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이 운영하는 지역 풀뿌리 사업, 마을기업이 뜨고 있다!
공동체 일자리 창출, 지역 거버넌스 형태의 단체라면 가능
경기 불황에 고용 난이 장기화되면서 최근 전국적으로 사회적기업과 함께 마을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마을기업은 행정안전부가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의 안정적 일자리 창출을 위해 전국에서 500곳을 선정해 집중 육성하려는 지역 풀뿌리 사업의 일환이다. 행안부의 마을기업 사업은 지난 2010년 시범 도입된 자립형 지역공동체사업을 안정적 일자리 창출에 중점을 둔 마을기업으로 변경한 것이다. 이는 지역 공동체의 각종 특화자원(향토, 문화, 자연자원 등)을 활용해 주민 주도의 사업으로 안정적 소득과 일자리를 창출하는 마을 단위의 기업을 말한다. 언뜻 보면 사회적 기업과 유사한 측면도 있지만 마을기업은 지역에 중점을 둔다는 점에서 사회적 기업과는 성격이 다르다.
마을기업 유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뉘는데 지역특산품이나 문화, 자연자원을 활용하거나 재래시장, 상가 활성화 사업, 공공부분 위탁사업(지역축제, 공원관리)의 지역자원 활용형 공동체 사업이 있다. 또 쓰레기와 폐기물 처리, 자원재활용 사업과 태양열, 자전거 활용 녹색에너지 실천사업인 친환경 녹색에너지 공동체 사업이 있으며, 저소득 취약계층 지원과 다문화가족 지원사업의 생활지원, 복지형 공동체 사업이 있다. 안양시의 경우 YMCA등대생활협동조합 일 공동체 바늘귀에 걸린 실, 안양여성나눔회, 좋은 이웃 퀼트사업단, 전통음식을 사랑하는 모임, 수푸르지 마을, 푸른어린이 도서관, 안양YWCA EM사업단 등 7개의 기업이 선정되었다.
마을기업의 참가자격은 지역의 문제를 비즈니스적 방법으로 해결하기 위한 모임이나 비영리민간단체 등 지역 단위의 소규모 공동체 또는 동 주민센터와 농업기술센터가 관여하는 지역 거버넌스 형태의 단체라면 가능하다. 이처럼 마을기업 육성사업에 선정된 단체는 최장 2년 간 총8000만원을 비즈니스 활동 사업비 등으로 연차별(1차 년도 5000만원, 2차 년도 3000만원)로 지원 받게 된다. 또 자립능력 향상을 위한 금융지원과 경영컨설팅 등도 제공된다.
환경 사업하는 주부들, ‘바늘귀에 걸린 실’
관양동에 위치한 안양YMCA 건물 지하. 4, 5명의 주부들이 열심히 무언가를 만들고 있다. 재봉틀을 돌리며 천 조각으로 주머니를 만들기도 하고, 한 쪽에서는 공구를 이용해 선반을 제작하는 모습도 보였다. 작업장 안을 둘러보니 알록달록 예쁜 천들이 가득하고 한쪽에는 폐 현수막도 눈에 띄고, 낡은 청바지도 턱하니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여긴 구성원 6명이 모두 사장도 되고 직원도 되는 사업장이에요.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하고있지만 책임이나 의무 그리고 권리는 동등하게 행사한답니다.”
정보연 씨는 사업장 구석구석을 안내해주며 안양YMCA등대생활협동조합 일 공동체 바늘귀에 걸린 실(문의 010-8279-5755)에 대한 사업체 설명을 해주었다. 이곳은 지난 2009년 3월 4명의 녹색가게 자원봉사자들이 모여 시작한 환경사업 마을기업이다. 오랜 기간 재활용품을 수거 판매하던 녹색가게 자원봉사자 주부들이 이젠 봉사를 넘어 경제활동을 해보자는 의도에서 일 공동체를 만들었고, 아나바다운동을 넘어 재활용품을 리폼 해 다시 되살리는 리사이클 운동까지 병행하게 되었다. 처음엔 재활용품을 이용해 버려진 청바지로 가방을 만들고 우산은 컵 주머니로 폐 현수막은 시장바구니로 변신하며 새로운 제품으로 탄생했다. 원자재는 기증 받거나 녹색가게에서 구매해 자체 생산을 하는데 제품은 가위로 재단하고 재봉틀로 바느질해서 일일이 손으로 수작업 해 만든다. 또 이곳에서는 제품 판매이외에 교육사업도 함께 실시하고 있다. 학생이나 지역주민들을 대상으로 문화강좌나 교육프로그램도 하고 앞으로도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일 공동체도 만들 생각이다. 공공성은 물론 수익성도 있어야 하는 마을기업의 특성을 감안해 일정부분의 수익금은 다시 사회에 환원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사람들.
“마을기업으로 선정되긴 했지만 아직 갈 길이 먼 것 같아요. 홍보가 미흡해 판로에 어려움이 많고요. 하지만 제품디자인 개발도 하고, 곧 오픈 할 공방을 통해 판매도 적극적으로 해볼 생각이에요. 녹색가게를 통해 물품을 기증해주실 분들의 참여도 기다리고 있어요.”
빵 냄새가 솔솔, 코스모스지역복지센터
군포시 당동 쌍용아파트 내에 위치한 코스모스지역복지센터(문의 031-396-9064)입구에 들어서자 빵 굽는 냄새가 발길을 멈추게 했다. 지역 주민과 취약계층을 위한 이곳의 홈베이킹반 수업은 취미생활은 물론 안정적인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프로그램으로 운영된다. 군포시가 2011년 지역공동체 일자리사업의 일환으로 지역공동체를 활성화하고 지역 커뮤니티를 활용해 안정적 일자리 창출을 위해 선정한 코스모스지역복지센터. 이곳에서는 사랑나눔터베이커리카페를 통해 제품 판매는 물론 제과제빵, 바리스타, 요리 등 직업전환을 위한 교육서비스가 함께 진행되고 있다. 또 장애인과 취약층이 활동하는 임가공보호작업장이 있고 지하에서는 헬스, 에어로빅, 노인체육 등 지역주민들의 건강증진을 위한 운동 프로그램이 있다.
담당자 백수정 씨는 “센터의 위치상 접근성이 떨어져 아직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다양한 사업활동을 통해 코스모스지역복지센터를 알리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며 “2개월 과정의 홈베이킹반에 관심있으신 분들의 참여를 기다린다”고 말했다.
이 밖에 과천시에서도 얼마 전 주민 주도의 지역자원을 활용한 비즈니스를 통해 안정적인 소득과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마을기업을 선정했다. 이번 공모를 통해 선정된 과천사랑의 울타리(문의 070-7777-5574)는 맞벌이 가정과 노인세대가 많은 과천의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전문 가사 관리사를 교육하고 파견해 지역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다는 취지에 따라 업무를 진행한다. 서비스 종류는 가사관리를 비롯해 산모도우미와 간병 서비스 등이며 사업에 구직을 원하는 경우 신청도 가능하다.
배경미 리포터 ba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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