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어딜 가도 아이들을 위한 체험교실이 차고 넘친다. 그야말로 체험프로그램이 홍수인 시대다. 아이들 교육에 열심인 엄마도 많고, 정보력이 끝내주는 엄마도 많은 탓이다.
그래서인지 아이들은 웬만한 체험에는 심드렁한 반응을 보인다. 그리고 오리고 만지고 붙이는 뻔한 체험이 아닌 뭔가 특별하고 재밌는 체험은 없을까?
체험교실에 일가견이 있다는 아이들도 깜박 넘어갈 만한 흥미로운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인천지방경찰청에서 운영하는 과학수사(CSI)체험교실이다.
과학수사의 진면목을 살펴보다
지난 5월 인천지방경찰청 별관 지하에 어린이를 위한 ‘과학수사체험교실’이 마련됐다.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실제 경찰의 과학수사활동(CSI)을 체험해볼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다.
이곳에서는 첨단 과학수사 기법을 활용한 과학수사의 진면목을 살펴볼 수 있다. 지문채취, 내 얼굴 몽타주 그려보기, 과학수사 복장착용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은 물론 3D 파노라마 카메라와 확대경, 가변광원채증장비, 루비스 등 실제 경찰이 사용하는 첨단 과학수사 장비도 직접 살펴볼 수 있다. 특히 일반인은 들어가기 어려운 거짓말 탐지기실도 견학할 수 있다.
체험교실의 가장 큰 특징은 수박 겉핥기식의 체험이 아니라 생생한 직접체험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경찰의 수사 장비를 이용해 수사관이 하는 일련의 작업들을 실제 경찰관의 도움을 받아 아이가 직접 해볼 수 있다.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체험은 지문채취 실습이다. 아이들은 현직 경찰관 또는 검시관인 교관의 지시에 따라 잉크를 묻힌 손을 종이에 눌러 직접 자신의 지문을 찍은 후 지문의 종류에 따라 자신의 지문 모양을 분석한다. 또 불분명했던 지문 모양을 흑색가루를 이용해 또렷하게 만들기도 한다.
또 다른 인기체험은 몽타주 그리기다. 범인의 인상착의를 본 사람들의 기억에 의존해 얼굴을 그려보는 몽타주. 아이들은 연예인이나 선생님, 친구처럼 자신이 아는 사람의 얼굴을 몽타주로 만들어보는 체험을 하며 그 신기함에 감탄사를 연발한다.
이외에도 과학수사 요원들이 사건 현장에서 미세 증거물을 확인할 때 쓰는 현미경으로 피부나 옷감 등을 들여다보며 보이지 않는 증거를 찾아내기도 하고, 가변광원체증장비와 족적전사판을 이용해 바닥에 찍힌 족적을 채취하기도 한다.
경찰 업무에 대한 이해 깊어져
과학수사체험교실은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통해 과학수사 활동을 직접 체험함으로써 아이들이 경찰 업무와 활동에 대해 쉽게 이해하도록 돕는다.
체험교실에 참가한 학부모 김수정 씨는 “그동안 아이가 막연히 경찰관이 되고 싶다고 말할 때마다 구체적으로 경찰관이 하는 일을 알려줄 수가 없어 아쉬웠다”면서 “이번 기회를 통해 경찰관이 하는 일을 보다 자세히 알 수 있게 되고 그 중요성도 깨닫게 되면서 아이가 자신의 꿈에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간 것 같아 의미 있는 자리였다”고 평했다. 특히 “평소 접하기 어려운 흔치 않은 기회라 더욱 좋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체험교실은 오전 시간을 활용해 상시 운영된다. 대상은 미취학 유아 및 초등학생으로 학기중에는 유치원과 어린이집 단체 및 개인 위주로 신청을 받으며, 방학 때는 초등학생 위주로 개별신청을 받는다.
문의 : 455-2502
장경선 리포터 sunny0822@hanmail.net
미니 인터뷰
“신기하고 재밌고 완전 짱이에요”
백서연, 서인후 어린이
“얼마 전 텔레비전에서 드라마 싸인을 재밌게 봤어요. 덕분에 국립수사연구소라는 것도 알게 되고 경찰의 과학수사라는 것에도 관심이 생겼죠. 이곳에서 경찰관 아저씨들의 도움을 받아 쇳가루를 이용해 제 지문을 채취해봤는데 무척 신기했어요. 특히 지문은 평생 변하지도 않고, 또 모든 사람이 전부 다른 지문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새롭게 알게 됐구요.”
“경찰관 아저씨가 모든 범죄는 증거를 남긴다며 완전 범죄는 없다고 말하신 게 가장 기억에 남아요. 현장에 떨어진 범인의 지문이나 족적은 물론 머리카락이나 창문 틈에 끼인 아주 작은 옷 조각 역시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다니 정말 소중하게 다뤄야 할 것 같아요. 그동안 교통경찰 아저씨들만 알았는데 경찰업무 중에 과학수사라는 것도 있다는 걸 알게 돼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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