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하던 북구 강동 제전마을이 최근 사람들로 북적이기 시작했다. 기력 보충에 탁월하다는 장어맛을 보려는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기 때문. 이곳이 관심을 받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따로 있다. 일반 식당과는 달리 북구 마을기업 1호로 그 출발부터가 전혀 다른 성격을 띤다.
기존의 마을회관 리모델링해 운영
마을기업은 향토, 관광, 문화, 자연자원 등 지역 자원에 기반을 둔 마을 단위의 기업이다. 또 관 주도의 지원방식에서 탈피해, 주민 중심의 내실있는 경영으로 지역 발전은 물론, 안정적인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북구 마을기업 1호인 ‘사랑길 제전장어’ 집은 국·시비 등 총 5,000만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기존의 마을회관을 식당으로 리모델링해 지난달 14일 문을 열고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갔다.
이곳은 김명찬 어촌계장을 포함해 총 7명의 주민이 운영하고 있다. 식당은 1, 2층 총 40여명의 손님을 받을 수 있는 규모다. 넓게 펼쳐진 푸른 바다를 배경삼아 옛 방식 그대로의 장어와 곰장어를 맛볼 수 있어 더없이 좋다. 더욱이 2층 벽면에 걸린 1950년대 제전항 사진에서는 옹기종기 모여 살던 초가집 마을전경이그 시절 정을 느끼게 해준다.
김명찬 제전마을 어촌계장은 "4개월여 준비기간 동안 어려움도 많았지만 무엇보다 주민 모두가 하나로 뭉칠 수 있는 화합의 계기가 됐다"며 "마을기업이 성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살아있는 장어 본연의 맛
제전장어는 마을 앞바다에서 잡히는 싱싱한 장어만을 사용하기 때문에 육질이 쫄깃쫄깃하고 맛이 담백하기로 널리 알려져 있다.예전부터 제전항에서 잡히는 모든 장어는 전량 일본으로 수출됐을 만큼 유명했다고 전해진다. 마을 앞바다에서 나는 자연산 돌미역을 먹고 자라서인지 다른 곳의 장어보다 굵기도 적당한데다 육질이 부드러워 유난히 맛이 좋았다고.
숯불에 직접 구워먹는 장어는 보들보들하면서 껍질은 쫀득쫀득해 씹는 식감이 탁월해 장어의 참맛이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양념은 달지 않은데다 맛이 지나치게 자극적이지 않아 장어 본연의 맛이 살아있다.
입맛을 사로잡는 양념의 비결은 특별한 제조법에 있다. 식당 개장 전 경연을 통해 선정된 70대 토박이 할머니로부터 옛 방식 그대로의 양념장 제조법을 전수받았다고 한다. 장어구이와 함께 나오는 신선한 쌈 채소와 김치, 겉절이 등의 밑반찬 등도 마을에서 생산되는 재료만 사용했다.
곰장어 매운탕 또한 매콤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일품. 소주 한 잔 기울이면 좋을 딱 그 맛이다.
▷메뉴 및 가격(1㎏ 기준) = 제전장어구이(3만원), 짚불곰장어(3만5000원), 양념곰장어(3만원), 곰장어 매운탕(3만원)
▷위치 : 울산시 북구 구유동 116번지.
▷문의 : 052-295-8302
북구 올해부터 주민 주도 마을기업 중점 육성
제전마을은 한때 지역에서 제법 큰 마을로 전복과 장어, 복어 등 각종 수산물로 동네가 크게 번성했던 때도 있었다. 하지만 젊은 층이 도시로 떠나고 힘든 바다 일을 기피하면서 내리막을 걷게 된 것. 현재는 160여명의 주민만이 마을을 지키고 있다.
북구는 지역 첫 마을기업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지난 3월 운영주체인 제전마을 어촌계와 마을기업 육성 협약을 맺고, 그동안 개업에 필요한 업무 전반을 지원해 왔다. 윤종오 구청장은 "마을의 번영과 주민의 행복을 가져올 북구 마을기업 1호점 제전마을을 시작으로 주민 스스로가 공동체 발전을 도모할 수 있도록 제2, 제3의 마을기업을 육성해 주민 모두가 행복한 북구를 만드는데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북구는 올해부터 주민 주도로 마을 공동체 복원 및 발전을 위한 마을기업을 중점 육성한다.특히 저소득 취약계층 및 재래시장 등 중소상인들에게 많은 기회와 이익을 제공할 수 있는 사업을 중심으로 전문 경영컨설팅과 사업비 등 재정 지원과 관계기관과 연계한 기술지원 등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 적극적인 지원을 펼칠 계획이다.
서경숙 리포터 skiss7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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