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박형우 인천 계양구청장

“경인아라뱃길 주변 시설물 엉망진창”

지역내일 2011-09-28

“제대로 공사를 해서 주민불편을 최소화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박형우 인천 계양구청장은 인터뷰 시작부터 곧장 경인아라뱃길 공사에 대해 불만을 터뜨렸다. 

박 구청장이 이처럼 반발하는 이유는 경인아라뱃길을 둘러싸고 민원이 폭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 구청장이 일례로 든 곳은 귤현교 인근 주변도로. 귤현교는 경인아라뱃길을 넘는 다리로 계양구 장기지구와 귤현지구를 잇는다. 계양구 장기지구는 인천시의 가장 북쪽에 위치한 신도시로 벽산 신동아 아파트 주민 2000세대 등 1만여명이 살고 있다. 이들은 그동안 굴포천 방수로 다리를 넘어 귤현역, 계양역을 이용하거나 인천시내로 넘어다녔다.

문제는 이 다리가 배 운행을 예상한 고가다리라는 점이다. 이 때문에 고가도로 입출구는 장기지구의 중간에 만들어지게 됐다. 너머 귤현지구 역시 마찬가지다. 다리가 평지와 만나는 지점이 예전보다 훨씬 뒤로 미뤄지면서 주변 교통망도 뒤죽박죽이 돼 버렸다. 기존 도로를 확장하거나 신설도로를 만들지 않으면 주민 불편은 눈에 보듯 뻔한 상황이다.

바로 옆 다남교로 넘어갈 경우도 문제는 심각하다. 다남교를 넘어 바로 옆 계양역으로 가는 도로는 곡예를 방불케 하는 S자 형태다. 눈이라도 오면 교통대란이 예상된다. 

박 구청장은 “그동안 연결도로나 우회도로 확충을 지속적으로 요구했지만 무시됐다”며 “교통영향평가를 제대로 하지 않고 개통에만 급급해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했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라고 주장했다.
계양구는 민원이 잇따르자 아예 지난 8월 테스크포스(TF)팀을 구성, 경인아라뱃길 계양구 전구간(6km)을 점검했다. 나타난 문제점만 90건. 이 가운데 연결도로나 우회도로 개설에 필요한 사업비만 218억원에 달한다. 

박 구청장은 “계양구는 현재 인천시 자치구 중 재정자립도가 꼴찌”라며 “결국 우리보고 책임지라는 것인데 계양구 재정에 이런 공사는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수자원공사와 정부가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시설물 이관거부 등 강력하게 대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이에 대해 “문제점 대부분은 공사가 완료되는 12월까지 해결 가능하다”며 “도로 신설 등은 이미 교통영향평가를 통해 확정된 사안”이라고 답변했다. 

윤여운 기자 yuyo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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