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묘조장(?苗助長)’이란 ‘싹을 뽑아 자라는 것을 돕는다’는 뜻의 고사성어입니다. 글자 풀이를 해보면 ‘모의 고갱이를 뽑아 올려서 키가 자라는 것을 도와준다’는 뜻이지요.
알묘조장은 맹자(孟子)의 ‘공손추장구상(公孫丑章句上)’에 나오는 이야기로 호연지기(浩然之氣)를 기르는데 있어 급하게 서두르거나 억지로 추구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비유한 내용이지요. 오늘날에는 두 글자로 줄여서 조장(助長)이라는 말로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사치 풍조를 조장하다, 과소비를 조장하다’ 등으로 주로 부정적인 분위기가 확산되는 상황을 표현하는데 사용되지요.
춘추전국시대 송나라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한 농부가 봄에 볍씨를 뿌려 놓고, 하루는 자기의 벼가 어느 정도 자랐는지 궁금하여 논에 가보았지요. 그가 주위를 살펴보니 자신의 논에 있는 벼가 다른 사람의 벼보다 덜 자란 것처럼 보였습니다.
마음이 초조해진 농부는 어떻게 해서든 곡식의 싹을 빨리 자라게 해서 수확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고민하기 시작했지요. 사실 벼의 크기야 논마다 서로 비슷비슷했지만 농부의 눈에는 자신의 벼가 유난히 작아보여서 다급한 마음이 들었던 것이지요. 농부가 벼의 싹을 당겨보니 벼가 약간 더 자란 것 같이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그는 논에 있는 나머지 싹도 모두 뽑아 올렸습니다. 하루 종일 벼의 싹을 뽑아 올리느라 힘이 빠진 그는 비실거리며 집으로 돌아와 식구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아! 오늘은 매우 피곤하다. 나는 곡식의 싹을 도와서 자라게 하였다.”
이 말을 듣고 가족들은 몹시 궁금해 했지요. 다음날 그의 아들이 논에 가보니 곡식의 싹은 모두 말라 죽어 있었습니다.
요즈음 많은 분들이 자녀들의 조기 교육에 관심이 많습니다. 우리말도 서툰 아이들에게 열성적으로 영어 교육을 시키는 부모님들도 계십니다. 하지만, 조기에 영어를 배운 사람들이 나중에 국제 감각을 가진 세계인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신경 회로가 아직 성숙하지 않은 유아가 과도한 조기교육을 받으면 뇌에 부담이 과중하게 되어??과잉학습 장애증후군??이나 각종 스트레스 증세가 나타나기도 합니다.
IQ보다 EQ가 중요하다고 합니다. 영유아기에는 아이를 똑똑하게 키우기보다는 행복하고 신나게 해주어 아름다운 추억을 많이 갖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지요. 아직 뿌리가 채 자리 잡지 않은 새싹들을 억지로 뽑아 올려서는 안되겠습니다. 느리게 삽시다.
늘푸른한의원 김윤갑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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