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꿈이 실현되는 행복한 세상을 꿈꾸며
어릴 때 ''키다리아저씨''를 읽으며 고아원과 후원자를 연결해 주는 일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는 이은영 센터장(47세)이 가난하지는 않았지만 상대적 빈곤감을 느꼈던 어린 시절, 교회에서 많은 위로를 받았던 기억과 13년간 삼성병원에서 근무하던 중 초등학생 자녀를 둔 간호사들의 어려움을 보면서 오랜 고민과 준비 끝에 지역아동센터를 오픈하게 되었다.
이 센터장이 2005년부터 7년째 운영하고 있는''한서지역아동센터''는 초등학생 27명과 중고생 15명, 총 42명의 아이들이 선생님 7분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이곳은 남편인 윤병남 목사(48세)의 후원으로 한서제일교회건물 1, 2층을 지원받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같은 지역의 타 기관에 비해 여건이 좋은 편이다. 지역아동센터가 아동복지시설로 법제화된 후 양천구에 처음 오픈하여 타 센터가 오픈될 때마다 자신의 일처럼 발 벗고 나서서 정착을 돕고 있는 ''한서지역아동센터''의 이 센터장, 그녀의 이웃 사랑 아이사랑 이야기를 담아보았다.
지역아동센터의 어려움을 보듬어 안고
IMF 위기 이후 실직으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으로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이 증가하게 되었고, 그 동안 헌신적으로 아이들을 돌보던 일부 공부방을 중심으로 더 이상 개인차원에서 아동들을 보호하기 보다는 사회적으로 함께 책임지고 보호해야 한다는 인식이 생겨났다. 그 후 공부방의 기능과 명칭을 지역아동센터로 변경하고 2004년 1월 29일 아동복지법이 개정되어 지역아동센터가 법정 아동복지시설이 되었다.
그러나 아동복지시설로 법제화 되었음에도 지역아동센터의 사정은 그다지 달라지지 않았다. 주로 저소득층 맞벌이 가정의 아이들이 이용하는 지역아동센터는 정부 보조금으로 운영되지만, 처음 센터를 운영하기 시작해서 최소 2년간은 정부지원 없이 자비로 운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지역아동센터장들이 넉넉한 자본을 가진 것도 아니어서 모두 어려운 가운데 사명감 하나로 유지하고 있다.
이 센터장은 한서지역아동센터가 1호점이다 보니"모든 일을 혼자서 알아 볼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지역아동센터는 혼자 운영하기 힘들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뼈저리게 느꼈어요"라며 초창기에 센터를 운영하면서 정보가 없어 힘들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양천구지역아동센터협의회''를 구성했고 지금은 대표를 맡아 봉사하고 있다.
이번 6월 한 지역아동센터가 세입자로 있는 건물이 경매로 넘어가는 일이 발생했고, 탈북민 아이들을 위해 운영하고 있는 지역아동센터도 7월 말에 폐쇄될 위험에 처했었다. 이 센터장은 후원자들에게 도움을 요청해서 건물을 다시 임대하기 위한 장소물색 부터 리모델링과 가구배치까지 재정착을 위한 작업을 도와주어 지금은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 센터장은"사회복지사는 자신이 노인을 담당하면 노인의 입장만을 보게 되고 아동을 담당하면 아동의 입장만을 보게 되지요. 어느 누구도 센터 운영자들의 입장에서 신경을 쓰지 않기 때문에 제가 센터장들의 어려움을 돌보게 됩니다"라며 센터장이기 때문에 후원자들에게 도움요청이 어려운 부분을 협의회대표로서 돕게 된다고 한다. 지역아동센터가 정부의 지원 없이 2년 정도 잘 정착했어도 장소를 옮기게 되면 다시 2년간 지원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더욱 안타깝다고 했다.
지역아동센터장으로서 그리고 엄마로서의 삶
이 센터장은 친구의 소개로 당시 전도사였던 윤병남 목사와 만나 지금은 슬하에 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딸과 중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아들을 두고 있다.
지역아동센터를 운영하면서 큰 아이가 초등학생 때 센터아이들을 우리 애들이라고 말하는 이 센터장에게 "엄마 애들은 나와 동생 밖에 없어요"라며 센터의 아이들을 우리 애들이라고 말하지 말라고 했을 때와 큰 아이가 중학생 때 겪었던 일을 가장 가슴 아파한다. 기업후원으로 3일간 상해를 방문하는''해외문화경제탐방''체험단 공모에 큰 딸도 다른 3명과 팀을 이루어, 한 달 동안 신문 기사를 스크랩하고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하여 최종 체험단에 선정되었다. 그러나 다음날 센터장의 자녀는 체험단에 포함시킬 수 없다는 공문이 내려왔고, 열심히 주도적으로 준비한 큰 딸 대신에 다른 아이를 추가 선정해야만 했다.
이 센터장은 "당시 아이 입장에서 보니 분명 차상위 계층이고, 이곳에서 아이들과 같이 생활하고 있는데 엄마가 센터장이라는 이유로 역차별을 받는구나, 아이가 어느 곳에도 설 곳이 없겠구나하는 생각이 들더군요"라며 착잡한 심경을 밝혔다. 물론 이런 힘든 상황을 넘어 보람을 느낄 때도 있었다. 늘 센터의 운영비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정부에서 예산을 배정받을 때면 걱정을 많이 하곤 하였는데, 어느 날 큰 딸이 "내가 열심히 공부를 해서 재정기획부의 예산처에 들어가서 이러한 불합리한 점을 개선하겠어요"라는 말에 이 센터장은 든든한 후원자를 얻은 것 같은 뿌듯함을 느꼈다고 한다.
자원봉사자들은 아이들의 꿈을 지키는 파수꾼
지난 5월 29일 양천구 자원 봉사센터의 주최로 시설관리공단 직원들과 홍익대학교 학생들이 한서지역아동센터''를 방문해 함께 벽화 그리기 행사를 진행했다.
"주차장 담벼락이 너무 지저분해서 벽화를 그려보면 어떨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마침 자원봉사센터에서 벽화를 그려주겠다고 전화를 주셨어요"라는 이 센터장은 벽화를 그릴 방법이 없어 기도하고 있었는데 기도가 응답되어 지저분했던 주차장 담벼락과 2층 출입 계단 벽이 예쁜 꽃들로 화사해졌다고 행복해 했다.
''한서지역아동센터''에서는 아이들 42명의 방과 후 숙제, 공부, 독서지도, 생활지도, 건강관리, 식사 등 모든 활동을 책임지기 때문에 그 만큼 인력지원과 재정후원이 필요하다. 방과 후에는 대기업의 ''희망철학교실''과 ''책읽기 클럽'', 연세대생의 멘토링 등이 진행되고 있고, 개인 봉사자들은 ''NIE'',''탁구'',''학습지도''등으로 참여하고 있다. 후원 희망자는 자원봉사로 혹은 재정적 지원의 방법으로 후원이 가능하다.
지역아동센터의 운영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가 있는 소중한 사업이다. 이은영 센터장 처럼 어려운 이웃을 위해 자신의 삶을 나누는 사람이 있어 우리사회는 아직 희망이 있어 보인다.
(후원계좌:우리은행 1005-001-030978/ 국민은행 090501-04-038465/ 전화:2691-7942)
성명욱리포터 timac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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