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운맛은 중독이다. 더위에 지쳐 자칫 잃어버리기 쉬운 식욕을 돋우고, 새로운 에너지를 샘솟게 하는데도 이만한 게 없다. 다신 안 먹을 것처럼 도리질하다가, 정신이 개운해지고 적당한 만족감에 돌아서면 생각나는 것도 매운맛의 치명적 매력이다.
오늘 불현듯 화끈하고 싶은 당신, 달동으로 가자. 미치도록 매운 족발이 기다린다. 30년 족발장으로 유명한 ‘황족’이 그곳이다.
화끈한 맛 그리울 땐 고고싱~
‘황족’의 매운족발은 괴롭게 매운맛이 아니다. 달달하니 부드럽게 입안을 쏜다. 그래서 많은 손님들이 만만하게 시작한다. 두어 번까지는 약간 매콤하고 첫맛은 오히려 고소하다.
본격적으로 모공이 저절로 열리기 시작하는 시점은 세 번 정도 먹었을 때다. 방심했을 때, 순간 아득해진다. 눈물이 쏙 빠지도록 매운 맛이 먼저 혀를 강타하고, 양쪽 턱뼈를 급속히 타고 올라가 귀에서 멍해진다.
연신 흘러내리는 땀을 훔치기 바쁜데, “많이 매워요? 그런데 이것도 덜 맵다고 더 맵게 해달라는 손님도 있어요. 매운 정도로 치자면 자타공인 울산최강인데 말이죠”라며 슬쩍 웃고 지나가는 신계철 사장.
베트남고추로 맛 조절
이집 매운맛의 숨은 공신은 베트남고추다. 고추장이나 다른 종류의 매운 향신료를 전혀 쓰지 않고 오로지 베트남고추만 사용해 매운 정도를 조절한다. 그래도 사무치도록 매운 맛을 원하는 손님은 땡초를 다져 넣는다.
매운족발 양념은 안주인인 한경애 사장 몫이다. “매워도 개운한 맛을 내려면 고춧가루만 써야 됩니다. 그런데 고춧가루도 과하게 들어가면 걸쭉해지면서 제맛이 안나요. 그래서 그 이상은 땡초를 씁니다”고 설명하는 한 사장.
양념에 비법이 있지 않을까 싶지만 기본에 충실한 것 말고는 없단다. 구수한 맛을 내기위해 된장을 조금 첨가하고 마늘, 생강이 전부다. 단맛은 쌀엿으로 조절한다.
인공감미료나 화학조미료는 절대 쓰지 않고 오로지 천연재료만 사용하는 것은 이집의 철칙이다. 돌아서서 속이 부대끼지 않는 이유가 여기 있다.
덥다고 찬 음식만 찾다간 탈나기 쉽다. 열은 열로 다스리자. 정신없이 뜯다보면 여름이 오히려 개운하다.
위치: 달동 sk아파트 앞
영업시간: 낮12시~새벽1시
메뉴: 족발, 보쌈, 매운족발, 냉채족발 등
문의: 052-258-3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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