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에게 카페를 인수받고 나서 개성이 담긴 인테리어를 고민하다 의자들을 싹 리폼하고 좁은 공간에 붙박이 소파를 짜 넣었죠. 적은 비용으로 매장 분위기가 확 달라져 대만족이에요.” 카페 주인 정희경 씨가 자신의 리폼 경험담을 들려준다.
오래되어 구닥다리가 된 소파, 시트가 더러워지고 다 해진 의자는 오랫동안 정이 든 ‘가족 같은’ 가구라 버리자니 아깝고 그냥 쓰자니 낡은 ‘계륵’ 같은 존재다. 이럴 때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곳이 천갈이 숍이다.
소파 천갈이 20년 노하우의 베테랑
소파 리폼 경력 20년의 장군광 <조은천닷컴> 대표. 소파 천갈이 달인으로 지상파 방송에도 여러 번 소개된 베테랑이다. “보통 결혼 7~10년 된 분들이 많이 의뢰하세요. 결혼 초에 디자인과 색감이 마음에 들어 구입했던 패브릭 소파를 실용적으로 천갈이 하러 오시죠. 아무래도 아이들 키우다 보니 먼지와 진드기 같은 위생 문제에 맞닥뜨리니까요. 주로 인조가족이나 천연가죽으로 리폼하세요.” 장 대표의 설명이다.
지하철 8호선 강동구청역 부근에 위치한 조은천닷컴은 전국적으로 주문을 받을 수 있도록 온라인쇼핑몰까지 운영하는 규모가 있는 소파 천갈이 업체다. 연간 400세트 이상의 낡은 소파들이 이곳을 거쳐 새롭게 변신한다. 회사 홈페이지(www.best1000.co.kr)에는 그동안 작업했던 가구들의 천갈이 전과 후의 사진들을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소파 리폼의 핵심은 원단. 패브릭 천은 소재의 종류와 문양이 다양하다. 가죽 역시 원산지별로 색상과 감촉, 후가공 처리법 등이 천차만별이다. 조은천닷컴에서는 1만여 종의 원단 샘플을 갖추어놓고 고객이 폭넓게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손님들이 홈페이지 상에서만 리폼 소재를 확인하다 보면 모니터 해상도 등에 따라 아무래도 실제와 다를 수도 있어요. 때문에 고객이 온라인으로 샘플을 신청하면 우편으로 해당하는 원단 패치를 보내드리고 있어요. 비용은 물론 공짜지요. 천갈이를 의뢰하지 않아도 모두 무료로 받아볼 수 있습니다.” 장 대표가 조은천닷컴의 독특한 서비스를 소개한다.
구닥다리 소파의 멋진 변신
고객이 천갈이를 의뢰하면 담당자가 방문해 가구 상태를 확인한 후 디자인과 리폼할 원단의 종류를 함께 상의한다. “다양한 소재의 샘플 북을 보며 컬러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눕니다. 기존 소파 디자인이 너무 밋밋하면 모서리 부위에 징을 박아 포인트를 주거나 등받이에 다이아몬드 문양을 만들고 싸개 단추를 달아 디자인까지 리폼할 수도 있어요. 요즘엔 세련되면서 때를 잘 타지 않고 어느 공간에서나 무난하게 잘 어울리는 다크 브라운 컬러 가죽이 인기가 높아요.”라며 장 대표가 최신 트렌드를 귀띔해 준다.
공장으로 운반된 낡은 소파의 천은 떼어낸 후 스프링과 스펀지 상태를 확인해 보정 작업을 거친다. 다음 단계로 원단에 본을 떠서 재단한 후 말끔하게 천갈이를 한다. 재단부터, 재봉, 씌우기까지 모두 장대표의 손을 거쳐 완성된다. 보통 소파 리폼에 걸리는 기간은 7~10일 정도. 소파가 부분적으로 해어졌을 때는 전체를 천갈이 할 필요 없이 엉덩이 방석 부위만 따로 부분적으로 리폼할 수도 있다.
“20년 가까이 이 분야에서만 잔뼈가 굵다보니 온갖 가죽을 다 만져봤어요. 소파 리폼 경험이 다양한 게 우리 회사의 장점이죠. 최고급으로 치는 이태리산 소가족도 많이 다뤄보았죠. 그래서 명품소파 리폼을 원하시는 분들도 안심하고 맡기실 수 있지요.” 한우물만 판 고수의 자부심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원단 샘플 무료 서비스, 가격 표준화
이 분야는 유행에 민감하기 때문에 인테리어 트렌드에 대한 감각을 꾸준히 높여야 한다. 때문에 장 대표는 가구 기술자들과 자주 교류하고 수시로 가구점을 돌아보거나 인테리어 잡지를 꾸준히 살펴보며 유행의 흐름을 읽어 나간다고 한다. 이런 노력 덕분에 정부 고위관료의 사무용 가구와 인기 개그맨의 소파들도 모두 그의 손을 거쳐 새롭게 변신했다.
1인용과 3인용 세트 소파를 인조가죽으로 천 갈이 할 경우 비용은 50~70만 원선. “우리는 리폼 가격을 표준화했어요. 기술자가 집을 방문해 가격을 흥정하다 보면 바가지요금 논란이 생기잖아요. 이를 막기 위해 아예 홈페이지 상에서 고객이 희망하는 원단, 가구 사이즈 등을 입력하면 표준화된 견적이 나오도록 시스템을 갖췄어요.” 장 대표의 설명이다.
천갈이 업체들 가운데는 영업과 제작을 분리해 운영하는 곳이 꽤 많다. 고객에게 의뢰 받은 후 지방의 리폼 공장에 넘기는 식이다. 이럴 경우 사후 AS나 작업의 완성도에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으므로 사전에 꼼꼼히 살펴보고 결정하라고 장군광 대표는 조언한다. 가을분위기로 집안 인테리어를 바꾸기 위해 소파 리폼을 계획하고 있다면 꼭 귀담아 들어볼 대목이다.
조은천닷컴 (02)484-6466~7 www.best1000.co.kr
오미정 리포터 jouro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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