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가정의 추석맞이 - 노로나 줄이아노씨

제사음식도 척척 “명절에 일하는 게 즐거워요”

지역내일 2011-09-06



“추석 음식 만드는 게 재미있어요. 동그랑땡도 부치고, 송편도 만들고, 산적도 하고, 나물도 볶아요. 사촌 동서가 많이 도와줘서 힘들지 않아요.”
노로나 줄이아노(36·용곡동)씨의 얼굴에서 연신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결혼과 함께 필리핀에서 한국으로 온 지 6년째. 노로나씨는 벌써 한국 사람이 다 된 듯 했다. 농사짓는 남편과 살고 있어서인지 추석 준비하는 모습이 여느 한국 주부와 다를 바 없어 보인다.   
“평소에 먹는 김치찌개 등은 잘 하지만 아직 명절음식은 어려워요. 제사 지내는 것도 복잡하고. 그래도 배우는 재미가 있어서 좋아요.”
착한 시댁 식구들 덕분에 한국 생활이 즐겁다는 노로나씨에게서 명절 스트레스는 찾아볼 수 없었다.
가을수확기가 따로 없는 필리핀에는 한국의 추석과 같은 명절이 없다.
11월에 있는 만성절(All Saint''s Day)이 그나마 가장 유사한 날이다. 이날 필리핀 사람들은 멀리 떨어져 있던 가족과 친척을 만나 조상의 묘지에 가서 초를 꽂고 기도를 드린다. 그리고 집에 가서 음식을 만들어 먹으며 놀곤 한다.
노로나씨의 고향 집에서는 이날 ‘칼라마이’라는 떡도 만들고 ‘판싯’이라는 필리핀 잡채도 만들어 먹는다. 돼지고기, 샐러드 등의 음식도 빠지지 않고 상에 올라온다. 노로나씨는 특히 찹쌀에 코코넛 크림, 설탕을 넣고 저어서 만드는 필리핀 떡 ‘칼라마이’를 좋아한다.
‘명절이면 고향 음식도 그립고 친정어머니도 보고 싶지 않냐’는 물음에 노로나씨는 “일주일에 한 번씩 통화를 하기 때문에 괜찮다”는 말로 대답을 대신한다. “한국 생활에 만족하기 때문인지 생각보다 고향을 그리워하지 않는다”는 게 남편 정재철씨의 설명이다.
노로나씨는 아는 언니의 소개로 남편 정재철(53)씨를 만났다. 나이가 많아서 친정어머니가 걱정했지만 노로나씨는 남편의 선한 얼굴이 마음에 들어 2주 만에 결혼식을 올렸다. 
노로나씨는 한국에 와서 혜진(5), 다은(2) 남매를 낳고 뇌졸중으로 투병중인 시어머니를 모시고 살고 있다. 시어머니는 5년째 병상에 누워 거동을 못하고 계신다.
아직 어린 아이들 돌보랴, 병중의 시어머니 모시랴 하루가 바쁘지만 친구들은 노로나씨가  불평하는 것을 본적이 없다.
친구 이리나(러시아·36)씨는 “노로나가 친구들과 놀다가도 시어머니 밥 차려드릴 생각에 계속 시계를 본다”며 “참 열심히 사는 친구”라고 칭찬했다.
남편 정재철씨는 이런 노로나씨가 사랑스럽다.
“시어머니 끼니 잘 챙겨드리고, 목욕 시켜드리고, 아이들 열심히 키우고, 한국 음식도 잘하고…. 더 이상 바랄게 없죠. 제 인생에서 노로나와 결혼한 지금이 제일 행복합니다.”
다문화가정의 공통적인 고민거리인 교육문제만 해결되면 걱정할 게 없다는 노로나씨와 남편의 모습에 안도감이 느껴졌다


서다래 리포터 suhdr100@daum.net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