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김태연 씨는 초등 4학년 아들을 데리고 학생건강검진을 받기 위해 학교에서 지정해준 병원을 찾았다. 시력과 청력, 소변검사 등 일반적인 건강검진을 마치고 집에 가려는 순간 깜짝 놀랄 이야기를 들었다.
“의사선생님이 문진하신 후 아이보고 등을 구부려보라고 하더군요. 척추가 심하게 휘었다며 당장 병원에 가서 정밀검사를 받아보라고 말씀하시는데 가슴이 철렁했죠. 그러고 보니 제 눈에도 등이 굽은 게 보이더라구요. 곧바로 병원에 가서 검사받고 지금 운동치료 받고 있어요. 그동안 왜 그렇게 키가 작을까 고민하기만 했지 정작 척추가 틀어진 건 알아차리지도 못했어요. 무심한 엄마라 아이에게 미안할 뿐이죠.”
척추도 정기적으로 검사해야
대부분 방학 때가 되면 아이들을 데리고 자연스럽게 안과를 찾는다. 정기적으로 시력검사를 받고 달라진 시력에 맞춰 안경 도수를 조정하기 위해서다. 이처럼 특별히 아프거나 문제가 없어도 정기검진을 위해 병원을 찾는 건 일반적인 일이다.
하지만 척추건강을 위해 정기검진을 받는 것은 여전히 드문 일이다. 척추의 변화가 외관상 쉽게 눈에 띄지 않는데다가 바쁘고 정신없는 일상 탓에 척추까지 신경 쓸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바른 신경외과의원 김태호 원장은 척추야말로 정기적인 검사가 매우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사람들의 인식이 부족한 탓에 척추 건강검진은 여전히 의료 사각지대에 놓여 있습니다. 하지만 척추야말로 건강검진이 꼭 필요한 분야입니다. 척추측만증, 목디스크, 일자목, 거북이목 등은 초기에 발견하면 치료가 쉽고 효과도 매우 높지만 방치하면 치료도 어렵고 효과도 떨어지기 때문이지요. 특히 척추측만증은 확연히 굽은 게 보일 정도로 눈에 띄는 아이도 있지만 겉으로는 멀쩡한데 X-레이 촬영을 해보면 심각할 정도로 휜 아이도 많기 때문에 정기적인 검진이 매우 중요합니다.”
또한 척추질환은 X-레이 촬영을 비롯해 간단한 검사만으로도 충분히 진단이 가능하기 때문에 비용이나 절차상의 부담도 적다. 실제로 청소년기 아이들은 방학 때마다 한 번씩 병원을 방문해 X레이 촬영만 해도 척추의 변화를 지속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한편 휘어졌던 척추가 펴지고 일자목이 개선되면서 숨어 있던 키도 드러나 성장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운동요법으로 주변 근육 강화해야 인터뷰/ 김태호 원장
척추측만증은 척추가 좌우 불균형하게 변형되면서 비틀어지고 휘어지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척추만의 문제는 아니다.
“환자를 진찰해보면 척추만 따로 떨어져 발병하는 경우는 흔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족부부터 무릎관절, 골반, 허리, 척추, 목에 이르기까지 전신의 좌우 높낮이와 균형이 깨지고 틀어진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목이 휘고, 등이 굽고, 골반이 틀어지고, 심한 경우 발바닥 안쪽 뼈와 다리길이도 다릅니다. 어느 한 부분의 문제가 아니라 발끝부터 목까지 몸 전체의 체형이 틀어지고 어긋나 불균형한 체형이 되는 것이지요.”
이렇게 틀어진 체형은 단순히 뼈만 교정해서는 온전히 치료하기가 어렵다. 주변 근육을 함께 강화시켜야만 근육의 불균형이 해소되기 때문. 이것이 바로 운동요법이 중요한 이유다.
“뼈만 교정해서는 일정 시간이 지나면 다시 재발하기 쉽습니다. 뼈가 휘었다는 것은 양쪽 근육의 길이가 비대칭이라는 말이고 틀어진 근육을 제자리로 돌려놔야만 휘어졌던 뼈 역시 자리를 잡을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근육교정은 운동으로만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때문에 운동치료를 병행해야만 장기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특히 틀어진 정도나 모양, 상태가 환자마다 다른 만큼 일대일 맞춤운동을 해야만 최고의 치료효과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올바른 신경외과에서는 운동센터를 별도로 운영한다. 획일적인 운동치료로는 유연성만 좋아질 뿐 만족할 만한 효과를 보기가 어렵다. 틀어진 척추를 교정하려면 환자 상태에 맞는 과학적인 일대일 맞춤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첨단의료기기와 운동장비를 이용해 개인별 맞춤 운동 프로그램을 처방합니다. 상태에 따라 3~6개월 간 꾸준히 운동센터에서 집중적으로 치료를 받은 후 성장이 끝날 때까지 집에서 홈 치료 프로그램 방법대로 성실하게 관리한다면 최상의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장경선 리포터 sunny0822@hanmail.net
아이를 유심히 관찰해보세요
올바른 신경외과의원 김태호 원장은 성장기 아이들의 척추건강을 지키는 첫걸음은 아이에 대한 애정과 관찰에서 출발한다고 조언한다.
“병원을 찾은 부모님들께 성적표만 보지 말고 평소 아이의 걸음걸이나 자세를 유심히 바라보라고 합니다. 아이를 세워놓고 눈으로 관찰해보세요. 다리 길이가 다르진 않은지, 어깨 높이가 다르진 않은지, 걸음걸이가 자연스러운지 살펴보세요. 특히 바지밑단이 어느 한쪽만 심하게 닳았다거나 신발 밑창 바깥쪽이 유난히 많이 닳은 경우는 척추가 틀어졌다는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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