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신문이 만난 사람- 수암시장 내 ‘장날’ 대표 김보경 씨

난 신토불이 죽 박사랍니다

지역내일 2011-10-07

이른 아침부터 수암시장은 상인들의 분주한 움직임으로 활력이 넘친다. 그 가운데 죽집 ‘장날’이란 가게 앞에는 죽을 사기 위해 줄을 서는 모습이 멀리서도 눈에 들어온다. 이 모습만 보더라도 이집 죽 맛이 과연 소문난 집임을 짐작하게 한다.
이집에서 매일 아침 끓여내는 죽 종류는 호박죽과 팥죽 달랑 두 가지. 그런데 그 맛이 그 어느 죽 전문점에서 먹어본 맛과는 달리 구수하면서도 깊은 맛을 낸다고 하는데, 그 뛰어난 손맛을 가진 주인공의 모습을 궁금해 하면서 가까이 다가가는데, ‘죽집 아지매’라고 부르기엔 참으로 곱상한 외모다. 호박죽의 주재료인 호박과는 전혀 상반된 모습이니 짜증이 나기까지 한다.
“죽집 아지매가 뭐 그리 예쁩니까?”
심통 가득히 한 마디 던지자 ‘장날’ 주인 김보경 씨는 질문의 의도를 아는지 ‘하하’ 하며 환하게 웃고 넘긴다. 올해 60이란 나이 또한 믿기지 않을 정도로 동안이라 얄밉기까지 할 정도. 그런데 그 고운 모습, 오동통 손끝에서 맛난 죽을 탄생시키니 밉다는 말은 온 데 간 데 없이 사라지고 그 품에 덥석 안기고 싶을 정도로 친근감이 돈다. 

맛있는 음식은 좋은 재료 선택
김 씨가 풀어놓는 죽 이야기는 그야말로 속이 후련했다.
“모든 음식도 그러하거니와 죽 맛이 좋으려면 가장 먼저 큰 조건은 좋은 재료의 선택”이라고 단언하는 김 씨다.
“재료가 나쁜데, 그 재료에서 나지 않는 맛을 다른 첨가제를 보탠다고 해서 결코 그 고유의 맛을 낼 수는 없는 게지요.”
그래서 김 씨는 별 거 아닌 거 같은 호박죽과 팥죽 장사를 함에도 좋은 재료를 구입하기 위해 경남, 경북지역의 산지와 재래장 및 5일장을 찾는다고 한다.
김 씨는 몇 년 전 유방암을 선고받고 고통에 시달려야 했던 기억을 떠올리면서 “모든 병도 음식과 관련 있음을 깨닫게  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소중한 음식, 귀한 음식은 곧 정성, 좋은 재료, 신토불이라야 함을 절실히 느꼈다”고 재료에 있어서만큼은 무조건 최고의 상품만 고른다고 다시 한 번 강조한다.
김 씨의 발 빠른 움직임을 보고 주변에선 죽 장사하면서 뭘 그리 준비하는 게 많으냐는 질문을 자주 받곤 한다는데, 작은 죽 가게에 냉동고, 냉장고가 한 두 대가 아니고 그 안에는 미리 사둔 찹쌀, 콩, 팥, 질금 등을 모조리 보관하고 있다. 제철에 날 때 미리 사 두지 않으면 구입하기 힘들어서도 안 된다는 거다.

 넉넉히 이용하는 재료, 그리고 정성
재료 선택만 중요시 여기는 김 씨가 결코 아니었다. 중요한 것은 이 좋은 재료를 아끼면 안 된다는 것. 그래서 김 씨는 호박이고 팥이고 재료를 넉넉히 써니 죽이 맛있을 수밖에 없다.
또한 인공은 절대 사절. 김 씨 손에 탄생되는 메뉴는 죽을 비롯해서 식혜 또한 감칠맛 내며 혀를 자극시킨다. 먼저 식혜 맛은 한 마디로 기분 좋은 맛이다. 뒷맛이 개운하고 당도가 깔끔한 게 결코 인공 감미료를 쓰지 않음이 분명하다. 실제 당도를 높이기 위해 인공감미료를 쓰면 뒷맛이 쓰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는 터.
또 김 씨는 “요즘은 예전과는 달리 죽은 아플 때 먹는다는 개념이 아니라 간식과 더불어 식사대용으로 많이 이용하기 때문에 더욱 정성껏 한 끼 식사로 충분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말을 잇는다.
때문에 김 씨는 어느 것 하나 정성들이지 않는 게 없다고. 거기다 손님들께 친절한 말씨와 밝은 미소까지 서비스로 더하니 단골은 자꾸만 늘어날 수밖에.
현재 수암시장상인회 여성부장 역할도 톡톡히 해내면서 맹렬여성의 진가도 발휘하고 있는 그다.
영업시간 : 오전 9시~오후 6시
문의 : 019-255-4756
이경희 리포터 lkh3759@hanmail.net

장날표 죽 이렇게 만들어요!
◆호박죽 : 호박은 껍질을 벗겨 토막을 내어 압력솥에 푹 무르도록 익히는데 이때 단호박과 누런호박을 8:2 비율로 넣는다. 찹쌀은 미리 불려(단, 장시간 불리지 않기) 살짝 갈아준다. 충분히 호박을 달인 후 갈아둔 찹쌀을 넣어서 중불에 천천히 저어준다.
◆팥죽 : 팥을 푹 삶아서 믹서에 한번 갈아서 한소끔 끓이다가 미리 불린 맵쌀을 넣고 천천히 젓는다. 쌀이 익으면 찹쌀과 맵쌀 비율 7:3으로 익반죽해서 새알을 비벼서 넣어 끓이다가 새알이 동동 뜨면 불은 끈다.
*죽을 간을 할 때는 반드시 천일염으로 해서 쓴맛이 나지 않게 하는 것도 관건!(김 씨는 현재 50가마니 소금을 사 재놓고 있다.)
영업시간 : 오전 9시~오후 6시
문의 : 019-255-4756
이경희 리포터 lkh375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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