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중에서도 가장 덥다는 삼복. 그때마다 우리는 탕류의 뜨거운 음식을 찾는다. 더운 날씨에 왜 그리 뜨거운 음식을 찾는 걸까?
여름철에는 외부의 온도가 올라가면서 우리 몸의 온도도 올라가기 쉽다. 이때 우리 몸은 열을 쉽게 발산하기 위해 피부에 있는 혈관이 확장되고 피부 겉으로 열기가 몰리게 되면서 상대적으로 몸속은 차가워지게 된다. 마치 여름철에 우물물이 더 차갑게 느껴지는 것처럼 말이다.
따라서 여름에는 차가워진 속을 좀 따뜻하게 덥혀주는 것이 몸을 지키는 비결이다. 이것이 바로 이열치열(以熱治熱)의 묘미인 것이다.
우리 지역 보양식으로 유명한 맛집을 소개한다.
삼산동 ‘삼계령(參鷄嶺)’
설계탕, 나는 힘이다!
지난 14일 초복에 닭이 불티났다는 소식이다. 음식점 뿐 아니라 생닭 판매율도 3배나 껑충 뛰었다니 보양식의 대표주자, 두말해 무엇 하리.
그런데 혹시 ‘설계탕’이라고 들어보셨을까. 삼계탕도 아니고 백숙도 아닌 이름조차 낯선 설계탕. 신개념 보양식이 등장했다는 소문에 해를 뚫고 나갔다.
삼산배양근에 은이버섯까지 소복이
삼산동의 ‘삼계령’. 이곳이 설계탕 소문의 진원지다. 김문환 지배인이 “설계탕은 굽는 삼계탕입니다. 구운 삼계 주위로 하얀 은이버섯이 눈처럼 감싸고 있어 설계탕이라 부릅니다”고 설명한다.
접시 주위를 빙 두른 버섯이 양귀비도 즐겨 먹었다는 은이버섯이다. 그 가운데로 기름기가 쪽 빠진 닭고기가 있다. 닭고기엔 실타래가 얹힌 듯, 노란 삼산배양근이 소복이 내려앉았다.
먹는 동안 닭이 식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온도가 유지되는 전용기에 담아낸다.
일단 설계탕에 따라 나온 육수를 자작하게 두르자. 육수가 입안을 촉촉하게 적셔 설계탕이 한층 부드러워진다. 그런데 은이버섯은 되도록 빨리 먹는 것이 좋다. 혹시 육수에 버섯이 퍼져 특유의 오돌오돌한 식감이 사라질 수 있어서다.
무엇보다 설계탕 닭은 굉장히 담백하다. 김문환 지배인은 “설계탕은 다리살만 사용한다. 다리살은 밑간을 한 상태에서 기름기가 쪽 빠지도록 오븐에서 굽는다, 닭은 부위별로 영양이 다른데 다리부위는 단백질과 지방이 조화를 이뤄 성장기 청소년에게도 좋다”고 귀띔한다.
무엇보다 천연삼산과 동일한 성분으로 스테미너에 으뜸인 삼산배양근과, 표고버섯보다 비타민이 20배나 많다는 은이버섯까지 합세했으니, 설계탕이야말로 지치기 쉬운 여름철 최고의 보양식임에 틀림없다.
국내 최상품 옻만 사용
삼계령 두 번째 비장의 무기는 바로 옻닭이다. 옻의 항산화성분 등 탁월한 효능이야 널리 알려졌지만 알레르기에 대한 걱정으로 멀리하는 사람들에게 이집 옻닭은 걱정은 붙들어 매도 좋다.
삼계령의 옻은 우리나라 옻 중에서도 품질이 뛰어나기로 유명한 함양, 가야산, 원주 옻만 사용하는데다 알레르기 원인물질을 충분히 제거하기 때문이다. 김문환 지배인은 “옻에 있는 알레르기 성분을 없애기 위해 찌고 말리는 등 2년이 넘게 걸리는 천연공법을 적용했다. 옻의 인체에 유효한 성분은 살리고 독성은 제거했다”고 전한다.
껍질과 속을 같이 쓰는데 이것이 닭의 잡내를 잡고 육수를 더욱 진하고 기품 있게 만든다. 또 삼계령 옻닭은 일반적인 육계를 사용하지 않고 삼계를 조금 더 키운 닭을 사용하는데 육질이 훨씬 부드럽고 담백하다. 옻물이 바짝 오른 찰밥은 이집의 또 다른 별미다.
10여가지 재료로 우린 끝내주는 육수
무엇보다 삼계령에선 빼놓지 말고 육수를 맛봐야 한다. 삼계탕의 육수로 사용되는데 옻닭과 백숙, 설계탕 등의 기본육수로도 쓰인다.
이집 육수는 밀도가 굉장히 촘촘하다. 깊은 맛이나 지나치게 무겁지 않고, 깔끔하고 개운하지만 가볍지 않다. 10여 가지가 넘는 재료와 튀긴 닭발, 사골 등을 넣고 뭉근히 우려내는 정성 덕분이다.
특히 어떤 음식이든 닭 특유의 누린내가 전혀 없다. 김문환 지배인은 “삼계 손질에 굉장히 많은 시간을 투자합니다. 완전히 깨끗한 삼계가 될 때까지 손질하고 또 손질하기를 여러 번이죠. 그렇게 해야만 깔끔한 삼계탕이 완성됩니다”고 강조한다.
보양식은 무겁고 텁텁하다는 편견을 버리자. 세련되면서도 품격 있는 새로운 보양식의 세계, 삼계령이 있다.
위치: 삼산동 구 보스레스토랑
메뉴: 설계탕, 옻닭, 삼계탕
영업시간: 오전11시~오후10시
문의: 266-6617
허희정 리포터 summer059@lyc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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