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에 와서 맥주는 술이라기보다 음료로 더욱 친숙해져 있을 만큼 자주 마시곤 한다. 하지만 평소 쉽게 접하는 맥주를 어떻게 제조하는지 궁금해본 적이 있는지...
지금부터 10년 전인 2002년에 ‘통도 혼마 제조 맥주’라는 브랜드로 생맥주 제조설비를 갖추고 창업한 조현출(56) 대표를 통해 맥주 제조 과정을 알아보았다.
자가 제조, 판매 최초 시도
소규모 맥주 제조판매란 유럽에서처럼 레스토랑 등에서 직접 맥주를 제조해 손님들에게 파는 것으로 맛과 향의 독특함에 따라 그 지역을 대표하는 맥주로 알려질 수 있다.
조현출 씨는 그가 창업할 때만 해도 우리나라는 열악한 조건이어서 맥주를 직접 제조해서 판매할 수 있는 시대는 상상도 못했다고 한다. 하지만 허가를 받기 위해 동분서주하며 피나는 노력 끝에 맥주를 직접 제조해서 판매할 수 있는 시대를 열었는데 조 대표가 선구자적 역할을 했던 것.
그 이후 3년 동안 전국 100여 군데가 우후죽순으로 생겼지만 외부 유통이 되지 않는 어려움 때문에 거의 문을 닫고 현재 몇 십 군데에서만 운영되고 있는 실정이다.
일본 지역맥주 최고 권위자에게 전수, 100% 효모가 살아있는 구수한 맛
조 씨가 시설을 갖추고 있는 곳은 연면적 500여㎡의 통나무집으로 통도사 뒤에 우뚝 솟은 영취산 자락의 정취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데다 지하수가 좋고 세계적으로 기술을 인정받은 일본 토지마(TOJIMA)사의 제조설비를 갖췄기에 창업 당시에는 애주가들로 찬사를 받기도 했다.
일본 지역맥주 최고 권위자의 기술을 전수하고 그 이름을 따서 ‘혼마맥주’라고 이름을 붙이고 ‘늘함께’라는 레스토랑을 함께 운영했지만 외부 판로 개척을 할 수 없다는 이유 때문에 10년 만에 레스토랑은 부득불 문을 닫아야 했다. 현재는 양산과 부산에서 자신의 매장을 운영하면서 판매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예전 레스토랑 자리는 ‘산삼머그러’라는 식당으로 업종을 바꿔 그나마 단골들에게 맥주 맛을 보여주고 있다.
이집의 생맥주는 일반맥주보다 뒷맛이 구수하고 거품입자가 입안에서도 살아 부드러우면서 감칠맛 나는 게 특징이다.
특히 저온숙성으로 제조해 유통과정 없이 그 자리에서 마시기 때문에 일반맥주와 달리 효모균이 100% 살아있어 장을 튼튼하게 하는 등 건강에 매우 좋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주일 발효기간 거쳐
맥주의 주재료는 보리, 호프, 그리고 물이다.
보리를 싹을 내서 건조시키면 엿기름(맥아)이 된다. 이 맥아를 분쇄하여 58도씨 물 온도에서 따뜻한 물을 넣고 76도씨까지 맞추어 다시 100도씨로 가열하면 당화되어 단맛의 맥즙이 된다. 이것을 여과하여 부재료와 호프를 넣고 냉각시키고 호프를 제거, 효모를 첨가하여 발효하게 된다. 숙성되는 과정은 1주일이며 하루 정도 온도를 내려주면 8일 기간을 거쳐 제품이 탄생된다.
이 때 맥주 속에는 일부의 효모, 미생물이 남게 되는데, 따라서 병맥주나 캔맥주는 장시간의 유통과정이 필요하므로 살균처리하고 반대로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은 맥주 즉, 바로 마시는 맥주를 생맥주라고 한다.
1주일의 발효기간을 거쳐 만들어지는 혼마 생맥주는 알코올도수 4.8%에 연간 500㏄ 잔으로 11만9천여 잔 분량인 60㎘를 생산할 수 있고 가격은 500㏄ 한잔에 5,000원을 받고 있다.
도움말 및 문의 : 통도 혼마제조맥주(010-3580-8538, 055-363-4200(양산매장))
이경희 리포터 lkh3759@hanmail.net
미니 인터뷰-혼마 제조맥주 조현출 대표
-구수하고 부드러운 생맥주 자신있게 권합니다
“맥주는 알코올 성분이 적은 편이나 이산화탄소와 홉의 쓴맛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소화를 촉진하고 이뇨작용을 돕는 효능이 있어 적당히 마시면 우리 몸에 이로움을 주는 술이지요.”
이렇게 말하는 조 대표는 정작 술을 전혀 하지 못하는 사람이다.
고인이 된 신정희 도예가의 일본 전시장을 찾았다가 유럽에서 널리 알려진 자가 제조맥주가 일본에서도 성행하고 있음에 충격을 받아 한번 맞서볼 만하다고 판단, 3년에 걸쳐 독일과 일본 여러 지역을 탐방하면서 제조 기술을 익혔던 그다.
주변에서 되지도 않은 일을 시도한다고 심지어 “미쳤다”는 소리를 듣는 것은 당연했다고. 그 당시 15억원이란 거금을 투자했지만 아직도 기존 주세법을 따르다보니 손실 또한 어마한 숫자이지만 “제가 직접 정성껏 만든 맥주를 애주가들에게 떳떳하게 권할 수 있다는 점, 특히 효모가 100% 살아있는 맥주라는 점에서 무엇보다 당당해질 수 있다며 손해를 보더라도 즐겁고 보람차다”며 씩씩하게 웃는 조 대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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