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이 지쳐 단풍 드는 계절’, 도보여행전문 멀티브랜드숍 ’웍앤톡‘에서는 지난 25일(일), 시민들과 함께 편백나무 숲 체험을 다녀왔다. 전남 장성에 위치한 축령산 편백나무 숲길은 한국도로공사와 국토해양부가 ‘한국의 아름다운 길’로 선정한 길이다. 이번 숲 체험에 참가한 인원은 28명. 시민들과 함께한 편백나무 숲의 하루, 만나러 떠나보자.
인공 숲으로 잘 가꿔진 ‘편백나무 숲’
장성 축령산 자락의 편백나무 삼나무 숲은 사시사철 초록을 품고 있다. 40∼50년 수령의 나무들이 유쾌한 기운을 발산하고 있는 곳이다.
축령산 편백나무 숲은 춘원 임종국 선생이 1956년부터 1976년까지 20년 동안 피땀어린 노력으로 일구어 낸 인공 숲이다. 기록에 따르면 569㏊에 편백, 삼나무, 낙엽송 등 279만 그루를 심었다고 한다. 지난 2002년 산림청이 그 가운데 258㏊를 사들여 국유림으로 관리하고 있다.축령산의 편백과 삼나무는 키가 대략 20∼30m다. 피톤치드(phytoncide) 방출량이 가장 왕성한 젊은 숲이다. 그래서 ‘22세기를 위해 보존해야 할 아름다운 숲’, ‘2010 치유의 숲’으로 선정되었다. 피톤치드는 모든 식물들이 지니고 있지만, 종류에 따라서 함류방출량이 각기 다르다.
모든 식물의 삶은 한 자리에 뿌리를 내리면 평생 그곳에서 살아야 하는 붙박이삶이다. 식물은 다른 동물들처럼 적을 피해 도망갈 수 있는 능력이 없다. 그 자리에서 적과 싸워서 자기 생명을 보전해야 한다. 그런 붙박이 식물들에게 자기를 방어할 수 있는 물질을 선물했는데 그것이 피톤치드이다. 또 축령산에는 편백과 함께 삼나무도 많이 심어져 있다. 삼나무에는 편백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피톤치드를 함유하고 있다. 피톤치드가 건강에 미치는 3대 작용은 스트레스 해소, 아토피와 천식 등 알레르기 질환 개선, 심폐기능 강화다.
숲 해설가와 함께해서 더 알찬 산행
울산에서 출발해 남해고속도로를 달려 4시간 반 만에 도착한 곳은 이번 산행지의 첫 걸음을 뗄 추암마을. 추암마을에서 산행의 종착지인 금곡마을까지는 약 9㎞. 걸어서 2~3시간 거리이다.
추암마을에서부터 성급하게 편백 숲을 찾으려고 두리번거리지만, 편백 숲은 오르막길을 10여분 가량 올라가야 만날 수 있다. 바람결에 실려 오는 알싸한 향기만으로도 편백 숲이 가까이 있음을 느낄 수 있다.
10여분 산길을 걸어올라 고 임종국 선생 기념비가 있는 광장에서 각자 싸온 점심을 한자리에 모여 같이 먹으면서 담소를 나누었다. 오후 1시부터 본격적인 숲 체험 시작.
조를 두 팀으로 나누어 최종원, 김현태 두 숲해설가와 함께 3시간 남짓 걸리는 편백나무 숲길을 걸으면서 다양한 야생화와 편백나무 숲에 얽힌 자세한 설명을 들었다. 숲 해설가가 있어서 단체로 온 이들에게 자상하게 해설도 해주기 때문에 더없이 좋다.
최종원 숲해설가는 “자연과 멀리하면 멀리 할수록 면역력은 떨어지고 각종 질병이 찾아든다. 즉, 기계적 환경과 삶의 구조에 익숙한 사람일수록 더 많은 면역력을 잃게 된다. 자연으로 돌아감으로 해서 건강을 되찾자는 것이 숲길 걷기의 요체”라고 설명했다.축령산 숲속에는 여러 갈래의 임도들이 나 있다.
탐방객들은 편한 자리를 찾아 돗자리를 깔고 도시락을 먹거나 휴식을 취하거나 책을 읽기도 한다.축령산 편백 숲길은 걷기명상에도 최적지이다. 걷기명상은 ‘산책하면서 사색하기’가 아니다. 아주 천천히 걸으면서 발의 움직임만을 보지 말고 발의 가벼움, 무거움, 뜨거움, 차가움 등등 모든 느낌을 관찰해야 한다.
김현태 숲해설가는 “숲속에 가서는 나무와 친해지기 명상을 해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다. 나무를 인격체로 인식하고, 나무를 쓰다듬거나 두 팔로 끌어안고 속삭이듯 말을 건넨다. 이런 과정을 통해 나무의 생명 에너지가 내 안으로 흘러들어서 내 몸과 마음 속의 부정적인 기운이 사라지고 정화됨을 느낄 수 있다”고 전했다.
산책하듯 가벼운 산행이라 더욱 만족도 높아
이번 숲 체험에 참가한 하인숙(명촌동) 주부는 “평소에 산을 자주 찾는 편이지만 편백 숲 체험은 처음이다. 와서 보니 몸과 마음이 상쾌해져서 좋은 기운을 가득 담아 가는 기분이다”라고 높은 만족감을 나타냈다.
방어진에서 온 주부 손순희 씨도“울퉁불퉁한 산을 힘들게 오르는 것 보다는 마치 산책하듯 걷는 숲길이 매우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또 “산길을 걸으면서 사람들과도 금방 친해질 수 있고 건강에도 좋은 피톤치드를 온 몸으로 마시니 더욱 좋다”라고 덧붙였다.
맨발체험도 할 수 있는 숲길도 마련돼 있어 인기를 끌고 있으며 맨발체험이 끝난 후 우물가에서 시원하게 발도 씻을 수 있어 특별한 추억을 남길 수 있다.
오후 1시부터 시작된 숲 체험은 오후 4시경, 종착지인 금곡마을에서 끝을 맺었다. 금곡마을은 한때 ‘태백산맥’과 ‘내 마음의 풍금’ 등의 무대가 된 영화마을로 소문났지만, 지금은 20여 가구가 농사를 지으며 살아가는 평범한 산골마을이다.
숲 체험에 참여한 28명의 참가자들은 “마음까지 상쾌해지는 기분 좋은 산길”이라고 한결 같이 입을 모으면서 “웍앤톡에서 실시하는 다음 산행지에도 적극 참가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웍앤톡에서는 지난 9월부터 첫 산행을 시작해 앞으로 매달 한 번씩 울산시민들을 대상으로 정기산행을 가질 예정이다.
웍앤톡 울산점 손경아 점장은 “크게 힘들지 않은 코스를 골라 산행을 실시하고 있다”면서 “시민들과 함께 어울려 맑은 공기와 더불어 오붓한 정을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했다.
이번 달 산행지는 오는 20일(목) 당일 코스인 ‘지리산 둘레길 1구간’이다. 문의 : 052-258-2013(웍앤톡 울산점)
서경숙 리포터 skiss7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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