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숭의운동장 대형마트 입점을 둘러싼 마찰이 커지는 가운데 인천 남구청의 마지막 중재안이 나왔다. 상생법에 따라 재래시장 상인과 홈플러스의 상생방안 합의 시한은 2일이었다.
박우섭 남구청장은 “최근 반대·찬성 집회가 열리는 등 지역간 갈등이 조장되는 현실에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며 홈플러스에 △전통시장가는 날인 매주 수요일 휴무 △농·수·축산품·식품 매장면적 40% 이하 구성 △시장발전기금 9억원 제공 등을 권고했다.
홈플러스과 재래시장 상인들은 최근 상인들이 제안한 1차상품 취급 금지와 주 72시간 내 영업 등을 놓고 협상에 나섰지만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중재안이 나온다면 검토할 계획”이라며 “필요에 따라 역제안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남구청은 이번 제안에 대해 홈플러스측에 16일까지 답변을 해줄 것을 요구하고 답변에 대한 최종 결론을 26일 이전 내릴 예정이다. 남구청은 이르면 이번주내에도 답변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남구청이 제안한 중재안마저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숭의운동장 도시재생사업은 파국이 불가피하다. 재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특수목적법인(SPC) 에이파크개발은 홈플러스 입점이 불발로 그칠 경우 사업 자체를 포기하겠다고 공언해왔다. 이 경우 숭의운동장 건설비용 등 책임소재를 놓고 에이파크개발과 인천시의 공방이 예상된다.
시한이 다가오면서 숭의운동장을 둘러싼 이해당사자들의 마찰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숭의운동장 주변 재래시장 상인과 지역 시민단체 100여명은 지난달 31일 홈플러스 남구 인하대점 앞에 모여 홈플러스의 입점 철회를 요구하며 집회를 열었다. 이날 상인들은 정문 앞을 막고 있는 경찰에게 계란을 던지는 등 거친 몸싸움을 벌였다.
전날엔 일부 찬성 주민들이 입점촉구 집회를 열기도 했다.
인천시의회는 전체 의원 36명 가운데 29명이 참여한 성명을 지난달 31일 발표하고 홈플러스 입점 철회를 요구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중소 상인들의 생존권을 보호할 수 있는 상생방안을 마련하는 것은 지방자치단체의 당연한 의무”라며 “인천시는 숭의운동장 홈플러스 입점 계획을 철회하고 유통업 상생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몰락하는 중소상인들의 눈물과 한숨 속에서 기업의 이윤을 추구하는 것은 상도에도 맞지 않는 것”이라며 “홈플러스는 입점계획을 자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정수영 인천시의원은 “곧 시의원들이 송영길 인천시장을 만나 담판을 지을 것”이라고 밝혔다.
숭의운동장 도시재생사업은 인천시 대표적인 구도심재개발 사업으로 에이파크개발이 주도해 2013년까지 옛 숭의운동장(야구 및 축구장) 일대 9만70㎡에 축구전용경기장을 새로 짓고 인근에 752채 주상복합아파트를 짓는 사업이다. 대형마트는 축구전용경기장 수익시설로 추진되고 있다.
윤여운 기자 yuyo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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