문맥을 통해 그 어휘의 뜻을 유추해내고 스스로 습득해 나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모르는 단어의 빈도수가 많아지고 문장은 복잡해서 읽어도 무슨 말이지 잘 이해가 안되는 경우, 즉 decode는 되지만 comprehend가 되지 않는 경우, 이 독서가 아이의 영어실력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 그 교육적 효과에 대해서는 한번 짚어봐야 할 것이다. 읽을 줄 안다고 (decoding), 이해할 줄(comprehension) 안다고 믿고 아이에게 자꾸 어려운 책을 내밀었다가는 오히려 책을 멀리하고 영어를 어려운 공부로 생각하게 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물론 Reading 수업을 통해서 어휘도 늘리고 이해력을 향상시킬 수도 있겠지만 선생님이나 부모의 적절한 가이드가 필요하기 때문에 도서에 있어서만큼은 부모의 욕심을 내세워 아이에게서 ’이해할 수 있는 책을 읽는 즐거움‘을 뺏어서는 안 될 것이다.
Reading을 잘하기 위해서는 어휘력과 문법적인 지식 외에 Critical Thinking이 필요하다. 생각하는 능력은 단시간의 학습으로 습득할 수 없기 때문에 어렸을 때부터 꾸준한 훈련을 통해 만들어가야 하며, 책 읽기는 ‘생각훈련’에 가장 효과적인 tool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생각훈련의 가장 효과적인 Reading 수업은 책을 읽고, Story를 통해 소개되는 주제에 대해 함께 생각하고, 토론을 나누며, 그 과정을 통해 주제 관련 어휘와 표현 등을 자연스럽게 습득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Animal Friends"란 책을 읽고 ”Shelter is a place where an animal lives"라고 shelter라는 단어를 가르치고, spelling test를 보고, 단어의 뜻을 제대로 골라내는지 어휘시험을 보는 것이 하니라, “Animal Friends"의 주제와 관련하여 ”우리가 동물 친구들을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지“라는 질문에 대한 토론을 하는 가운데 ”They need a shelter." "We can give them a shelter."라고 아이들이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데 shelter라는 단어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렇게 의미 있는 개인적인 경험을 통해 습득된 어휘는 쉽게 잊혀지지 않고 오랫동안 기억하고,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한편, 글을 읽고 이해하기 위해서는 어휘나 문장구조를 아는 것 이상으로 주인공과 배경을 파악하거나, 이야기의 흐름을 알고, 원인과 결과를 분석하고, 결론을 유추하는 등 다양한 comprehension skills가 필요하다. 이러한 토론은 마지막으로 Writing과 연결할 수 있다. Writing은 같은 주제를 공유하여 아이들이 Reading과 토론을 통해 주제에 대해 이미 충분한 배경지식을 갖고 있으며 어휘도 습득한 상태이기 때문에, 자신있게 자신의 생각을 써 내려갈 수 있게 된다. 이렇게 영어교육이란 단순히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것이 아닌, 영어로 아이들이 생각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 영어교육의 목표가 되어야한다고 생각한다.

이재인 원장
 밤비니교육센터 안양.평촌캠퍼스
 031)476-0579
 cyworld : www.cyworld.com/ay_bambi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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