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 만난 사람들-창문 두드림 봉사단
학습동아리 통해 일도 찾고 봉사도 하며 ‘따로, 또 같이’
지난 9일(금) 오전 10시경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가운데 약간의 서늘함을 느끼게 하는 바깥 날씨와는 대조적으로 도봉구청 지하1층 자원봉사 교육장 안은 함께 머리를 맞대고 학습코칭에 있어 더 나은 방향과 방법을 찾느라 ‘창문 두드림 봉사단’ 회원들이 뿜어내는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청일점 1명을 포함해 9명의 회원이 참석한 이날 스터디는 조별로 각자 맡은 파트를 확인하며 시작해 수업현장에서의 경험담을 통한 효과적인 수업방향에 대한 조언, 학습코칭 부모코칭에 접목시킬 수 있는 최근 이론 소개, 초중고 각 연령대별로 그 시기의 특징에 맞게 어떻게 교육과정을 조정하고 거기에 담을 내용에는 어떤 것이 좋은지, 그리고 아이들에게 자신만의 소명감과 가치가 담긴 목표를 찾아주기 위해 어떤 방법으로 접근할 것인지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 조율하며 진행됐다.
2시간 가까이 진행된 스터디 내내 그들이 발산하는 열정으로 인해 시간은 순식간에 지나가고, 시간의 흐름과 함께 가슴 밑바닥에서부터 전해지는 감동 또한 진해졌다.
자기주도학습 활용한 봉사로 학습 나눔 공동체로서 선도적 역할
‘창문 두드림 봉사단’의 출발점은 도봉구청에서 지난해 9월부터 3개월 과정으로 진행한 ‘자기주도 학습코치 양성과정’이다. 당시 이 교육강좌에 참여한 수강생은 대부분 전업주부로 평소 자기주도학습에 관심은 있었지만 생소한 분야였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강의를 들을수록 자신 안의 열정이 살아남을 느끼고 이에 따른 스스로의 변화를 경험하게 된다. 더불어 도봉구 관내 아이들에게 꿈을 키워주는데 일조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12월 말 ‘창문 두드림 봉사단’이라는 동아리를 결성하게 된다. ‘창문 두드림 봉사단’은 ‘창문을 두드리면 창의적 사고가 열려 자신의 꿈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봉사단’이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이후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6개월 동안 관내 아동센터 및 복지관에서 일주일에 한 번, 소규모 담임제 멘토링 형태로 2시간 가까이 소외계층 청소년을 위한 자기주도 학습법을 무료 지도하면서 아이들의 자존감 향상과 함께 학업과 인성 모두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끌어냈다. 더불어 봉사활동을 통해 역량을 키우며 다수의 경력단절 여성들이 자신의 직업으로 연계, 현재 9명의 회원이 이대부속중학교를 비롯해 복지관 등에서 자기주도 학습코치 강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정의여고 도봉고에서 보조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 8월 중순에는 사흘 동안 관내 중학생 및 학부모 40명을 대상으로 ‘자기주도 학습력 향상 워크숍’을 진행해 뜨거운 반응을 끌어냈다. 현재는 일주일에 한 번 스터디를 하면서 학습코치로서의 역량을 키우고 있다.
동아리활동 통해 내안의 열정 살아나며 변화된 모습 발견
40대를 주축으로 30대에서 50대까지 20여 명이 포진해 있는 ‘창문 두드림 봉사단’. 봉사활동과 스터디 활동을 하며 느끼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방과후 강사로 활동 중인 강경화(37세)씨는 “구청에서 진행한 강좌에 참여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기주도학습에 매력을 느끼게 되고, 도봉구 아이들의 발전을 위해 봉사를 시작하게 됐다. 봉사를 통해 열정과 동기부여가 되고, 소외된 아이들을 통해 보람을 느끼는 등 그들로부터 배운 게 더 많다”고 말한다. 마찬가지로 방과후 강사로 일하는 정희경(48세)씨도 “사실 처음 봉사 갈 때 마음은 의사소통 정도의 가벼운 마음이었는데 막상 강사들을 따르며 진지한 아이들을 보니, 나 스스로 동기가 강화되고 배우게 된 점이 더 많았다”고 전한다.
방과후 강사를 하면서 공부방을 운영중인 손희정(38세)씨는 “평소 자기주도학습에 관심이 많았고, 강좌를 들으면서 내 자녀 그리고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에게도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배운 것을 사교육으로부터 소외된 아이들에게도 나누면서 도움을 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재미있게 봉사활동하면서 그 과정에서 배우고, 또 공부방 아이들에게 접목을 시키니 아이들과 엄마들 만족도가 무척 높아졌다”고 말한다. 과외교사로 활동중인 임은경(42세)씨는 “강좌를 듣고 스터디 하는 가운데 평소 공부에 대한 갈증이 해갈되면서 ‘아이들을 위해 도움이 된다면 능동적으로 해보고 싶다’는 내 안의 열정이 살아났다”며 “어디선가 나를 필요로 하고 있고, 나로 인해 변화를 일으킨다는 생각에 살아 숨쉰다는 느낌이 든다”고 다부지게 이야기한다.
유일한 청일점으로 방과후 강사로 활동 중인 강원구(34세)씨는 “이전까지의 삶은 참으로 수동적이었는데 활동을 하면서 책도 많이 읽게 되고 많은 변화를 겪었다. 내가 바뀌니까 바뀌지 않는 아이들이 눈에 보이고, 어떤 한 가닥 빛줄기만 있다면 아이들도 태양빛 가득한 밖으로 나올 수 있을 텐데 하는 안타까움도 든다”며 “동아리 활동을 통해 많이 배우고 깨달아가고 있다”고 말한다.
도봉구청 교육지원과 박순옥 평생교육팀장은 “창문 두드림 봉사단이 학습을 통해 봉사활동을 하고, 이 활동 가운데 자신을 변화 발전시키며, 지역사회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며 “나아가 주5일제 수업이 실시되면 학교에서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까지도 생각하고 있기에 숨겨진 개인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 전한다.
한미정 리포터 doribangsi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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